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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 영웅은 없나보다. 울학교 이티
gtgta 2008-09-12 오후 9:43:32 1757   [0]

/영화를 보고 나서 결론을 내렸다. '이건 히어로물이다.' 물론 스파이더맨 배트맨 같은 액션 히어로가 아닌, 사회적약자의 위치에서의 히어로. 하지만...

 

/사실 좀 웃고 싶었을 뿐이다. 묵시록적 결말이 예상되는 20세기 소년 1/3편 <강림>을 보자니, 원작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큰 탓인지라 쉽게 결정을 못했고, 맘마미아는 취향탓에....(이라기 보다, 혼자 로맨틱 코믹 멜로를 보자니 너무 썰렁해서....)결국 울학교 이티로 결정, 영화관에 들어섰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자꾸 멀게는 죽은 시인의 사회, 가, 가깝게는 슈퍼스타 감사용이나, 두사부일체, 투사부일체, 짱 등의 영화가 생각났다. 꼴찌의 자리에서부터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자세가 담긴 영화들이었다. 공통점은, 그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위안이자, 자기 만족등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메타포이자 공통관심의 대상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결국 퇴출시켜버리는 그런 구조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위 영화들의 주인공들은 영웅적 태생(태도)를 보인다. 갖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영웅 말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 키팅(로빈 윌리암스)은 학생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주려고 하며, 두사부일체 투사부일체의 계두식(정준호)는 학생으로서, 선생으로서 주변 사람들을 가르치려고 한다. 감사용(이범수)는 최강 투수 박철순(공유)를 꺾기 위해 모두가 마다하는 경기에 선발투수를 자청하고 연습을 피나게 하며, 음악 선생 황기풍(차인표)은 문제아들을 계도시키는 한편, 그들로 하여금, 음악 콩쿨에 입상하도록 가르친다. 

 

/울학교 이티는 역경을 딛고 성공하는 결말을 보여주는 위의 영화들과는 다른 결말을 낸다. 비록 그 열정이나 노력이 강하더라도, 사회 전체에 대한 결과물과 개인의 성취도의 비교를 보여주는, TV프로그램을 바라보는 김수로의 눈물을 보고 있자니, 참 슬픈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 맞서는 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처절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때의 결과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영화는 정면에서 비춘다. 마지막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지만 정년을 앞둔 선생한테 괜찮다고 말했을 때, '자신은 영웅'이라서 당당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때의 상황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의 김수로의 모습은 처참하다.(이같은 느낌은 다른 영화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짱 황기풍 선생-차인표-은 문제아들이 인정받지만 결국 사표를 쓰고 이별하며, 죽은 시인의 사회 키팅선생은 나중에서야 학생들의 존경을 받지만, 연극배우를 꿈꾸던 윌의 자살이란 상처를 얻는다.)

 

/영화 전반에 걸쳐서 김수로의 연기는 무난하다. 하지만 감정선의 조절이 잔혹한 출근, 흡혈형사 나도열 보다 훨씬 진보된 것 같았다. 사실, 영화 전반에 걸친 선생역할은 다른 영화에서 수없이 등장한, 익숙한 모습이었다. 야자 땡땡이-생날선생, 가정방문-두사부일체, 투사부일체 학생에 대한 애정-죽은 시인의 사회... 이 모든 역할을 무리없이 수행하면서 김수로는 천성근 캐릭터를 잡아놓았다. 물론 영화가 천성근 캐릭터에 너무 매여있다시피하니까, 나중 결말은 좀 허무하다 싶다. 천성근 캐릭터를 응원하는 다른 학생들의 캐릭터에도 여담이 있었으면 싶었다.

 

/학생들을 살펴보자면, 박보영이 맡은 한송이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들보다 조금 더 비중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중 결말에 혼자만 나온게 아쉬웠다. 또, 너무 익숙한 전개랄까. 문채원이 맡은 이은실 캐릭터는 두사부일체, 투사부일체의 여주인공 학생과 너무 많이 겹쳤다. 하지만, 남학생들의 캐릭터가 색다른 거라서... 괜찮았다. 마마고딩 옥기호(이찬호), 문제아 백정구(백성현), 쌈짱 오상훈(이민호) 모두 여학생들의 상투성에 약간이나마 위로가 되는 전개를 이끈다.

 

/주변사람들도 영화(의 주인공 )(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확하게 제시한다. 교장 이한위는 이사장 아내에게 시달리면서도 계속해서 김수로를 위해주고, 영어선생 김형범(?)은 호시탐탐 눈엣가시인 김수로를 쫓아내려고 한다. 주변의 인물들(동료 체육교사, 음악선생, 친구들)은 걱정하지만 현실에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안타까워 한다. 그러면서도 충분한 현실감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권투 특기생으로 메달을 따게 해서 문제아 정구를 대학에 입학시키려는 천성근의 열성이 극에 달해서 나온다. 하지만 영화는 결국 천성근 역시도 현실에 따르게 된다는 사실을 넌지시 드러낸다. "정구야 금 따야 된다!" 현실에 맞서서, 열정과 노력만으로 헤쳐나가던 천성근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제자를 대학에 보내려는 학부모같은 천성근밖에 없다. 물론 영화 내부 위치에서 문제아 한명을 바로잡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사실 좀 아쉬웠던 장면이었다. 결국 현실에 묻힐 수 밖에 없는 개인을 그린달까.

 

여러모로 아쉬운 장면이 많은 영화였다. 처음 몰입도는 상상을 초월하지만, 나중에 현실에 맞닿으면서 굴복해나가는 천성근이 불쌍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서 말이다. 또 김수로 혼자서 개그부분을 처치하기 힘들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수로에게만 기대는 전개가 아쉬웠다. 현실에 대한 비판만 하고 결국 굴복하는, 영화의 결말도.

 

P.S 왜 요즈음 영웅같은 인물들이 현실에 없는지 알겠다. 드라마, 영화속에도 없으니까. 현실에 결국 묻혀갈테니까. 

 

P.S 2 까메오 출연한 하정우 멋졌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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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학교 이티(2008)
제작사 : (주)커리지필름 / 배급사 : (주)SK텔레콤
공식홈페이지 : http://www.et2008.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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