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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즘의 평등성. 아내가 결혼했다
minkyu1011 2008-11-06 오전 11:50:43 11957   [2]

 

 

  많은 사람들이 아결을 보고나면 극명하게 두가지 반응으로 갈린다고 한다. 이건 성에 관련되기도 하는데 여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신선하다고 하는 반면, 남자들은 분노에 차 영화관에서 나오는 엘레베이터에서까지 씩씩거리기 일수다. 그만큼 영화가 관객들에게 극 중으로 몰입시켰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는 좋은 반응이다. 안티도 팬이라고 하지 않는가. 분노에 낮은 평점을 주는 남자들의 그런 관심도-남자들은 귀찮아서 평점놀이를 잘 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볼 때- 관심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결을 잘만든 영화다. 아니면 말도 안되는 억지 영화다. 라고 평가하는 것은 정말 억지다. 누군가 말한 것 처럼 이런 사랑의 방식도 있다라고 보여주는 영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나 또한 결말이 주인아와의 결별로 끝나길 바랬던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매력이자 문제점은 바로 의문이다. 관객들에게 의문을 들게 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아결은 그런 의문을 안은 채 끝까지 갈 뿐 아니라 약간은 억지스럽게 의문을 억지감동으로 무마시키려고 한다. 내가 가장 크게 들었던 의문은 주인아의 진정성이다. 두명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주인아 개인의 취향이라고 하자. 하지만 분명히 노덕훈의 생각으로는 그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덕훈이 그런 주인아를 반대하면서도 계속 끌려가고 분노하면서도 헤어질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노덕훈이 연애를 통해 한가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인정할 수 없다고 주인아에게 이별이나 선택을 강요하면 주이나는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그것은 주인아 또한 잘 알고있다. 노덕훈이 자신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관계속에서 주인아의 제안은 제안이 아니라 폭력에 가깝다. 노덕훈의 사랑을 인질로 강요하고 정신적으로 폭행하는 테러리스트이다. 둘 다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둘 다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당연한 말로 사랑은 인질이 될 수 없다. 더구나 노덕훈과 한재경은 둘 다 주이나가 자신만의 것이 되길 바란다.

 

  영화는 사실적이다. 구체적인 인물의 단편까지 볼 뿐 아니라 주변 환경까지 영화에서는 눈으로 볼 수 있다. 소설에 독자의 상상력의 부분이 넓다면 영화는 좀 더 제한적이다. 소설을 읽는 독자가 몰입과 허구의 사이에 있다면 영화는 좀 더 몰입하고 자신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때문에 소설에서 독자는 자신의 의문을 스스로의 생각을 통해 이해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영화에서의 관객은 작은 의문도 극중에서 해결해주길 바란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앞서 말한 의문은 극 중에서 계속 맴돈다. 주이나가 주중에는 한재경과 주말에는 노덕훈과 보내는 일상을 완벽하게 소화할 뿐만 아니라 노덕훈의 일순간의 외도도 쿨하게 넘기는 모습을 보면 주인아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점점 의문점이 커진다. 점점 세상의 한 현실이 아니라 꿈같이 느껴진다. 이건 분명하게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이다.

 

  주인아는 노덕훈을 사랑하긴 하는 걸까. 사랑하지만 전혀 구속하지 않을 뿐인건가. 구속과 사랑은 완전히 분리 될 수 있는 건가. 주인아는 완전한 분리에 성공하지만, 관객은 현실적으로 완전한 분리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남성위주의 불륜물이 판치는 세상에서 이 영화는 통쾌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갈린다. 모든 남성 불륜물에 대비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결의 주인아는 '외도'의 주인공으로 죄책감이 거의 없다. 게다가 정당성을 주변에게까지 강요한다. 많은 불륜물이 베드엔딩으로 끝나는 반면에 이 영화는 결국 노덕훈이 이해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결국 끝까지 노덕훈은 없는 채 주인아의 사랑관만이 강요되었을 뿐이고 노덕훈은 사랑이라는 인질을 죽이지 못하고 투항한다. 이건 남자를 넘어서 정말 눈물나고 가슴아픈 굴복이다. 노덕훈의 짝사랑은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사랑은 불행하다. 극으로 치닫던 영화가 마지막에 프리메라리그를 관전하면서 화해하는 장면으로 급작스럽게 끝을 맺는다. 나도 조금은 보수적인 입장에서 단죄의 칼을 내려주길 바랬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결에서 보여주는 사랑의 의문은 사랑의 공감보다 대다수에게 전파되었다고 생각된다. 진보적인 내 여자친구도 베드엔딩을 바랬다고 하니깐 말이다.


(총 1명 참여)
d9200631
보는 내내 짜증나는 영화는 첨..   
2010-04-05 04:12
yoooun
공감합니다. 하지만 기존과 전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볼수있는 기회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강점이 있는 것은 확실한 것같아요.
  
2008-11-11 11:18
ambitious87
정서상으론 이해하기 저도 좀 힘들던데요,,   
2008-11-09 22:48
sonc007
아 배고파   
2008-11-08 10:41
ffoy
구속은 안 하되 질투는 하는 것 같네요. 한마디로 이기적인 자유연애주의자 주인아씨! ^^a 영화 볼 때는 홀려서 봤는데, 상기해 볼 수록 참 이해하기는 힘든 캐릭터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2008-11-07 12:4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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