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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화끈한 뤽 베송 제작 액션 영화.... 테이큰
ldk209 2008-04-24 오후 1:05:10 3549   [22]
역시 화끈한 뤽 베송 제작 액션 영화....

 

시간은 정확히 96시간, 즉 4일이 주어졌다. 너무나 과도하게 딸을 아끼는 아버지는 그 시간 안에 미국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서 딸을 납치한 조직을 찾아내서, 딸을 구해야 한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프랑스로 가는 표를 구하고, 이리저리 수속 밟고 하느라 하루는 허비했을 터이고, 대부분의 아버지들이라면 발만 동동 구르다 끝났을 일이지만, 염려마시라. 그 아버지는 전직 특수요원으로서 전화 한 통화면 온갖 정보를 제공해줄 조력자들을 두고 있고, 딸의 새 아버지는 어마어마한 재력가로 전용 비행기를 바로 대기시켜두었으니.

 

뤽 베송 제작, 피에르 모렐 감독의 두 번째 영화 <테이큰>. 이 둘의 조화로 만든 첫 번째 영화가 바로 생날 액션으로 많은 영화팬을 흥분하게 만든 <13구역>이다. <13구역>을 통해 날 것 그대로의 시각적 쾌감을 안겨준 뤽 베송과 피에르 모렐의 영화인만큼 액션 하나 만큼은 역시 화끈하다. 거기에 적당한 유머도 곁들어 있어 영화 보는 내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른 채 흠뻑 빠져 들게 만든다. 주인공을 맡은 리암 니슨의 액션 동작은 마치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처럼 간명하고 빠르며 강하다. 그리고 일말의 후퇴나 머뭇거림도 없다. 말도 필요 없다.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 상대가 딸의 납치와 관련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즉시, 일단 주먹 먼저 나간다. 아무리 상대 숫자가 많아도 걱정 없다. 원래 적들이 쏴대는 총은 주인공을 피해가기 마련이니. 아무튼 영화 내내 흐르는 강렬한 액션과 폭력은 딸을 납치당한 아버지의 분노를 그대로 표출해낸다.

 

딸의 납치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로 인해 아버지의 폭력은 관객들의 동의를 구하기에 그다지 어려워보이진 않는다. 법대로 하자는 말들은 제3자나 정부 인사들이 입에 발린 듯 하는 말이지, 실제 딸이 납치된 아버지에게 그런 경구가 무슨 소용 있으랴. 어쨌거나 영화는 액션을 표방한 만큼,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며, 관객에게 120%의 만족을 준다.

 

그런데, <13구역>이 많은 박수를 받은 것은 단지 액션 장면의 화끈함 때문은 아니었다. 이방인들을 사회 중심부로부터 배제하려는 당국의 정책이 비인간적임을 폭로하고 배제 대상인 아랍계 젊은이와 프랑스의 백인 젊은이가 연대해 장벽의 해체를 주장하는 내용은, 정치적으로 매우 올바른 입장을 견지한 것이고, 이것이 <13구역>을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같은 제작자, 감독이 만든 영화치고 <테이큰>은 정치적으로 불공정하다. 우선 리암 니슨이 맡은 캐릭터를 통해 보면, 이 영화가 액션이 아니라 일반 드라마였다면, 아마 아버지의 과도한 간섭이 이혼 사유로 작용했을 것이고, 딸과의 거리도 분명 멀어지게 했을 것이다. 심지어 친구들조차 킴 이야기 외에는 딱히 할 얘기도 없는 듯하다. 이런 과도한 딸에 대한 애정 과시는 납치에 대한 아버지의 분노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장치겠지만, 그렇게까지 오버하지 않아도 딸이 납치된 아버지의 분노와 복수심이 작아진다든가 하지는 않는다. 영화에서 아버지의 애정이 과하게 그려짐으로서 영화는 '어른들 말 틀린 것 없다', '아버지 말은 일단 듣는 게 좋다'라는 식의 세대적 불공정함을 내포하고 있다.

 

두 번째로 성적인 불공정함인데, 어쨌거나 여자는 처녀이면서 예뻐야 살 수 있다??? 그럼 납치되어 윤락을 강요당하다가 죽은 많은 여성들은? 육체적으로 처녀가 아니고 예쁘지 않아서??? 그럼 예쁘지 않은 여자는? 여행은커녕, 집에 일찍 들어오고, 저녁엔 돌아다니지 말지어다. 그게 목숨을 보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지니. 마치 순결주의자들의 주장을 온전히 담고 있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13구역>과는 정반대로 프랑스 내 알바니아인들과 아랍계 이주민들에 대한 영화 내 시선은 특히나 문제가 많다. <13구역>의 아랍계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정화하려는 노력이 있는 반면, <테이큰>에 나오는 알바니아인들과 아랍인들은 모두가 인신매매에 직접 종사하거나 결부된 삶을 살고 있으며, (그럼 지단은?) 그런 이유로 참혹한 죽음을 맞는 게 당연한 존재들로 그려지고 있다. 같은 감독과 제작자가 만든 영화가 동일 대상에 대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다른 시선을 보여줬다는 점이 어쩌면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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