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랜드에머리히감독의 영화는 전형적인 영화의 흐름보다는.영화자체가 갖고 있는 볼거리를 따라서 진행된다고 봐도 무방할정도이고, 이번 10000BC도 어김없이 그 공식을 따라가고 있다. 영화를 보기전에 이미 알고있을 매머드와 스밀로돈(검치호랑이),프로시드하시드(식인새) 3종세트와 1/24 크기라는 다양한 건축물등이 롤랜드에머리히 영화임을 증명해내려고 등장한다. 문제는 이런 '볼거리'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가가 관건인데 이번만큼은 영화속에서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거대한 매머드들이 스크린을 가득메우고,검치호랑이와 식인새등이 등장하는 씬들은 하나같이 '재미'로서의 기능이 떨어진다. 영화내내 등장하는 매머드떼는 그렇다치고, 관객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는 검치호랑이와 식인새는 어이가 없을정도로 영화속에서 제자리를 잡지 못한다. 초대형의 건축물은 실감날만큼 사실적이고 웅장하지만, 공허함으로 가득차 있어 이 역시 관객에게 영화적재미를 주기에는 무리였다. 하지만 유일하게 10,000 BC에서 값어치를 해내는 장면이 있다면 그것은 다양한 로케이션으로 스크린을 수놓는 대자연. 감독이 선사시대의 자연의 모습을 찾기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는 어느 잡지의 기사가 사실이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칭찬받을 부분이다.
이렇듯 영화전체적으로 롤랜드에머리히감독의 장기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은 안타까운 작품이지만, 그래도 이 영화에 대해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음을 짚고 넘어가야하지 싶다. 그것은 바로 10,000 BC가 가지는 영화 그 자체다.우리들은 기원전 1만년때 어떠했는지 잘 모른다. 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했지만, 그시절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면에서 10,000 BC는 교육적으로 훌륭한면을 가진다. 그것이 감독의 무한한 상상력이기 하지만, 어느정도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상상도이기에 그가 그려낸 10,000 BC의 영상들은 존재가치가 있다. 영화적으로는 엉망이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것도 웃기는 일일런지 모른다. 그 어느누구도 그 시대를 본적이 없으므로, 오히려 이런저런 상상력을 자극시켜주는 10,000BC가 기특한녀석일지도 모른다. 그 상상력이 재미가 없어서 문제일뿐이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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