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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의 영화감상평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coco 2008-06-09 오후 9:31:29 1670   [1]


컬트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 영화는 대체 뭔가.
제목이나 몇장의 스틸컷으로는 도무지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영화.
미국에서 역시, 이 영화의 제목과 영화 내용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의문이 많았던듯 하다.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참으로 묘한 구석이 많다.
제목은 제목대로 내용은 내용대로 분리해서 감상해보자.
제목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그냥 영화 내용은 영화로 감상을 해보자는 것이다.
영화 내용상에서는 초반부, 살인마가 노인들을 죽이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것이 굳이 이 영화의 제목과 어떤 연관이 있을지는 생각하기 어렵다.
이하 스크랩한 영화해설에서 관련 언급이 있듯이,
코엔 형제 역시, 이 영화의 제목을 원작자에게 물어보라고 했다고 한다.
그만큼, 개인적일 수 도 있고, 직접적이지 않을 수 있는, 다분히 함축적인 의미일 수 있다.
제목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내용만을 보자.
 
내용만을 볼때, 이 영화는 약간의 '허무주의적'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기존의 영화들에서 주인공들이 어떤 특별한 능력들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이 영화에서의 등장인물들은
나름대로 독특하지만, 기존의 영화에서의 인물들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물론, 살인마의 경우, 쉽게 죽지않는 강력함을 가지고 있긴 하다만,
우연히 얻게된 돈을 지키기 위해 이곳저곳 도망다니던 모스가 영화 후반부에 어처구니 없이 죽는 장면에서 가장 큰 허무함을 느끼게 한다.
굉장히 컬트적 성향이 강하고, 블랙코미디에 역설적이기 까지.
대부분의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이 영화는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보기 전에는 상당히 꺼려질만한 영화지만, 보고나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만한 영화다.
(물론, 개인차이는 있겠지?)
 
 
괜찮은 리뷰 스크랩-------------------------
★ 내 가치관 까지 흔들어 놓는 무서운 영화 [cropper]
08.02.25   11:39
 
어느덧 불혹의 문턱과 나의 몸이 두뼘안으로 좁혀졌지만, 아직 그 두뼘 안에 가득찬 상념과 내 뒤통수에 딱 붙어있는 탈선의 짜릿함에  아직도 나는 두려울 것 없는 유혹의 별천지 다. 
하지만 올해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코엔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an)] 를 대하고 두눈에는 공포의 눈물이 찔끔거리고, 두 다리는 두려움에 오그라붙어 내 모습은 한 없이 추하다.

전직 용접공이자 베트남 참전 용사인 르롤린은 마른 나무들만 듬성듬성한 인적 드문 텍사스 사막에서 비참한 광경을 목격한다.  마약판매상들과 구매자측들로 보이는 시체들로 뒤범벅된 곳에서 200백만 달러의 돈가방과 목 말라하는 생존자를 발견하고는 모른척 그냥 가방만 챙겨 돌아온다.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에 잠을 뒤척이던 그는 물통을 들고 생존자가 있는 그 현장으로 다시 가 보는데 때맞춰 찾아온 킬러들에게 쫒기는 신세가 된다.  돈 가방속에 발신기가 들어 있는 줄도 모르고 도망가는 그와 계속해서 쫒아오는 싸이코 킬러, 그리고 늙은 보안관 벨은 그 둘을 쫒기 시작하는데...

전세계 모든 영화제의 110여개 부문 후보에 올라 80개에 가까운 수상을 하고, 로저 에버트 같은 당대 최고의 평론가들로 부터 10점 만점을 받은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 영화는 형식면에서부터 깜짝 놀랄  점이 있다.  "이 영화에는 배경음악이 단 한순간도 나오지 않는다."    영화의 몰입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배경음악(BGM)의 역할인데 이 영화에서만큼은 BGM 조차 닥치고 있어야 할만큼 극도의 긴장감이 온 몸을 뒤감는다.  몰입도가 너무 지나치다 보니 BGM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다.

살인마 안톤쉬거는 등장부터 관객의 오감을 그의 손아귀에 거머쥔다.  "역사상 가장 섬찟한 캐릭터의 킬러" 라는 평가에 걸맞게 그의 목소리와 눈빛, 그리고 섬찟한 말투는 이미 총알이 되고 칼날이 되어 상대를 반 시체로 만들어 버린다.  영화 초반 안톤쉬거가 상점에서 노인을 협박하는 씬에 이르면 필자가 배가 너무 고파서 베어 문 빵 한 조각조차 제대로  씹지 못할 정도가 된다.  그가 양말만 신고 다가오는 소리, 가스통을 내려놓는 소리, 그리고 돈가방 추적기의 띡띡거리는 소리에 관객의 심장 박동 주기가 정확히 맞춰지면서 영화가 거의 끝나기 직전까지도 관객의 심리적 압박은 그의 손에서 단 한번도 도망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쉽게 자리를 뜰 수 없는 까닭은 안톤쉬거의 소름끼치는 연기 때문이 아니다.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노인" 인 벨 보안관의 모습이다.  벨 보안관은 이미 보안관직을 수행하기에는 너무 노쇠한 나이가 되어 있다.  그가 살아온 세월들은 고스란히 '연륜'으로 탈바꿈하여 지혜로운 말과 깊은 눈빛 속에 살아 있다.   꼬여만 가는 살인 사건에 어쩔 줄 몰라하는 젊은 보안관의 눈에는 이 급박한 상황을 달래듯 찬찬히, 하지만 정확히 꿰뚤어 보고 있는 그가 존경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그러한 통찰과 연륜은 그저 노쇠한 육신속에 갇혀 있을 뿐, 범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이 늙은 보안관은 결국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다. 

그나마 안톤쉬거가 보안관 벨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였을 때 벨의 침착하고 두려움 없는 내공에 그만 물러남으로서  잠시나마 노인의 내공이 외적으로 발산할 수 있었을 뿐이다.
보안관 벨이 더 늙은 동네 어르신과 나누는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가 은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오로지 육체적인 노쇠함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의 자리에서 순순히 물러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사회적인 구조 때문도 아니고 지적인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라 단지 육체적인 노쇠함 때문이라면 그 박탈감과 자괴감의 근원이 너무나 명백하고 노골적이라서 더욱 견디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노인들은 말한다. 우주의 법칙처럼 인간의 에너지는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정신적인 여유로움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될 뿐이라고.  하지만 보안관 벨은 이렇게 말한다. "나이가 들어 늙으면 하느님이 알아서 우릴 보호해 줄 것이라 믿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니 다 부질 없는 기대였어요.. 하지만 하느님을 원망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내가 봐도 나는 참 별로인 인간인걸요." 
 
걸작영화로 기억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속에는 "비이성적이고 개만도 못한 짓을  저지르는" 잔혹한 살인마들이 있고, 온화하고 이성적이지만 그것들을 그저 "넋두리만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노인들이 있다.  등장하는 노인들은 하나같이 살갑게 손님을 맞고, 히치하이크의 위험함을  진심으로 염려해주고, 길을 묻는 사람에게는 다른 길까지 일일이 설명해준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노인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은 없다.  그저 그들의 눈에는 손쉬운 범죄의 대상이고 쓸데없는 걱정만을 늘어놓는, 내일 당장 죽어도 그닥 놀라울 것이 없는 '늙은이'일 뿐이다.

노인이 설 땅, "노인을 위한 나라" 는 지리학 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존재하지 않는다 는 염세주의적 철학이 엿보이는 이 영화는, "늙어가는 것"에 대해 갖고 있던 희망적인 가치관에 일대 혼란과 극도의 불안감을 안겨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견디기 힘들만큼 무서웠던 안톤쉬거의 존재보다도, 보고 나서 슬그머니 다가온 "늙어감"이라는 보이지 않는 살인마를 깨닫게 되는 것은 더욱 힘이 든다. 

은퇴로 인해 사회로 부터 멀어지고, 병약함 때문에 가족으로 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노인들.
보안관 벨의 말처럼, 우리도 노인이 되면 우리의 아버지들 처럼 저 세상 어딘가에서 그저 우리가 오기만 을 기다리는 그런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암담한 주제를 던지는 것 만으로도 성이 차지 않은지,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선사한다.   우연히 만난 여인은 이렇게 말한다. "이 맥주를 마시면 취한다는 사실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그 뒤에 닥칠 일은 아무도 모르죠" 라고.  도망자인 르롤린은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게 되고, 살인마인 안톤쉬거는 파란 신호등이 켜져있는 것을 두번이나 확인하고도 자동차 사고를 당한다.  결국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자신에게 닥칠것이라고 기대했던 순간이 와주질 않았다.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코앞에 닥칠 일도 모르고 사는 인생, 우리는 그런 삶에 어떤 태도와 의미를 불어넣어야 할까. 
젊어서는 한치앞도 모를 일에 정력을 쏟고, 나이들고 늙으면 소외되고 탄식할 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실로 오랜만에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내게 다시 던져본다.
 
Filmania  cro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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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No Country for Old Men)
제작사 : Miramax Films, Scott Rudin Productions / 배급사 : (주)해리슨앤컴퍼니
수입사 : (주)해리슨앤컴퍼니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acebook.com/HncMov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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