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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다운 영화 거북이도 난다
wodnr26 2008-11-18 오전 9:51:14 700   [0]
 

영화의 시작은 이라크전쟁이 발발하기 몇 주전, 이라크와 터키의 국경지역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쿠르드족 사람들을 비추면서 시작된다.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곳에서 TV도 라디오도 없이, 검은천으로 덮어놓은 새 장 안의 새처럼 두려움에 떨며 살고있는 그들. 온통 지뢰밭인 곳에서 아이들은 지뢰 때문에 목숨을 연명하기도 하고, 지뢰 때문에 자신의 신체가 망가지기도 한다. 팔이 하나 다리가 하나 앞이 보이지 않아도 그들에겐 전혀 낯선 풍경이 되지 않는다. 적어도 그곳은 그렇다.

영화의 중심은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고, 그 중에서도 위성, 헹고, 아그린, 리가라는 네 명의 아이들이 중심이 된다.

 

어린 나이지만 이미 세상 사는 방법을 터득하고 높은 수완으로 마을의 총책임자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위성, 전쟁 중 지뢰때문에 양팔을 잃은 오빠 헹고, 전쟁 중 성폭행을 당해 열살 남짓한 나이에 아이를 출산하게 되는 여동생 아그린, 그리고 그 아그린의 아이 리가.. 아그린은 그런 자신의 상처때문에 늘 자살을 생각하게 되고, 원하지 않는 아이의 출산으로 인해 늘 모성애와 아이를 버리려는 마음 속에서 갈등한다. 이런 아그린을 보고 첫눈에 반해 아그린의 일이라면 두팔 걷고 도와주는 위성.. 그곳에서는 누구 하나 상처 없는 아이들이 없지만 이들 네 명의 상처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진득하게 파고든다.

분명 ‘전쟁영화’라는 건 알고 갔는데 그 흔한 총격신 하나 없다. 귓전이 찢어지도록 싸우는 전투신 하나 없고, 피 흘리며 죽어가는 군인들도 하나 없다. 그런데 이 영화 참 지독하게 강하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아주 강하게 마음 속에 남는다. 일부러 웃기려도 웃긴 상황을 만들어서 웃기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감동을 주려고 슬픈 상황을 만들어서 울리는 것도 아닌데 보다보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전혀 가식적으로 꾸민 ‘꺼리’가 없는데 관객들 마음은 다 가졌다. 그냥, 영화가 아니라 국경지역에 카메라 한대 설치해놓고 24시간 녹화시킨걸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전쟁’의 피해를 입고 사는 사람들이 어떠한가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어떠한 전쟁영화보다도 표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다. 그게 물론 ‘아이들’이라는 장치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무던하면서도 강렬하게‘전쟁’이라는 요소를 표현하고 영화에 담아낼 수 있는 감독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

영화를 보고나면 ‘그래, 나는 저 곳에 없으니, 저 곳에서 전쟁이라는걸 겪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얼마나 행복하냐’라며 자신을 위로하는 대단한 이기심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기심과 미안함 속에 한동안 갈등하다 보면 자연히 이기심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곳에 없듯 그들도 그곳에 있게 된 데는 선택권이 없었다. 과연 누가 그들의 삶을 보상해줄 수가 있을까. 어쨌든 이 땅에서 전쟁은 없어져야 된다. 어떤 이유로든..

나중에 비디오라도 꼭 보길.. 간만에 추천할만한 영화가 하나 생겼다

(영화에서 거북이의 의미가 뭘까…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해봐도 잘 이해가 안 갔었는데 오늘 찾아보니 감독 인터뷰에 나와있더군. 영화 볼 사람들은 영화 본 후에 찾아보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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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lby8318
글 잘 봤어요 날이 점점 추워지네요.   
2008-11-1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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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도 난다(2004, Turtles Can Fly / Lakposhtha Ham Parvaz Mikon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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