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엽기적인 그녀'를 리메이크한 'My Sassy Girl'을 비롯, 할리우드는 아시아의 다양한 장르적 영화를 사들여 리메이크하기 바쁘다. 돈이 많은 미국이지만, 그만큼 소재 고갈이라는 얘기인데, 역으로 미국이나 외국것을 우리나라가 리메이크할 시에는 한국적인 요소로 변주하는 게 필수다. 안그러면 수준높은 우리관객들에겐 욕먹는다. 그만큼 노력없는 댓가는 없다는 것인데.
이미 미국이 일본의 '주온''과 '링'을 리메이크한 '그루지'와 '링'으로 쏠쏠한 흥행재미를 보자, 다른 생각할 겨를없이 쉴새없이 일본공포물을 리메이크하기 시작했다. 이번작 '원 미스드 콜 (One Missed Call)'은 일본영화 '착신아리'였다.
하지만, 미국은 리메이크시 보통 두가지의 경우이다. 원작을 외국인과 외국으로 배경만 바꿨을뿐, 아주 고대로 옮긴다는 것. -> 이건 안전빵에 각색의 노력도 없지만, 원작의 힘을 믿고 나간다. 다만, 이미 익숙한 아시아권에서는 얘기를 이미 아니 신선도나 집중도가 그만큼 떨어진다.
다음은 결말을 살짝 바꾸는 것. -> 원작을 유지하되, 자신들만의 노력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바꾼 결말들이 영 괜찮은 경우들이 없었다. 그만큼 리메이크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참, 영화보다 사실 이 포스터가 가장 무섭고 소름끼치며, 영화보단 잘 만든것 같다. 다만, 이 포스터는 원작하곤 별 상관이 없지만말이다.
그래서, 결국 이번 영화 '원 미스드 콜 : 착신아리 할리우드판'은 리메이크경우의 후자쪽에 가깝다. 거의 원작과 흡사한데, 결말만 아주 아주 살짝 바꾼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원작의 기둥 줄거리는 그닥 공포스럽거나 무서운 느낌을 못 준다. 역시 동양영화가 갖고있는 귀신적인 기분나쁜 공포심은 없는것이다.
그리고, 바꾼 결말은 역시나 단순ㅡ심플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특성을 고려한 듯하다. 일본판 '착신아리'가 주었던 결말부분의 애매모호함과 뭔가 메시지가 있는듯한 느낌은 역시나 없어졌다. 소통의 부재를 통해 소통의 욕망을 전해주려했던 현대인들에 대한 경각심 등은 당연히 없다. 아직까지도, 원작을 보고난후 친구들과 왈가왈부하며 인터넷을 뒤져가며 결말의 모호함이 주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한데말이다. 미국의 결말은 역시나 깔끔단순명쾌하다.
할리우드로 건너간 동양권 영화들을 보면 거의 모두가 일률천편적으로 심플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단순한것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을 고려해 흥행하려면 당연하지만, 그럴것이면 차라리 자기네들의 영화를 만들지, 이건 원작의 세세함이 갖고있는 힘이 그 영화를 성공으로 이끈 요인인데 그런걸 다 빼버리고 컨셉만 갖고와 흥행하려하다니~
그래서인지, 링과 그루지 이후의 공포영화는 점점 흥행대비 내리막길이다. 복잡한걸 싫어하는 미국인들이 원작의 복잡함을 그닥 좋아할린 없고, 그렇다고 그걸뺀 미국식은 뻔하고. 리메이크는 단순한 복제작이 아닌 재창작의 노력이 들어가는 영화여야 한다. 미국은 아직 그걸 모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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