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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근직과 외근직의 갈등..... 바디 오브 라이즈
ldk209 2008-11-03 오후 9:25:52 1186   [0]
내근직과 외근직의 갈등..... ★★★

 

리들리 스콧 감독을 전쟁 영화의 대가로 부르기도 하지만, 그가 연출한 전쟁 영화가 많았던 것도 아니고, 그나마 <블랙 호크 다운> 정도가 긍정 평가의 대상일 것이다. 오히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묵시록적이고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그린 <에이리언>이나 <블레이드 러너>같은 SF 영화나 <델마와 루이스>와 같은 걸작을 만들어 낸 초창기의 명성을 현재까지도 팔아먹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의혹(?)까지 든다. <글래디에이터> 등 몇 작품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러셀 크로우, 마틴 스코세지 감독의 새로운 페르소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찍은 <바디 오브 라이즈> 역시 오락영화로서 기본적인 재미는 주고 있지만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세 명이 모여 만든 영화치고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는 못한다.

 

<바디 오브 라이즈>라는 거창한 제목과 함께 영화는 워싱턴과 중동의 여러 국가, 그리고 유럽을 넘나들며 시종일관 숨 가쁜 첩보전을 보여주지만 묘하게도 별다른 긴장감이 느껴지지지는 않는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대테러 첩보 활동 중인 미국 CIA 요원 로저 페리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CIA 전략가 에드 호프만(러셀 크로우)의 지시에 따라 이슬람 테러단체의 수장인 알 살림을 체포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페리스는 아무런 흔적도 없는 알 살림을 체포하기 위해 교란작전을 펼치지만, 이를 눈치 챈 알 살림에게 붙잡히며 생사를 넘나드는 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내근직인 호프만과 외근직인 페리스의 갈등과 대립을 보여주지만 그런 대립과 갈등으로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인지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재미를 주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미 FBI 요원과 이슬람 테러 조직원의 시각을 교차함으로서 의도치 않게 교훈을 안겨 준 <킹덤>정도의 균형도 유지하지 못한 채 영화 초반부에 내뱉어지는 테러에 대한 호프만의 미국 중심주의적 발언은 그대로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규정해 버린다. 중동을 다루는 영화들이 형식적으로나마 테러의 원인에 대해 이슬람 쪽 입장을 언급함으로서 나름 균형을 갖췄다고 하는 면죄부를 받으려 했다면, <바디 오브 라이즈>는 그런 소소한 노력조차 제거해 버린다.

 

게다가 <바디 오브 라이즈>에는 새로움이라는 요소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전형적이다. 책상에 앉아서 상황을 재단하는 내근직과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외근직의 갈등도 그러하고, 현지 여인과의 로맨스, 서로 뒤통수를 치는 첩보전 등도 기존 첩보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빌려온 듯하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이야기와는 달리 <바디 오브 라이즈>가 긴장감을 주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전형성에 기인하고 있다.

 

그나마 이 영화에서 나름 기억에 남는 설정은 호프만의 일상을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면서, 아이와 같이 식사를 하면서 호프만은 전화로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고, 진실을 호도하며 궤변을 늘어놓는다. 이건 마치 책상에 앉아 아프리카와 남미의 국경을 대충 자대고 그어 놓고는 이에 반발하는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서구 제국주의 역사의 한 단면일수도 있고, 가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부대로 출근해 전략 폭격기인 스텔스기를 몰고 대서양을 횡단해 이라크에 엄청난 양의 폭탄을 투하해서 인명을 살상해 놓고는 다시 대서양을 건너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미 공군 조종사의 하루(?)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이건 너무 끔찍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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