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스펙터클한 로맨스나, 에로티시즘으로 가득한 화면을 기대했다면
너무나! 실망스러운 영화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를 시네마 정동 런치타임에 나 홀로 보게 됐다.
그런데 왜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통곡에 가까운 눈물을 흘렸는지,
마치 `제인 에어`의 처절한 번외편을 보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늘 코르셋으로 몸을 졸라대는 시대를 동경해왔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옛 여인들의 인생이란 요즘의 여인네들보다는 훨씬 번거롭고, 기구하기 그지 없다.
키이라 나이틀리의 군살 없는 몸매는 훌륭하지만 평면 가슴은 안습이고,
그녀의 긴 목을 아름답게 장식하던 쵸커만 탐이 날 뿐이다.
키얼스틴 던스트가 주연이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심각한 버젼이라고나 할까.
실패작은 아니지만, 핀트가 묘하게 어긋난 영화인 것 같다.
그건 아마도 `공작부인`이라는
마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기대하게끔 하는 압축된 제목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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