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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블러드 다이아몬드... 블러드 다이아몬드
ldk209 2008-07-31 오후 4:52:15 1451   [2]
말 그대로 블러드 다이아몬드...★★★★

 

이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면 거창하다. ‘피의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2007년 최강 다이내믹 액션!’ ‘지상 최대의 다이아몬드를 사수하라!’ 이런 홍보문구만 놓고 보면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라든가 <내셔널 트레져> 같은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 활극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 영화가 처음 기획될 때에는 ‘희귀한 다이아몬드를 찾아 아프리카를 돌아다니는 두 백인 남성의 모험담’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다이아몬드를 숨긴 솔로몬, 다이아몬드를 찾게 되면 가족을 구해주기로 약속한 대니 아처, 피 묻은 다이아몬드의 불법 거래와 관련된 진실을 파헤치고 싶은 매디 보웬 기자. 이 셋은 이렇게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다이아몬드를 향한 동행을 시작한다. 자칫 처음 기획대로 모험 활극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영화는 다이아몬드를 팔아 각종 무기를 구매하는 반정부 게릴라 조직을 한 축으로, 국제 거래 금지 품목인 ‘분쟁 지역 다이아몬드’를 밀수해 가공한 뒤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서구의 거대 보석회사를 다른 축으로 놓고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비극적인 현장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아프리카 분쟁 지역의 끔찍한 현실은 ‘저항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팔목을 자르고, 어린이들을 납치해 사람 죽이는 훈련을 시키며, 건장한 성인 남성은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데려가 노예처럼 부려먹는 장면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특히 더욱 암담한 것은 게릴라군 만이 아니라 정부군 역시 시시때때로 불법적 체포와 감금, 그리고 사살을 마음껏 자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각각의 부족들은 자체적인 무장을 통해 정부군과 게릴라군 모두를 상대로 개별적 항쟁을 벌이고 있고, 죽어 나가는 건 민중들뿐이다. 그렇게 아프리카 민중의 피로써 생산된 다이아몬드는 거대 보석회사를 통해 세계로 유통된다.

 

이렇듯, 이 영화의 목적의식은 비교적 뚜렷하다. 아프리카의 비극적 참상을 보여주고 ‘당신이 사려는 그 다이아몬드가 어쩌면 피가 묻은 잔인한 다이아몬드일지 모른다’는 경고를 내리고 있으며, 그러한 목적의식을 위해 다이아몬드의 생산과 소비의 메커니즘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영화가 이런 목적의식에만 몰두했다면 관객의 외면을 받는 소수 매니아의 영화가 됐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장점은 진지한 자세로 비극을 알리면서도 재밌는 오락적 요소를 배치, 대중적으로도 흥미 있는 영화로 다가서고 있다는 점이다. 몇몇 액션 장면이라든가 대니와 매디의 로맨스는 오락영화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투적 전개이긴 해도 영화의 진심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사실 다이아몬드라는 물건이 쉽게 살 수 있는 물건도 아니고 해서 보고 난 다음에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뭘 어째야 하는지에 대해선 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정말 먼 나라 얘기라고 해야 할까. 운이 좋은 건지, 아니면 유유상종인건지 다행히도 내 주위에 모피에 미친 인간들 없고, 명품에 환장한 인간들 없다. 그래서 어쩌면 더 먼 나라 얘기 같은지도 모르겠다. 알고 보면 다이아몬드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끔찍한 현실에서 생산되는 물건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축구공이다. 월드컵 공인구 같은 세계적 축구공들은 제3세계 가난한 어린이들이 엄청난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 속에 한 땀 한 땀 떠서 만든다. 예전에 한 TV에서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치를 떤 기억이 난다. <콘스탄트 가드너>에서는 대형 제약회사가 아프리카 주민들을 모르모트로 삼아 약물실험을 하는 비극을 목도한 바 있다. 다음엔 무슨 물건이 피에 젖은 모습을 드러낼까. 그럼 우리는 무슨 실천을 해야만 하는 걸까.

 

※ 얼마 전에 어떤 기사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추격자>를 보고, 미국에서 리메이크되는 영화에 자신이 형사 역(김윤석)을 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한다. 그러자 제작사 측에서는 디카프리오는 형사보다는 살인자 역할(하정우)이 어울린다며 추후 계속 협의하겠다고 했는데, 기사를 보자마자 나도 ‘디카프리오는 당연히 하정우 역할이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다른 네티즌들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었다. 그런데,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보고 나니 디카프리오가 의외로 김윤석 역할에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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