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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아이언 팜] 한국인이 등장하는 미국식 로맨틱 코미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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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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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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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22 오전 10:0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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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신사의 이미지로 TV 브라운관을 주름잡았던 탤런트 차인표가 망가진 모습의 코믹스러운 캐릭터로 영화에 데뷔한다고 해서 화제가 된 영화 <아이언 팜>. 그의 상대역으로 나오는 김윤진, 역시 인텔리전트한 여전사의 분위기를 벗어나 맹한 듯 섹시한, 천방지축 칵테일 바의 바텐더의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여 역시 화제가 되었다. 신문기자로 출발, 시나리오 작가를 거쳐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간 육상효 감독의 장편 데뷔작 <아이언 팜>. 미국 현지에서 영화를 공부한 육상효 감독이 미국에서의 학습을 바탕으로 작업한 시나리오와 현지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영화이어서 그런지 영화<아이언 팜>은 헐리웃 영화의 장르의 문법에 꽤나 충실해 보이는 로맨틱 코미디다.
시놉시스. 영화의 시작은 LA로 떠나는 비행기안, 한 남자가 자신이 사랑했던 어떤 여자와의 연애 담을 담은 일기를 읽는다. 참으로 황당해 보이는 이야기 인 것 같은데 그것을 읽는 남자의 목소리는 사뭇 진지하다. 그리곤 도착한 곳 LA. 아는 연고 하나 없이 5년 전에 그를 버리고 혼자 떠나버린 애인 지니를 찾아 대책없이 미국으로 달려온 남자, 아이언 팜(또는 최경달). 공항에서의 픽업 인연으로 그와 한배를 타버린 택시 운전기사 동석은 어쩔 수 없이 그를 도와 그의 그녀인 ‘지니’를 찾는 일에 동참하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찾아낸 그녀 ‘지니’, 예상대로 칵테일바의 바텐더로 소주와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그녀와의 사랑을 완성하겠구나 꿈에 부풀어있는 아이언 팜의 앞에 나타난 연적 에드머럴. 지니와 목하 연애중인 그는 한눈에 보아도 성공한 재미한국인. 번듯하게 사업을 하는 사업가인데다 직업의식이 투철하고 잰틀한 한마디로 대책 없이 무식하기만 한 아이언과는 비교도 안되는 멋진 남성이다. 더구나 지니의 태도 또한 뜨뜨미지근, 아이언을 좋아하기는 하는건지 ? 아이언과 에드머럴은 지니의 맘을 알 길이 없어 좌충우돌 충돌을 하게 되고, 지니를 쟁탈(?)하기 위한 그들의 소동이 시작되는데…
제목 아이언 팜(Iron Palm)의 의미. 사전적 의미론 강철 손바닥, 진짜 의미는 소림사 등에서 뜨거운 모래에 손을 단련하는 ‘철사장’ 기(氣) 수련법. 그리고 영화의 주인공 최경달의 영어이름이자 마지막엔 지니가 운영하게 되는 소주 칵테일 바의 이름이 되는 복합적인 의미의 제목.
일생을 바쳐 사랑하겠다고 다짐한 연인을 향한 그리움을 다스리기 위해 자신을 다스리던 방법 ‘철사장’. 뜨거운 모래를 구할 수 없기에 밥통으로 대신해 우스깡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아이언 팜의 수련은 내부적으론 슬픔을 잊기 위한 모습이지만 드러나는 우스운 모습으로 그 슬픔을 승화시키는 작용을 하지만 어쩐지 그의 ‘철사장’ 수업은 공허해 보이기만 하다. 아이언 팜, 그는 왜 지니를 그토록 사랑하게 되었고, 그의 철사장 수업은 무엇 때문에 비롯되었는지, 그녀는 왜 그를 떠났는지, 5년 전 그녀는 과연 그가 이토록 집착을 보일 만큼 그와 행복했었는지…. 5년 전 영어를 못했던 최경달은 그래서 그녀와 함께 미국에 올 수 없었던 그는 어떻게 이렇게 영어를 잘 하게 되었고, 그를 픽업 나온 택시기사 동석의 등장은 개연성이 있는지 등등, 영화는 일체의 설명을 배제하고 시작이 되어버린다.
관객은 아이언 팜이 지니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철사장 수련을 통해 자신의 정신을 단련시키며, 집념이 무모하다 싶을 만큼 집요한 사람이라는 대 전제를 가지고 영화에 임해야 하며 동석은 아무 연고가 없는 아이언 팜의 원활한 미국생활을 위해 연출가의 의도에 의해 의도적으로 투입된 인물임을 알면서 그냥 자연스러운 듯 그냥 보아 넘겨야만 한다. 영화 속 지니가 남자들을 확 휘어잡을 만큼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지도, 섹시한 몸매를 지니지도, 그렇다고 똑똑하지도 않은데 무대포 아이언 팜은 그녀에게 목숨을 건다. 아이언 팜은 그녀의 무엇에 그렇게 넋이 나간거지 ? 뭐 아이언 팜이야 원래 무대포니까 그렇다 치고, 나름대로 인텔리전트한 에드머럴의 지니에 대한 순애보는 의외다. 그는 사업을 하는 사업가로 사업에 대한 수완도, 자신의 일에 대한 자신감도, 승부욕도 투철한 사람이다. 경쟁에 지기 싫어한다고 별로 경쟁이 될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 아이언 팜을 두고 대립을 하는 애드머럴의 모습이 우습고, 지적인 그가 매력을 느끼기엔 지니의 모습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대체 애드머럴은 지니의 무엇에 그렇게 푹 빠졌는지…..
국적불명의 로매틱 코미디의 추구. 영화는 뒤는 진행이 있으되 그 뒤가 만들어지는 앞에 대한 설명이나 이유가 없다. 다만 로맨틱 코미디의 헐리웃 장르 공식에 그들을 끼워 맞추기에 급급하다. 연인을 잃은 남자가 등장하고 그가 사랑하는 여자가 등장한다. 그가 여자를 찾았을 즈음엔 그녀에겐 그가 끼어들 수 없을 만큼 괜찮은 남자가 곁에 있어 그럴 듯한 삼각구도를 만든다.우등한 연적을 두고 싸우는 열등한 주인공은 늘 주변의 후원인 들의 도움을 받는다. 주변인들은 늘 우등한 연적을 도와주기 보단 열등한 주인공을 도와주고 영화는 내내 열등한 주인공은 사랑에 실패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연적의 승리가 결정나는가 싶을 무렵 열등한 주인공은 보기 좋게 우등한 그를 한방먹이며 사랑을 쟁취하고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영화 아이언 팜은 이 헐리웃 로맨틱 코미디의 장르에 아주 충실하다. 장르의 공식에 너무나 충실해서 영화가 전체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삐그덕 거리는 느낌을 받는데도 감독 자신은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 완벽한 각본으로 이 작품을 신명이 나게 연출하고 있는 듯한, 장르의 공식에만 철저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감독은 한국인, 주되게 등장하는 배우들도 한국인, 더구나 구수한 한대수씨의 배경음악도 토속적 가요, 하지만 그들이 구사하는 언어는 영어이고 배경이 되는 나라도 미국, 그리고 그들이 하는 행동 등은 한국인의 감성으로 느끼기엔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또한 영화를 연출한 스타일도 한국식이라기 보다는 미국에서 공부를 하여서 미국적 취향을 다분히 가진 한국인 감독의 미국식 로맨틱 코미디처럼 느껴진다. 따라서 영화 속을 관통하는 정황에 따른 정서는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코미디라기 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정서에 맞는 상황이 더 많다. 미국 영화에서 보았던 것 같은 분위기의 내용, 한 여자를 둔 두 남자의 월수금, 화목토의 요일배분이나 연적이 있는데도 한 여자에게 매달리는 두 남자의 모습은 아무래도 한국적인 남성의 시각으로 미루어보면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이 맣다. 또한 이전의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속의 한국여성이 두 남자를 사랑과 조건으로 고민하는 것에 비해 이 영화 속 히어로 ‘지니’는 도대체가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색깔이 불분명한 캐릭터. 영화 속의 아이언 팜이나 지니의 캐릭터는 언듯 보면 굉장히 색깔이 분명한 캐릭터인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아이언 팜의 캐릭터나 지니의 캐릭터에는 분명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철사장을 하는 아이언 팜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미국엘 왔고 자신의 이름과 한국어를 모두 비행기 화장실에 버렸다는 남자다. 하지만 그는 왜 한국을 버려야만 했나 ? 지니가 없는 한국은 공허하기 때문에 ? 하지만 지니가 떠난 것과 한국말을 버린 것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건지 ? 그리고 그가 그녀의 그리움을 묻어버리기 위해 했다는 철사장. 하지만 아이언이 천신만고 끝에 그녀를 만났을 때 그에게 던지는 그녀의 말, ‘너 아직도 철사장하니 ? 하긴 니가 그거빼면 ….’의 말로 미루어 그는 그녀가 곁에 있었을 때도 철사장을 하였다는 것. 그는 왜 그녀가 있었을 때도 철사장을 한 건지… 그가 철사장하는 이유나 한국말을 하지 않는 이유, 지니에 대한 집착, 이 모든 것들이 개연성이 없고 설명조차 부족하다. 따라서 코믹적인 부분만 부각된 아이언 팜이라는 캐릭터는 무대포처럼 무모한 인물이라는 설정 외엔 아무것도 없다. 아이언 팜과 애드머럴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여인 지니. 그녀가 영화 속에서 분명하게 표현하는 부분은 오직 소주에 대한 사랑이다. 소주와 늘 함께하며 소주를 먹고 싶어 직업이 바텐더이며 장래희망은 주류면허를 따서 소주 칵테일바를 여는 것이 소원이다. 소주 바를 여는 것이 그녀의 인생 목표이고 그 목표를 위해 어떤 것이든 하겠다 뭐 이런 것이 그녀에겐 없다. 그저 소주를 사과즙에 어떻게 하면 잘 섞을 수 있을지만을 고민한다. 소주 바를 여는 경제적 이득을 위해 애드머럴을 만난다거나 아님 자신을 충분히 이해하고 뒷바침 해 줄 것 같아서 아이언 팜이 좋다거나 하는 삼각관계에 대한 그녀의 입장은 전혀 없이 단지 그녀는 성공에 대한 집념 그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그냥 그녀의 주변에 얼쩡거리는 남자들이 그녀가 좋다고 하니까 그녀는 이리저리 휘둘리기만 한다. 두 남자를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녀의 모습만 보아도 그녀의 색깔이 분명치 않다는 건 분명하다.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그녀의 태도는 너무 애매하고 말도 안된다.
주인공들이 이렇게 자신의 색깔을 잃고 헤메고 있는 것에 비해 조연들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충실하다. 지기 싫어하는 애드머럴의 캐릭터. 그래서 그는 경쟁적으로 아이언 팜과의 연적을 자처한다. 아이언 팜을 물리치기 위해 무슨 일이든 서슴지 않는 그의 모습은, 무엇보다도 느끼할 정도로 지니에게 다가가는 그의 모습은 불쌍한 아이언 팜에게 동정표를 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음으로 양으로 불쌍한 아이언을 도와주는 착한 동석과 글로리아는 영화 속의 양념과 같은 구실을 한다. 물론 그들의 배역은 어쩌면 영화 속에서 사라져도 될 만큼 미비하다. 아이언이 조금만 색깔이 있었더라면 어쩜 동석이라는 캐릭터는 완전히 없어질 법도 하지만 영화 속의 동석은 조금은 모자란 아이언 팜의 충실한 보조자 역할을 한다. 동석에 비해 글로리아의 무게는 아주 미비하지만 지니와 아이언 팜의 사랑의 완성에 결정적 구실을 하며 그들의 사랑을 도와준다.
어쨌든 여러가지로 우리정서와는 맞지 않아 보이는 국적불명의 로맨틱 코미디 <아이언 팜>은 개봉이 되어 관객들의 심판을 받고 있다. 주변의 어떤 이는 이 영화가 너무 재미있다고 하고 어떤 이는 말도 안된다고 이야기 한다. (물론 나는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하지만 이 영화가 아주 구성이 엉성한 영화는 아니다. 그리고 막 만든 영화도 아닌 것 같다. 아이언 팜이 아무 생각없이 미국에 와서 불법 체류를 하고는 있지만 단순이 지니에게 목숨을 거는 것이 아니라 지니와의 떳떳한 결혼을 위해 취업도 하고 그 취업을 통해 그의 불법 체류가 합법화 되는 과정도 있고 결국은 그녀와의 결혼이 합법적으로 성사 될 수 있게 마무리를 지으니 말이다.
이 영화는 주되게 보는 관점에 따라 좋게 보일 수도 나쁘게 보일 수도 있는 영화다. 재미있게 볼 수도 재미 없게 볼 수도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 대한 판단은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 각각에 맡기고 싶다.
무비걸. www.on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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