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에서 알아주는 연기파 배우들의 캐스팅과 한국출신
감독의 헐리우드 진출작이라는 문구로 모습을 드러낸 이지호
감독의 이 영화는 캐스팅에 관련된 에피소드부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안겨줄 요소를 가지고 모습을 드러냈다. 인간의
'희(喜),노(怒),애(愛),락(樂)' 의 네가지 감정의 결정체를 중심
으로 4가지 에피소드와 그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하나의 스토리
로 귀결되는 연결점을 둔 시나리오를 이야기하고 있다. '행복'
의 에피소드에서 모습을 드러낸 소심한 펀드 매니저로 연기하는
포레스트 휘태커는 일상의 탈출구를 필요로한다. 그는 '버터플라이'
에 관한 단어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행운' 이라고
여긴다. 고치에서 아름답게 재탄생되는 '버터플라이' 의 모습에서
그는 '행복' 이란 단어의 의미를 보았는지도 모른다. 그는 조작
승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화장실에서 듣고
일생일대의 도박을 한다. 그리고 예정된 승부가 어긋나고 그는
핑거스(앤디 가르시아), 일명 '손가락' 이라 불리는 그를 만난다.
갑작스러운 커다란 빚 앞에 무력해진 그는 도망을 원하지만 그의
단골 고객이던 손가락과 일하는 미래를 보는 해결사(브랜든 프레이저)
의 감시와 유일하게 도움을 줄수있는 '총' 을 받음으로써 생각을
바꾸게 된다. 소심한 일상에서 은행털이를 계획한 그가 찾은
'행복' 은 다른 에피소드에 이어진다. '기쁨' 의 코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해 나가는 해결사는 미래를 볼수있지만 아무것도 바꿀수
없는 삶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미래 예지가
어긋난 순간의 환희, '기쁨' 의 에피소드의 과정을 보여주며 자신이
미래를 볼수 없는 한 여성 가수 트리스타(사라 미셀 겔러)의 '슬픔'
의 에피소드로 이어나간다. 그리고 비극적인 최후를 달려가는 해결사
의 삶과 자신의 과거가 가진 '슬픔' 의 에피소드를 지나 '사랑' 의
에피소드로 달려간다. 의사(케빈 베이컨)의 삶을 살며 자신이 사랑한
지나(줄리 델피)를 고백의 시기를 놓쳐 친구와 결혼하게 만든 남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전히 지나를 사랑하는 그는 지나가 방울뱀에 물리
는 사고를 당하자 희귀 혈액형을 가진 그녀의 삶을 죽음속에서 살리기
위해 필사적이 되고 그런 그의 눈에 우연히도 '트리스타' 의 인터뷰
장면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사랑' 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
의 에피소드는 다시 '슬픔' 속에 있던 트리스타를 찾고, 그리고
'행복' 의 에피소드의 중요한 개념의 매개체 였던 '돈가방' 이
그녀의 삶속에 파고든다. 그것이 그런 근녀에게 새 삶을 찾고,
'행복' 을 안겨주는 새 출발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느낌의
결말이 결국 모든 감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얽히고 섥히면서도
빼놓을수 없는 인간의 삶속에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내가 숨쉬는
공기' 속에 이러한 감정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는 것, 그것을
이야기해주려 한 것 같다. <크래쉬><PM11:14><바벨>등의 영화를 상기
시키게 만드는 퍼즐조각식 에피소드의 변형을 느끼지만 그 맥이 상당히
약함을 느낄수 있었다.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감정의 상태에서 이어지고 서로의 삶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도 가슴에 와닿을 정도로 흡입력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네가지 감정의 에피소드가 나에게 그러한 감정들의 특별한 의미
를 상기시켜 줄만한 매력적인 매개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뛰어난
점도 그렇다고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지도 않은 다소 평이한
느낌의 무난한 영화가 되었다. 첫 헐리우드 진출작이니 만큼 다음 영화를
기대해 볼만하다는 느낌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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