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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만족도 이제 지겨워질 때다. 신기전
gtgta 2008-08-31 오전 12:21:23 1184   [1]

이 영화평에는 다분히 정치적인 비판이 가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극히 일부분이고 사적인 평에 집어넣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최근 나온 한국 영화중 <놈놈놈>, <다찌마와리~>를 보고 이 영화를 봤다. 신기전까지 세개의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중 비슷비슷한 부분이 나오고 거기에 열광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리만족도 이제 지겨워진다. 현실이 이렇게 되었으면 어떻게 될까.

 

물론 영화의 주인공들이 행하는 정의가 현실에서 관철되고, 그에 따른 이상향이 되기란 한없이 요원하다. 영화는 이상이자 허상을 다루고, 현실은 이성이자 사실을 다루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밑도 끝도 없는 생각가지고 가타부타 말이 나올것 같은데, 그만큼 답답하고 어려운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제 2의 IMF가 터졌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경제가 어렵다고 하며, 민심이 불안해하고, 실업자수가 늘고 있으며 정책의 불완전성으로 대통령에 대한 존경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국론이 분열하고 있으며 이번에 발생한 내부의 적-북한 간첩사건-이 평화에 대한 신뢰도 사라지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갈등의 구조나, 그 해결 방법등은 현실과 굉장히 밀접하게 닿아 있다. 세종(안성기 분)의 지시로 내금위장 창강(허준호 분)은 신기전 개발자 도감의 딸 홍리(한은정 분)를 상단 행수 설주(정재영 분)에게 맡긴다. 홍리와 설주는 명나라 사신과 장군의 위협에 맞서 개발을 성공, 발사함으로써 적을 격퇴시키고 전화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구한다... 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다.

 

영화 내내 <한반도>와 닮았다는, 데자뷰를 느꼈다. 과거 한반도에서의 주인공을 맡았던 조재현의 캐릭터가 한은정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그 데자뷰인것 같았다. 하지만, 한은정의 캐릭터 홍리는 초반의 앨리트의식을 가지고 있다가 신기전을 만들면서 정재영의 캐릭터에 영향을 받고 점차 감성적이게 되는 점에서 약간 다른 점을 보였다. 조재현의 캐릭터는 앨리트의식은 없지만, (아무 이유없이)무조건적으로 역사를 밝히려고 하는데 집착한다. 한은정의 캐릭터 홍리는 자연스러운 반면(아버지의 죽음) 조재현의 캐릭터가 부자연스럽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 영화가 <한반도>가 추구한 무조건적 민족주의적 시각, 무조건적 감성적 시각을 벗어난 것은 그때문인지도 모른다.

 

정재영의 캐릭터 설주는 <한반도>차인표의 캐릭터의 변용이다. 고려왕조의 후손이라는 역시 자연스러운 캐릭터의 탄생배경을 뒤에 업고, 정재영은 정치 및 구국에 관심따윈 없는 상단 행수로 자리잡았다. 이같은 정치 사회성의 부재는 <놈놈놈>, <다찌마와리~>에서도 나타난다. <놈놈놈><다찌마와리~>의 등장인물들은 거친 만주벌판, 상하이등 외국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데 정치 사회적인 만족이 없음으로써 안정을 찾지 못한 서민들을 대변한다.

 

내 발길 닿는 곳이 곳 조국이야~국경살쾡이 

 

 

하지만, 한은정의 캐릭터에 호감을 갖고(정확히 말하자면 그 열정이랄까? 아니면 자신은 이루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이 할때 옆에서 동참해서 도와주는 그런 느낌이랄까?)차츰 변모한다. 정-반- 합 구조랄까, 이 구도는 다분히 식상하다. 그 한은정의 캐릭터를 작금의 정치 사회 현실에서 찾는것은 매우 어려운 듯하다. 갈등구조를 똑같이 겪고 있고, 똑같은 불행을 안고 살고 있어서인가. (아니면 감정이 극도로 과잉되었거나 이성이 극도로 발달해 있기 때문에인가.)

 

내금위장 창강을 연기한 허준호와 세종대왕으로 분한 안성기의 활동은 설주와 홍리의 멜로드라마에 민족주의적 시각을 골고루 섞어준다. "이것이 정녕 이나라 왕의 선택이란 말이오?"라고 일갈하는(탄식하는)설주에게 죽이고 싶은 의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칼을 겨눌때, 명나라 사신들과 내통하던 관직자를 죽이는 장면에서의 내금위장 창강의 비장한 표정이나, 이런 창강을 바라보며 은밀한 명령을 내릴때의 아찔한 기개를 보여주는 세종대왕의 모습은 굉장한 의미로 다가왔다. 이런 장면들은 무엇이 정의인지 알면서 그것을 실천하고자 하는 원동력-그것이 용기임을 보여주고, 과거 <한반도>에서의 국무총리 문성근의 캐릭터가 가지는 지독한 이성주의적, 사대주의적 사고를 무너뜨린다.

 

마침내 신기전이 완성되고, 그로써 영화는 황당하지만서도 개운한 결말을 내며 끝 맺는다. 세종은 이에 기뻐하며 설주와 홍리에게 사례를 하고자 하지만, 둘은 이를 정중히 거절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들의 뒤에 세종을 절을 하는데, 이를 만류하는 신하들에게 "나는 왕이지만 저들은 황제이니라"는, 현재 민주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김유진 감독의 의도는 아마, 이런 자세로 국민들에게 신경을 써달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 설주와 홍리의 혼인을 암묵적으로 암시하며, 감성과 이성의 조화에서 탄생한 이상향(꿈=신기전)이 지금 필요하다고 넌지시 말하고 있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영화 전반에 걸쳐서 정재영과 한은정의 멜로 드라마라인이 약간 어색했다는 점을 들 수 있고, 한반도가 계속 생각났다. 또 영화 마지막 신기전의 발사장면이 반복되고 CG가 약간 어색했다는 점이 생각났다.(바닥에 박힐때 좀 어색...) 신기전이 터질때 사람들이 그냥 쓰러지기만 하고, 몸에 상처가 없다는 점이 너무 어색했다. 모름지기 화약이 폭발한 중심부에 있던 사람들은 형체도 없이 살점만 있어야 한다거나, 피가 지천에 널려 있고 알아보지도 못할 만큼 훼손되 있어야 하지 않나,. 근데 시체들이 너무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명나라 사신들, 여진족들이 모두 중국어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조금 복잡하더라도 수고스럽더라도 이건 좀 해 줘야지 않았나. 

 

아무튼, 영화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적절한 카타르시스를 보여준다. 근래 보기드물게 정치사회현실에 대해 일갈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대리만족일지라도 말이다. 다만 걱정이 드는데, 이런 영화를 보고서 현실에 대해 다시 인식했을 때 그 얼마나 실망이 클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상의 환상은 현실에서 계속되지 않기 때문에다. 설주야, 홍리야, 창강아, 세종대왕님아, 어딨니. 못찾겠다. 꾀꼬리.

 

p.s정재영씨 너무 귀엽다.ㅎㅎ

 

 

-이 글을 쓰는데 참고한 서적

소설 <완득이> 소설<파이로 매니악> 만화 <브레이커> 등.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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