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선동가(?)로 유명한 무어 감독이 새로운 작품을 내놓았다기에
이번엔 뭘까했다. 볼링 포 컬럼바인을 무척 인상깊고 재밌게 본 기억이 있으나
화씨 911이 다소 지루했던 지라 조금 걱정도 앞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식코는 감독의 전작에 비해 덜지루하고 더 흥미로왔다.
화씨 911에서 보였던 날선 비판은 어느정도 줄어들었지만
그는 여전히 다큐멘타리라는 장르가 갖는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대중들에게 강한 설득력을 갖는 프로파간다 영화 하나를 완성시켰다.
어찌보면 시사 고발프로그램 처럼 보이기도 하는 식코는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허우대는 멀쩡하나 속으로는
골병이 들어가는 초강대국 미합중국의 모순과 단점을 하나 하나 끄집어 낸다.
무어 감독의 다큐멘타리가 자연, 동물다큐와 구별된다면
바로 그런 비판의식과 현실 개선의지 때문일 것이다.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하고 총기법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것
의료보험 제도가 갖는 비정함을 까발리는등 그의 작품들은 미합중국을 그야 말로 사정없이
두들겨팬다. 그러나 영화속 감독의 멘트에서 묻어나온 그의 의도는
단순한 분노나 조소 풍자를 넘어서 자신의 조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배어있다.
물론 정치적인 의도를 위해 다소 억지스럽거나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는등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서 그의 영화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이들도 있기는 하지만~
마이클 무어같은 삐딱이들이 존재한다는건 역시 그들(미합중국)이 받은 축복이다.
아... 이건 여담인데 영화보고 나서 무조건 아프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도 얼마전 교통사고때문에 한달가량 병원에 있었는데 병원비가 300만원 가까이 나와서
기절초풍한 기억이 났다... 돈없으면 죽어라....? 어쨌든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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