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적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미장센이 추억으로 남아, 고이 간직되리라."
화영연화 찬가(讚歌)
왕가위 감독이,
단순히 스타일리쉬한 영상만을 보이는 작가가 아니라,
영상의 깊이와 미장센의 완벽한 배치.
그리고 색감에 있어서 얼마나 천재적인 기질을 보여주는지,
그 재능을 얼마나 잘 나타낼 수 있는지를 알려준 영화.
<이터널 선샤인 (2004)>의
미셸 공드리와 앙리 카우푸만과 같은 천재적인 시나리오는 없지만,
이안 감독의 <색, 계 (2007)>에서의
적나라한 리얼리티의 극한도 존재하지는 않지만.
극히 절제된 대사와,
두 배우의 정말 뛰어나고 디테일한 연기.
그리고 아주 잘 정리되고 짜여진 미장센과 화면의 흐름.
게다가, 마치 몸을 흐르는듯한, 아주 잘 맞춰진 한벌의 수트처럼,
영상에 100%이상 들어맞는 음악까지.
이 모든 요소가, 완벽한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깊은 슬픔과 사랑이 배어나오는 한편의 작품을 만들어내버렸다.
두 주인공은 그 짧은 마주침의 연속과, 잠시나마 사랑했던 순간을
그들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화양연화)으로
과연 기억하고 있을까.
아니 기억하고 있을듯.
영화 마지막의 배경으로 나오는
앙코르와트가, 지금은 먼지 쌓인 하찮은 바위일지언정.
과거의 영광스런 시간을 간직하고 있듯이.
그 둘 또한 그들의 가장 아름다운웠던 시간을,
그들 마음 속 어딘가에
조용히 비밀처럼 간직하고 살아가기를.
조심스레 바래본다.
20080112.
@ 스폰지하우스 광화문.
by CINE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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