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전형적인 일본인들의 습성을 보여주는 영화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그들의 성격,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살길 좋아하는 그들이 좋아하는 고양이,
주인공이 얌전얌전하게 말하는 말투하며, 만화를 통해서 삶을 배우는 그들의 만화에 대한 경배와 애정.
이러한 사소한 습성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저들은 그래서 일본인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게끔 한 영화다.
그만큼 일본영화라는 더욱 더 강하게 다가온 영화.
이 영화는 사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애묘가(愛猫家)'나 일본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아니면,
너무 잔잔하고 조용하고 때로는 사소한 일상들의 나열이 지루해서 그만 졸지도 모른다.
얼마나 잔잔하면은, 역대 본 일본영화 중에서도 그 어떤 영화보다도 너무 조용하고 잔잔해서
옆 상영관에서 흘러나오는 광고음악과 영화소리가 다 들릴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은 일체의 미동도 없이 영화의 정적(靜寂)에 동요된 듯 했다.
40세에 이른 성공한 만화가, 아사코.
그녀에겐 연애나 남자도 없이 '사바'라는 한 마리의 고양이와 그녀의 어시스트들만이 있었다.
그러한 그녀에게 없어선 안될 존재 '사바'가 죽고난 후,
얼마 후 새로 맞이하게 된 '구구'는 오묘한 존재였다.
'두번째 고양이이기에 첫번째 고양이의 몫까지 더 사랑받게 되는 존재'.
'구구'는 그러한 존재였다. 또한, 그녀에게 다양한 삶의 변화를 이끌어오는 존재이기도 하다.
첫번째 고양이 '사바'가 15년동안 같이 살면서 그녀에게 못 일깨줬던 의미들,
'사바'가 죽고나서야 그 존재감이 '구구'에게 옮겨지고 나서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된 삶의 의미들.
이 영화에서 고양이들은 그러한 존재였다.
일본인들에겐 외로운 삶의 친구가 되는건 사람도 아니고 우리네처럼 활발한 개도 아니다.
그들의 옆에 조용히 있어주면서,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는 '고양이'.
그들을 귀찮게 하지도 않고, 따로 손이 더 가는 것도 아닌 애완동물.
마치 지극히 '개인적인'모습을 띠면서 살아가는 그들 '일본인'들은 '고양이'들과 닮았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누도 잇신 감독 작품으로,
쏠쏠한 흥행중이지만, 사실 전작들에 비해 많이 잔잔하고 때로는 너무 사소해서
조금 처진다. 그래도 우에노 쥬리와 고양이들의 귀여운 짓들을 보고 있노라니, 시간은 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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