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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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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24 오후 2:4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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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시사회 후기
영화는 뻔하다. 영화초반 맞선을 보며 중얼거리는 감우성의 대사처럼...... 작정하고 뻔하게 만든 영화다. 매 단위 마다 소제목까지 내 걸어 관객들을 적당히 짐작하게하고 그 짐작에 딱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영화는 쉽게 쉽게 관객과의 공감대를 만들어간다.
맞선, 조건, 애인, 결혼, 남편, 외도, 친구의 외도, 불륜.......... 통속적인 소재로 만든 통속적인 이야기에 인기 여가수의 주연 캐스팅. 자칫 싸구려 쓰레기영화로 전락할 것 같은 불안한 영화가 그래도 중심을 잡고 끝까지 관객과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은 간결한 편집과 감우성이라는 배우가 주는 신뢰(이건 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의외로 제 몫을 해낸 엄정화의 재기발랄한 연기, 그리고 '현실'을 무시하지 않는 감독의 균형잡힌 시각.
영화속의 불륜? 흔히 하는 말로 '쿨~ 하다' 스켄들이건 로맨스건 두 주인공의 애정행각은 지저분하지 않다. 울고짜고 붙잡고 매달리지 않는다. 첨부터 그런 상대라는 걸 알아보고 시작한 관계였으니, 그러나 관계가 지속되면서 흐르고 쌓인 시간만큼 서로에 대한 기대와 질투, 속으로 부터 커가는 외로움은 서로를 점점 초조하게 만들고 세상의 어떤 비난앞에서도 당당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자존심과 사랑, 그리고 쿨한 라이프 스타일은 '콩나물 비빔밥'같은 우습지도 않은 현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재떨이에 처박힌다. '파국' 관객들이 익히 짐작하고 있던 바와 같이 처음부터 시간은 두 사람의 편이 아니었으므로.
사진, 엄정화는 사진을 찍는다. 포기한 소시적 꿈을 자위하며 차에 싣고다니는 니콘 카메라로 감우성과의 추억을 찍어 앨범을 만든다. 불륜인 주제에 사진을 찍어 만든 앨범은.... 묘하게도 추억을 간직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건 포기해버린 사진 작가의 꿈처럼 포기한 사랑에 대한 미련과 가능성을 담은 사진. 떠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세우는 여행계획처럼 엄정화는 감우성과의 시간들을 포장해서 앨범에 채운다. 앨범 속에서 그들은 서해안 허름한 민박집에서 신혼 첫날밤을 보내고 달동네 옥탑방에서 함께 빨레를 밟으며 가난하지만 행복한 주말부부로서 살아가지만........ 그들은 그렇게나 행복해보이는 사진 속 그.길.로.가.지.않.았.다.
그 결혼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미친 짓인지 아니면 결혼 밖에서 적당히 즐기며 날나리하게 사는 것이 미친 짓인지.... 영화는 딱히 이렇다할 결론 없이 끝이나지만 이 쯤이면 결론은 관객 각자의 마음속에서 다양한 혹은 뻔한 결론을 내고 있을 것이다.
현실을 다루는 모든 영화들이 그렇듯이 이 영화도 보는 이의 삶에 대한 태도에 따라 다르게 보일것이다. 그리고 결론도 각자 다르게 낼 것이고... 이 영화가 결혼과 성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까닭에 영화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는 것은 아직 좀 불편하고 쑥스럽겠지만(내가 그렇단 말이다.-.-;;;) 메이저급의 영화가 성과 결혼에 대한 진진한 담론을 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생각? 뭐, 결론은 언제나 뻔하지 않나? 사랑에는 신뢰가 우선되어야한다. 는 정도... ^^;;;;;
영화보는 내내 뒷 좌석에 앉아있는 오월의 신랑이 될 창국이의 표정이 궁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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