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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의 격렬한 4분.. 그리고 정적... 포미니츠
ldk209 2008-09-16 오후 2:15:36 1089   [0]
마지막의 격렬한 4분.. 그리고 정적... ★★★☆

 

40년째 여성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온 크뤼거(모니카 블리브트리우)는 살인죄로 복역 중인 소녀 제니(한나 헤르츠스프룽)가 피아노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고, 교도소장을 설득해 제니가 피아노 콩쿠르에 도전하도록 한다. 헌신적으로 가르치던 크뤼거는 제니가 뛰어난 실력으로 콩쿠르 본선에 오르자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재소자들 간의 갈등 끝에 사고가 발생하면서 교도소 측은 제니의 콩쿠르 참가 자체를 금지한다. 크뤼거는 제니의 콩쿠르 참석을 위해 무모한 계획을 세운다.

 

<포 미니츠>의 기본 시놉시스를 보면 클리셰에 가득 찬 음악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천부적 재능을 가진 아이와 선생의 교감. 그런데 <포 미니츠>는 이런 예상과 조금 엇나간다. 크뤼거는 2차 대전 당시 나치에게 목숨을 잃은 연인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려온 동성애자(레즈비언)이며, 제니는 아버지에게 강간당하고 속박당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두 여성의 교감은 이런 식의 다른 영화에 있어서의 교감과는 색깔을 달리한다. 크뤼거는 애정의 대상으로서 제니에게 묘한 감정을 품고 있고, 제니는 그러한 사실을 알고서 수갑 찬 손으로 크뤼거의 허리를 감아 춤을 춘다든가 분노에 찬 주먹을 날리기도 한다. 그래서 <포 미니츠>는 음악영화보다는 심리드라마의 성격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거기에 제니는 가능성 있는 피아노 천재가 아니라 이미 수차례 콩쿠르에서 수상을 한 경력자로 포장되어 있다. 즉, 크뤼거를 만나 내재화되어 있던 재능이 성장하고 폭발하는 게 아니라 크뤼거는 단순히 제니의 콩쿠르 참가를 위한 조력자로 비치기도 한다. 즉, 이 영화는 성장 영화로서의 담론은 별로 담겨져 있지 않다. 영화 초반부의 크뤼거가 한 말은 영화의 이런 성격을 단정적으로 규정짓는다. “난 네가 더 나은 피아노 주자가 되도록 도울 순 있지만 더 나은 인간이 되게 해줄 순 없다”

 

그리고 실제로도 제니가 크뤼거로부터 피아노 레슨을 받으며 인간적으로 더 성숙해졌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녀는 결코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는 야생마와 같은 존재다. 그럼에도 제니는 크뤼거의 레슨을 받으며 적어도 자신과 교감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에게 존중의 표현은 할 줄 알게 된다. 4분의 격렬한 연주가 바로 그것이며, 그 뒤의 정적은 묘한 감상에 빠져 들게 한다.

 


(총 0명 참여)
shelby8318
괜찮을 듯하네요. 꼭 한 번 봐야겠네요.
  
2008-09-1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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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미니츠(2006, Four Minutes / Vier Minu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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