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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포드 파크] 가면파티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고스포드 파크
happyend 2002-05-05 오후 12:27:18 1800   [5]
전 추리물, 스릴러물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어렸을 땐 제 돈으로
산 추리물 전집이 있을 정도였거든요. 동화책의 아름다운 세계와
달리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온갖 감정의 흐름을 잘 보여주는
장르인 추리의 세계는 신천지였습니다. 더욱이 범인을 찾는 과정에
서 드러나는 여러 가지 사실은 등장인물들이 쓴 가면을 벗겨내는
기분이었거든요. 오랜만에 〈전통 추리극〉이라는 광고 문구를 달
고 개봉하는 영화가 있더군요. 기쁜 마음으로 쭈욱 훑어내려 가다
보니 감독이 로버트 알트만? 흐음...--a;;; 로버트 알트만의 손에
이끌려 거대한 저택으로 발을 들여놓아 보았습니다.

메리는 아직도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그녀가 모시는 트렌담 백작
부인을 따라 방문한 윌리엄 맥고틀 경의 고스포드 파크에서는 하인
끼리 헷갈리지 않기 위해 주인의 이름으로 부른다는군요. 많은 수
의 방문객이 들락거리는 곳이기에 이해는 가지만 다른 이의 이름
으로 불린다는 건 영 어색합니다. 소극적인 성격의 풋내기이긴 하
지만 나름대로 익숙해지려는 메리에게 고스포드 파크는 참 이상한
곳입니다. 위층의 주인들은 화려하고 우아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신경전으로 시간을 보내고 아래층 하인들은 바쁘기 짝이 없으면서
도 주인들에 이은 신경전을 역시나 벌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친
목도모용인 척하던 모임도 거만하고 이기적이지만 돈 하나만은 끝
내주게 많던 집주인이 죽으면서 전혀 예상치 않은 걸 알게 됩니다.

누군가에 대해 생각지도 않은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 모습이
의외의 좋은 모습이라면 다행이지만 이곳에 보인 그들의 모습은 보
지 말아야할 것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관객인 제가 스
치기만 해도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자라도 된 듯이
말입니다. 주인으로부터 아무 것도 아니라며 무시당한 하인들의 기
분이 딱 저 같았겠죠. 다 알고 있으나 모른 척하는... 몰라도 되는
건 모르는 게 편하게 사는 방법이라는 거 그 저택을 떠나가던 메리
도 역시 느꼈을 것입니다. 유명한 배우를 실제로 보고 넋 놓고 좋
아하며 오만덩어리인 주인의 모습에 불평이 없던... 이 저택에 처
음 왔던 메리는 이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스스로가 우월하고 고귀
한 존재라고 생각하던 주인들은 한 꺼풀의 가면만 벗겨내면 실체는
중요한 게 무엇인지도 전혀 모르는 가식 덩어리들이니까요.

[고스포드 파크]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연상시킵니다.
시대 분위기도 그렇고 사건이 벌어지는 시점이나 피해자 주변 인물
들의 분위기도 그렇구요. 고전적인 추리극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
러나 감독이 로버트 알트만. 그의 장기는 많은 인물들을 쫙 펼쳐
놓으면서도 그 사이의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나 복잡한 인간관계에
대해 부담감 전혀 없이 가뿐하게 풀어놓는 감독입니다. 이번에도
그 장기가 어김없이 발휘되었고요. 모든 것을 다 알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 아는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그의 능력은 이번
추리극에서도 어김없었습니다. 감독의 의도한 바대로 배우들도 마
치 그 배역 자체가 된 듯이 연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영
화에서 감독의 통제력과 지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더군요. 진
짜 그 시대의 귀족파티를 몰래 숨어들어가서 보는 기분이었으니까요.

현대 스릴러물에 익숙해져 있는 관객에게 정통 추리극이란 구시대
유물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광고 카피에 현혹되어 보러간 친구들
에게서 불평 섞인 투덜거림 많이 들었거든요. “그 감독이 원래 그
래.”라고 대답해 줬지만 살인 그 자체보다도 등장인물 간의 벌어지
는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를 하는 듯한 감정의 이동
에 흥미를 느끼신 분이라면 한층 더 유려해진 로버트 알트만의 솜
씨에 감탄하셨을 겁니다. 전 사실 추리극으로도 상당히 훌륭한 작
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 홈페이지에 가 보셨나요? 완전히 정
리해서 보여주지 않은 추리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빈 공간을 채운
다른 관객의 추리를 읽어보시면 '그랬었나...--a??'하는 부분이 생
기실 거예요. ^^;;

(총 0명 참여)
jhee65
이 영화 홈페이지에 가 보셨나요? 완전히 정
리해서 보여주지 않은 추리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빈 공간을 채운
다른 관객의 추리를 읽어보시면 "그랬었나...--a??"하는 부분이 생
기실 거예요. ^^;;   
2010-08-16 11:19
글루미선데이   
2004-04-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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