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소설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는 작가 귀여니(본명 이윤세)의
세번째 장편소설인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개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듯 작년에 제작되었던 영화였지만 우여
곡절 끝에 개봉한듯 보이는 이 영화는 귀여니 특유의 청춘멜로의
색채가 듬뿍 담겨있는 듯 하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의 무리한 압축
으로 과포화가 되어버린듯 보이는 인물들의 상관관계와 감정이입이
힘들어지는 캐릭터간의 관계는 청춘멜로로서의 색채보다는 난잡한
느낌의 흐려진 수채화같은 느낌을 제공한다. 유도소녀인 윤정원
(차예련)과 <도레미파솔라시도> 밴드의 리드보컬인 신은규(장근석)
와의 만남의 시작...오프닝인 용가리 코스프레로 놀이동산에서
알바하는 코믹한 전개의 시작은 특유의 청춘멜로 설레임과 우연의
법칙을 적용하며 매끄러운 전개를 보여줄듯 하지만 강희원(정의철)
이 <도레미파솔라시도> 밴드의 베이스를 맡고 있기에 마주치게 되면
서 밝혀지는 과거사와 정원의 동생 윤재광(임주환)의 사랑이야기에도
여백을 남겨둔 영화는 흐려진 청춘멜로로 만들어버리는 효과를 보여
준다. <도레미파솔라시도> 밴드의 공연 모습을 보여주는 극히 일부분
과 특유의 코믹함과 감정이입하기 힘든 캐릭터간 관계는 내용의 압축
상의 문제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을 많이 남긴다. 귀여니의
소설 특유의 여성의 이해할수 없을 정도로 사슬에 얽매이는 듯한 행동
은 청춘멜로의 순수 그 색 자체를 느낄수 없게 한다는 것도 한몫 하는
것 같다. 원작을 따라 가는 것도 좋지만 원작을 기초로 하되 다른 내용
다른 느낌의 청춘 멜로를 그려보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겨
진다. 무리한 내용의 압축보다는 관객들의 가슴에 와닿을수 있는 그런
멜로로 색깔을 바꾸었다면 조금은 더 색다른 청춘멜로의 싱그러운 맛을
느껴볼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원작이 있으면 항상 비교
되어지는 리스크를 안고 가지만 원작을 베이스로 하되 다른 느낌의 감정
선을 그려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형식에 얽매
이는 듯하고 시간에 쫓겨 압축되어 완성되어진 영화는 매력이 없다. 너무
빤히 보이는 전개도 식상하고 감정이입이 매끄럽게 되지 않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기 힘들게 되는 것 같다. 색다른 소재와
신선한 느낌이 아니더라도 방향만 잘 이끌어 간다면 충분히 관객들에게
어필할수 있는 그런 영화가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영화에는
틀이 없다고 생각하는 본인에게 식상한 느낌을 주는 고리타분한 영화가
너무많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영화역시 그러한 틀에서 맴돌고 있다.
감정이입의 어려움때문에 캐릭터들을 연기한 연기자들의 연기에 대한
느낌도 그렇게 강하게 끌리지 않았던듯...좀 더 색다른 신선한 청춘멜로
를 기대해 보고 싶다. 아쉽지만 한국영화의 코믹로맨스, 청춘멜로의 한계
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