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싱(Crossing)- '엇갈임'이라고 표현하면 될 것같다.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라고 해서 모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영화를 관람했다.
황해도에서 피난 나오신 아버지는 물론 인천이 고향이신 어머니께서도 그 옛날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고 하신다.
영화는 함경도 어느 탄광에서 일하고 있는 전 축구선수 남편(차인표 분)와 아내, 그리고 비를 맞으며 축구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는 열살 남짓 아들(신명철 분)의 어렵지만 따뜻한 가족애를 소유한 한 가정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아내는 영양실조로 결핵이 걸려 생사의 길목에 있고 이를 딱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남편으로서는 중국으로 넘어가 약을 사서 아내를 구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후 중국으로 넘어가 한국으로까지 오게 되면서 한국사회의 새터민으로 정착하게 되지만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아들을 잊지 못한다.
이후 아내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듣고 홀로 남겨진 아들을 만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 나선다.
한편 엄마를 떠나 보내고 홀로된 아들은 수용소에서 일하면서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기회를 얻게 되지만 몽골의 벌판에서 혼자 남겨진 채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죽게 된다.
아버지와 아들의 엇갈림 속에 그토록 애타게 소망했던 그들의 상봉은 이뤄지지 못하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를 보기 전 이 영화는 종교영화라면서 불편함을 표현하는 글을 봤던터라 우려를 했지만 종교영화라고 할 만큼 기독교를 드러내 놓고 있지는 않았다.
기독교 선교단체의 탈북 지원 프로그램이 나오긴 하지만 영화의 전개와 흐름상 거슬림 없이 필요할 만큼만 적당하게 표현한다.
차인표가 한국의 공단에서 일하면서 크리스찬 공장 사장에게 기독교에서 믿고 있는 하나님은 왜 북한 동포는 구원하지 않느냐며 항의하는 장면은 적절하게 수위를 조절하는 부분이다.
몇몇 장면에서 거슬리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어린이 수용소안에서의 표정이 잘먹고 자란 한국의 아역배우라는 것이 그대로 느껴지는 순간은 특히 그랬다.
그리고 이 영화가 실화냐 아니냐로 논란이 있는데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북한 상황이 최악이고 이러한 상황은 충분히 있을 만한 이야기라는 점, 한국 사회의 새터민 실태가 사회의 또다른 이슈가 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짧은 러닝타임에 단순한 스토리, 군더더기 없는 각색과 연기력(특히 아들역) 등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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