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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소년, 빌리.... 할람 포
ldk209 2008-06-18 오후 2:26:27 2686   [7]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소년, 빌리....★★★★

 

격한 운동인 권투 정도는 해야 남자답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에서 소년은 발레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 소년, 빌리를 연기한 제이미 벨은 실제로도 무용가 집안에서 태어나 6살 때부터 무용을 했으며, 친구들에게 ‘발레리나 보이’라고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몇 편의 인디 성장 영화와 블록버스터 영화의 조연을 거친 제이미 벨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허우적대는 소년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여전히 그는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엄마의 자살을 믿지 못하고 새엄마가 죽였다고 믿는 할람의 거의 유일한 취미(?)는 누군가를 몰래 지켜보는 일이다. 높은 곳에서 지켜보는 낮은 곳의 일상들, 동네 친구의 정사, 아버지와 새엄마, 그리고 죽은 엄마를 닮은 여인. 새엄마에 대한 할람의 정서는 이율배반적이다. 증오와 애욕. 새엄마와 예기치 않게 첫 섹스를 한 할람은 충격과 모멸감에 집을 떠나고, 우연히 죽은 엄마를 닮은 여인, 케이트를 따라가 호텔의 주방에서 일하게 된다. 케이트에 대한 할람의 정서도 역시 이율배반적이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여인에 대한 사랑.

 

근친상간과 오이디푸스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타고 넘는 <할람 포>는 얼핏 성장영화의 전형성을 따라가는 듯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에서 소년의 성장 계기가 되어 주는 첫 섹스나 사랑의 실패는 할람이 성장하는 결정적인 또는 직접적인 계기로 작동하지 않는다. 새엄마와의 섹스는 자신에 대한 모멸감만을 더해주며, 케이트와의 섹스는 마치 근친상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근친상간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그리고 엄마의 죽음에 서려 있는 의혹 등 <할람 포>는 성장영화치고는 매우 과격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소년이 성장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가혹한 아픔이 동반됨을 의미하는 듯한 영화에 내포된 과격한 요소들은 할람을 극심한 혼란 속으로 밀어 넣는다. 도저히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혼란 속에서 성장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그렇다고 해도 그게 진정한 탈출구인지 쉽게 예단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다른 성장영화가 보여주는 결론의 산뜻함이 이 영화엔 없으며, 반대로 먹먹함, 우울함이 침전물처럼 고여 든다. 너무 잘 자란 제이미 벨을 보는 것과 영국 밴드 Franz Ferdinand가 직접 작곡한 노래가 포함된 음악을 듣는 것은 영화를 감상하면서 얻을 수 있는 두 가지 커다란 기쁨이다.

 


(총 0명 참여)
shelby8318
그렇군요. 글 잘 보았습니다.
참 글 잘 쓰시네요.
나는 완전 개판인데......   
2008-06-18 17:0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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