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70점, 스토리는 20점?>>
보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방금 막 조조로 보고 온 나...ㅎㅎ
요즘 미국 드라마...거기에 뉴욕하면 나는 기꺼이 "가십걸"을 들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미드의 알맹이, 액기스...그것을 고르라면 "섹스 앤 더 시티"일 것이다. 패션의 바이블, 꿈 같은 맨하튼의 생활들, 슈어 홀릭 그리고 코스모폴리탄... 마지막 한가지는 바로 이 영화의 주제, 사랑이다. 6개의 전 시즌에 걸쳐 우리는 주인공 캐리와 그녀의 친구들 사만다, 미란다, 샬롯의 애정사를 보아왔다. 이 영화는 친절하게도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이제까지의 각 캐릭터별 이야기를 도입부(주연 배우 자막이 나오는 시간)에 속사포처럼 심플하게 정리해준다.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서 기대하는 것은 패션이다. 마놀로 블라닉, 지미추, 루이비통, 디올, 비비안 웨스트우드, 구찌, 돌체 앤 가바나, 베라 왕... 하나 하나 열거하기도 쉽지 않을 만큼 엄청난 명품들이 쏟아져나온다. 특히 극 초반부에는 유명 패션 하우스의 S/S 신상들의 물결이다. 화면 하나 하나가 런웨이인 것처럼 생생하고 세련되고 매력적이다. 그리고 또하나 전 시즌 내내 모든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했던 미스터 빅과의 연애사의 결말이다. 티저 예고편에서 이미 공개되었듯 캐리는 빅과 결혼을 결심한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그지와 웨딩 화보를 촬영하는 캐리의 모습은 아마도 모든 여자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할 것 같다. 유명 디자이너들의 웨딩드레스를 끝도 없이 입어보는 그 장면...정말 너무 부러웠다. 특히나 베라 왕과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드레스는 정말이지 환상적이다. 예고편만 보고 캐리의 알콩달콩한 결혼 준비라고 여겼던 나는 빅이 결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잘못된 예측이라는 것을 느꼈다. 사실 꽤나 긴 상영시간동안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캐리의 행복한 결혼 이야기만은 아니다. 캐리와 함께 주연인 세 명의 친구들 또한 자신의 앞에 놓인 40대 마지막의 고민을 스스로 천천히 해결해간다.
이 영화는 초반부에 패션의 모든 것이 응축된 느낌이다. 물론 극 초반에는 봄, 여름이기 때문에 이번 패션 트렌드에 걸맞게 화려하고 비비드한 의상이 주를 이뤘다. 때문에 눈에도 확 들어올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패션이라고 써붙인 것처럼 엄청나 보이는 게 있었다. 하지만 뒷부분으로 가면 가을, 겨울로 넘어가면서 의상톤이 무채색으로 변함과 동시에 끝내주게 Hot한 패션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또 스토리 구성 또한 지루한 편이었다. 세상에 내가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며 하품을 하다니...라고 생각했다. 런닝 타임도 너무 길지만 그 안에 차 있는 것들이 실하지가 않았다. 네 명의 친구 중 사만다가 애인인 스미스 때문에 헐리웃이 있는 L.A로 건너 가 살게 된다는 설정때문에 화면 구성이 조금 뚝뚝 끊어지는 느낌도 강했고, 너무 이야기를 질질 끈다는 느낌도 강했다. 영화를 보고 시즌 6에서 끝난 게 천만다행이구나 싶을 정도였다. 차라리 후반부까지 패션의 물결이 휘몰아치기만 해줬어도 이보다는 나을 것을. 게다가 이번 영화의 주제인 "사랑"을 너무 의식해서인 지 끝으로 가서는 결말도 뻔해지고 아마 이 영화처럼 갔다가는 "섹스 앤 더 시티"는 "위기의 주부들 in 뉴욕"이 되버릴 지도 모른다;;
만든다 안만든다 진짜 말도 많았던 그 "섹스 앤 더 시티"의 영화판. 개인적으로 건질 만한 눈부신 패션과 엄청난 명품 회오리로 인한 눈호강...좋았다. 그치만 축이 불분명한 스토리와 '뭐로 가도 오직 사랑'이라는 식으로 끝난 작위적인 결말은 진부했다. 이제 50대로 넘어가는 사총사들...보다 더 새로운 시작은 없었을까?? 기대한만큼 봐서 좋았고...또 기대한만큼 실망이 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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