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은 교도소에서 처음으로 만난다. 사실 주인공 제임스 파커는 ‘저 사람이 내 아버지가 아니기를’ 바랬지만 부모는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사형수를 아버지로 받아들인다. 비록 처음엔 어색했지만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을 열고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아버지와 아들이 만나는 장소는 대부분 교도소의 좁은 면회실. 두 사람에게 이 면회실은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곳은 늘 두꺼운 유리벽으로 막혀 있다. 유리벽을 통과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소리’뿐이다. 유리에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 제임스의 영어와 서툰 한국어, 그리고 아버지의 애틋한 목소리가 전해진다. 서로 다른 언어를 통한 감정의 전달은 이 영화가 가진 독특한 부분이다. 한국 영화이지만 입양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특성상 영어 대사가 무척 많이 등장한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다니엘 헤니는 유창한 영어 사이사이에 한국어를 섞는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기 때문에 관객들로 하여금 다니엘 헤니가 실제 입양아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아버지에게 ‘사랑합니다’라고 울먹이는 장면은 주인공의 대사 중에서도 백미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