지금 생각해보면 뜻밖인 건 정말 빨리 시간이 지나갔어요.
어떻게 보면 [사극]이잖아요. 화면 가득 채운 인물들의 옷차림은 하나같이 예쁘고 멋있었지만 건물들에서 정말 구닥다리란 느낌에 이 영화가 어떨지 궁금도 했었는데, 넘 놀라 가슴을 진정시키고 나니 벌써 영화는 첫장면으로 돌아가(꼭 첫장면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그렇게 아쉽게 끝나더라구요.
무엇보다 영화에서 분노를 느낀 건 어떻게 한 자매를 취할 수 있죠! 이건 정말, 젠틀맨의 나라라 여겼던 영국이란 신사의 나라의 환상이 깨지는 거였어요. 그 뿐만이 아닌 아내를 왕에게 바치는 젊은이에..... 정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시절엔 그랬나보죠.
어렴풋이 장미전쟁 후 왕권에 오른 튜더 왕조의 이야기로만 알았는데, 이건 뭐 거의 마초왕이더라구요. 하지만 정말 에릭 바나처럼 멋있었다면야 그럴 수도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 시절 설마 그랬겠어요. 아... 그 시절 거기서 안태어난게 다행. ^^.
예전에 앤과 헨리 8세에대한 영화가 꽤 있었던 것 같고, 또 어떤 영화를 보다가 재미없어 그만 채널을 돌린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자세히 안봐서 기억이 잘 안나지만, 정말 그런 검은 거래에 의해 한 여자의 삶이 그렇게 무참히 짓밟혀야 하는건지. 전 이해가 되더라구요. 절대왕권에서 그렇게 할 수도 있었다는 걸. 하지만 결국 양심을, 그리고 순수함을 지켰는데.... 마지막 모습. 아이를 낳는 모습과 함께 정말 포트만의 리얼연기에 감명. ^^.
지금 생각해 보면 앤은 왕이 되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여왕이 그 피를 이어받았기에 영국을 제국의 반석에 올려놓지 않았나 생각되구요.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졌었지만,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때쯤 정말 언제 앉았었는지 모를 시간에 엔딩 크랫이 올라가더라구요. 가볍지 않은 주제이지만, 그리 무겁지 않게 보여주는 영화이기에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이해는 안되지만, 두 자매. 그리고 왕. 그리고 이들을 이용해 부와 명예를 쥐려는 하찮은 인간들의 모습에 그 옛날 유럽도 그랬구나. 어떻게 그런데 지금과 같은 선진국이 되었을까? 만일 앤이 왕자를 나았다면, 엘리자베스가 여왕이 안되고 공작부인이 되었더라면.
메리의 아들이 왕이 되었다면....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세 형제의 이야기가 또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 전에 나왔던 영화들을 못본게 무척 아쉽네요. 지금이라도 함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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