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일어나는 소통의 기적.. 누들
ldk209 2008-08-19 오후 8:36:43 2063   [7]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일어나는 소통의 기적.. ★★★☆

 

예상으로는 영화 도입부에서 미리를 둘러싼 얘기가 어느 정도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영화 <누들>은 스튜어디스인 미리가 비행을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가정부가 급히 떠나면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미리, 길라 자매 사이에 남겨진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 - 누들에 대한 얘기와 함께 자매의 오해와 갈등을 포함해 이들이 처한 환경에 대한 소개가 교차하며 이루어진다.

 

미리에게는 두 남편과 아이의 죽음이라는 아픈 과거가 있으며, 언니 길라는 남편과 별거 후 동생 미리 집에 얹혀살고 있다. 길라의 남편은 처제인 미리에게 마음을 두고 있고, 길라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거기에 길라와 남편 사이에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던 옛 남자까지 등장해서 이들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진다. 미리와 길라는 사사건건 부딪치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다.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오히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아이러니한 상황. 이때 등장하는 아이 누들은 복잡한 관계 때문에 괴로워하던 어른들의 세계를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 핵심 키워드는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용기’다. 미리는 겁이 나서 결정적인 순간에 멈칫 거리기도 하지만 용기를 내어 누들에게 엄마를 찾아 주며, 그런 미리를 보고 길라도 힘을 얻는다.

 

시놉시스만으로 보면 꽤나 조용할 것 같은 영화는 의외로 유쾌하고 가볍게 톡톡 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의 감동이 줄어들지는 않으며, 어쩌면 유쾌함의 감정을 딛고 나가기 때문에 더 감동적이다. 당연하게도 영화의 웃음 포인트는 주로 누들과 다른 출연인물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스라엘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아이가 혹시 들을까봐 조용히 말을 한다거나 중국어 사전을 가지고 대화를 시도해 보는 장면들. 그러면서 영화는 그런 웃음의 순간 사이로 가슴이 울리는 빛나는 지점들을 배치해 놓는다. 서툰 이스라엘 말로 ‘미리’의 이름을 불러주고, 남편과 아이의 비극에 공감해주는 누들의 눈동자와 몸짓은 미리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하는 <누들>이 주는 메시지는 어쩌면 누들과 애완견 밤비의 관계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둘의 관계는 진심어린 소통은 언어와는 하등 관계가 없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마지막 누들이 떠나는 장면에서 밤비를 끌어안고 슬퍼하는 누들의 모습과 자동차를 열심히 추격하는 밤비의 모습은 그 자체로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여러 곳에서 약간은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누들이야 어려서 그렇다고 하지만(어린 애들이 말을 빨리 익히긴 하든데), 6년을 이스라엘에서 가정부로 일한 누들의 엄마가 이스라엘 말로 거의 소통하지 못한다는 설정도 좀 그렇고, 누들 문제 해결을 위한 주위의 충고라는 게 마치 말을 맞춘 듯이 이렇게 해도 어렵고, 저렇게 해도 어려우니 ‘결국 누들은 니가 돌봐줘야 한다’는 쪽으로 몰아가는 것도 좀 그렇다. ‘정부도 못 믿을 존재고, 시민단체도 신뢰할 수 없다. 직접 해라’ 이는 마치 결론을 만들어 놓고 그 결론으로 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짜 맞춰진 설정이라는 느낌을 준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70145 [겁나는 여..] 다소 유치했지만.. 잼있게 봤던.. ehgmlrj 08.08.20 1611 0
70144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져에 경의를! pontain 08.08.20 1909 3
70143 [눈에는 눈..] 대통령을 대놓고 욕한 영화? (1) idchecker 08.08.19 1722 2
70142 [다크 나이트] 주인공이 뭍히나 영화는 최고다!!!!!!! takitalouis 08.08.19 1612 1
현재 [누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일어나는 소통의 기적.. ldk209 08.08.19 2063 7
70140 [프레리 홈..] 시끌벅적 수다와 노래 속의 쓸쓸함.... ldk209 08.08.19 1859 2
70139 [다크 나이트] 조커가 남기고 간 영화 qhfk8765597 08.08.19 1577 0
70138 [라 비 앙..] 노래만이 유일한 구원이었던 작은 참새, 에디트 피아프...... ldk209 08.08.19 6184 0
70137 [고死 : ..] 마지막 코믹 장면이 이 영화를 기억하게 만들었다. (1) pjs1969 08.08.19 2031 1
70136 [월ㆍE] 라따뚜이의 명성을 잇는 흐뭇한 가족 영화 pjs1969 08.08.19 1828 3
70135 [신기전] 신기전-'한반도'와 닮아있다!! (15) opallios21 08.08.19 24837 36
70134 [스페어] 스페어의 의미.. harada 08.08.19 1065 1
70133 [월ㆍE] 'Don't worry, Be Happy~!' ^ O^ kaminari2002 08.08.19 1518 1
70131 [CJ7-장..] 주성치용 어린이영화 <장강 7호> 시사회 rubypoint 08.08.19 1753 0
70130 [CJ7-장..] 판타지 가족물로서는 추천할만한 영화 fornest 08.08.19 1823 1
70129 [다크 나이트] 다크나이트.. 감독,배우 모두가 최고였죠!! mung2a03 08.08.19 1764 1
70128 [영화는 영..] 강지환의 또 다른매력을 느껴보자! (1) kmytalent 08.08.19 2116 0
70126 [달려라 루디] 부모들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훈훈한 작품 fornest 08.08.19 1344 1
70125 [신기전] 영화 후반은 정말 허접스럽다! (7) ziozia0819 08.08.18 19768 17
70124 [다크 나이트] 분명 잘 만들었고 재미있는 영화지만... (15) shvkcnfqn 08.08.18 46201 20
70123 [님스 아일..] 설마 이대로 끝은 아니겠지...ㅋㅋㅋㅋㅋ (1) shvkcnfqn 08.08.18 1864 1
70122 [악몽탐정] 현실과 환상, 이미지와 인간의 내면에 결합된 그로테스크한 어지러운 영상의 호러미학! lang015 08.08.18 1500 0
70121 [엑스 파일..] 다시돌아온 엑스파일 moviepan 08.08.18 1478 1
70120 [노스 컨츄리] 혹시 나 자신도 가해자인 건 아닌지... ldk209 08.08.18 1535 0
70119 [엑스 파일..] 오랜 팬을 향한 호소... (1) ldk209 08.08.18 15116 20
70118 [미이라 3..] 나오지 말았어야 할 3편... ldk209 08.08.18 1751 0
70117 [CJ7-장..] 주성치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애들을 내세운 SF 가족 코미디 (3) bjmaximus 08.08.18 19303 8
70116 [다크 나이트] 오락에 취하고 철학을 품은 영화. gtgta 08.08.17 1575 1
70115 [다찌마와 ..]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자.. 이 영화 잼난가? (15) cyjq2000 08.08.17 15899 16
70114 [다크 나이트] 예술과 오락사이에서... (1) klk21 08.08.17 1467 1
70112 [엑스 파일..] 멀더와 스컬리의 세계가 다시 한 번 환기되고 복원된다. fornest 08.08.16 1688 1
70111 [월ㆍE] Wall-E and Eve에게 보내는 편지 maser75 08.08.16 1662 1

이전으로이전으로751 | 752 | 753 | 754 | 755 | 756 | 757 | 758 | 759 | 760 | 761 | 762 | 763 | 764 | 76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