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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이나 기다려서 만난 로맨틱 영화의 진수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
cropper 2008-04-11 오후 3:07:48 1439   [3]

1994년. 영화 [네번의 장례식과 한번의 결혼식]은 복학 후 진짜 성인으로서 연애에 푹 빠져있던 필자가
만난 "워킹타이틀" 社의 첫번째 로맨스 영화였다.
그 후 14년동안 셀 수 없이 많은 로맨틱 영화들이 있었지만 노팅힐, 프렌치키스. 브리짓존스 다이어리,
어바웃어보이, 러브액츄얼리 같은 워킹타이틀 社의 영화들이 그 중에서 주옥으로 선택되어 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번주에 개봉한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원제 : Definetely,Maybe)"에서 다시 한번
증명된다.  (이하 "특별한 사랑")

주인공인 윌리엄은 이미 결혼을 했지만 지금은 이혼 소송중이다. 금요일이라 홀로 딸을 데리러 학교에
가게 되는데 어느 날 딸 마야가 아빠의 첫사랑에 대해 캐묻자 그는 그가 사랑한 가명의 세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중에 누가 엄마인지 맞추게 하는데..



누구에게나 사랑은 아름답고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최고의 가치이지만, 구속을 당하고 나이와 경쟁하는
그 어느 때가 되면 우리의 눈부신 사랑은 어느새 안전한 귀퉁이에 조용히 날개를 접는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것도 자기 인생의 결실인 딸 아이에게 들려주는 사랑이야기는 어느새 접고 있던
사랑의 감정을 다시 숨쉬게 만들기 시작한다.

돌아간 그 젊은 시절 속에는 그저 사랑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야망, 꿈 그리고 우정과 좌절이
함께 한다.  이 영화의 뛰어난 매력은 바로 거기에 있다.  영화는 단지 '세 여자와 한 남자의 사랑' 이라는
플롯에 갇히지 않고 개별 등장인물들간의 관계와 그것들이 풀어져 나가는 상황들이 매우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살아 숨쉰다.
게다가 일종의 미스테리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은 딸 마야와 함께 몇 수 앞서 나가야 하거나
상황을 정리해가면서 봐야 하는 영리함까지 요구한다.

로맨스 영화라면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얼마나 로맨틱하게 그려내는가가 중요한 포인트겠지만
이 영화는 그런 점에서도 너무나 영리하다.  세 여자들과의 사랑을 모두 일률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 의 묘를 절묘하게 살려낸다. 사랑과 야망속에서 흔들려 버린 "에밀리", 사랑과 우정사이를
안타깝게 오가는 에이프릴, 그리고 열렬히 사랑했던 섬머와의 시간들을 적절히 안배하고 감정의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필요한 지점에 촛점을 잘 꽂아 둔다.  그 지점 위에 올려놓은 세련된 어법과 카메라
워크는 잘 모아진 감정이 가슴속으로 잘 흘러들어 갈 수 있는 역할까지 충실히 하고 있다.

캐릭터의 성격에 잘 맞게 캐스팅 된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 또한 커다란 기쁨이 아닐 수 없다.
블레이드3 에서의 그 멋진 복근만큼 이나 깊이 인상에 남은 라이언 레이놀즈의 매끈한 로맨틱 연기도
발군이지만 섬머역할의 중견배우 레이첼 와이즈와 에이프릴 역의 이스라 피셔는 스쳐 지나가는 표정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데가 없다.

특히 빗속에서 에이프릴과 담배 대결을 벌이던 가게 앞 장면은 약간 아래에서 위로 잡은 불안한 앵글처럼
조용히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고,  젖고 어두운 거리에서 붉은 원피스를 입은 섬머가 수줍은 듯
I've gott a crush on you 를 부르다 키스하는 장면은 단순한 로맨틱을 넘어서, 세련됨과 사람의 심리를
간파하는 명민함이 매우 돋보인다.



바쁘고 고달픈 삶에 잊어먹었던 사랑의 감정들이,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과거로 부터 불러 일으켜
진다는 "러브레터" 식 전개방식도 꽤 신선하지만, 원제 처럼 단호(Definitely) 하다가도 아마도..(Maybe..)
하며 망설여졌던 많은 감정의 신호등이 수준높은 줄거리 속에서 일말의 탈선없이 제때 가다 서다를 반복해
낸다.

에이프릴은 "인연은 Who 가 아니라 When" 이라고 말했지만 그녀의 말은 결국 맞지 않았다.
내곁에 있는 누군가가 지금 나의 처지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인연은 따로 있다는 것을.
한치 아래 심장 속, 하지만 만리를 떨어진 듯 자리를 잡았던 지난 추억들은 딸과의 대화 속에서 그냥 되살아
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루어 지지 않았던 진정한 인연을 되찾아준다.

가볍지 않지만 결코 부담스럽지 않게 차곡히 쌓여가던 감정선은, 결국 마지막 장면들에 이르러 코끝까지
짠하게 올라와 줌으로서 "첫키스만 50번째" 이후 4년만에 가장 만족스러운 로맨틱 영화를 필자에게 선사해
주었다.

Filmania  cropper

 

 


(총 0명 참여)
shelby8318
워킹타이틀 영화 재밌어요.
저도 좋아하는 영화사라는......   
2008-04-11 16:3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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