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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었을까? 진실이었을까?.. 추적
ldk209 2008-11-26 오후 10:56:17 1225   [2]
게임이었을까? 진실이었을까?..★★★☆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런 영화, 저런 영화를 쭉 보다보면, 나름 내가 좋아하는 영화 스타일이 정립되기 마련이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나는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보다는 저예산의 작고 효율적인 영화에 더 매력을 느끼는 편이다. 특히 한정된 공간에서 적은 인원이 밀도 높게 끌고 가는 영화는 시놉시스만으로 내 눈길을 끈다. <추적>은 그런 의미에서 거의 극한까지 밀고 올라간 영화라 할만하다.

 

영화 <추적>에서 등장하는 공간은 앤드류(마이클 케인)의 집이 유일하고(잠깐 비치는 거리라든가 자동차 내부를 제외한다면), 등장인물도 단 두 명에 불과하다. TV에 나오는 남자 배우(해롤드 핀터-이 영화의 각본)와 목소리만 등장하는 여자 배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1972년에 제작된 영화 <발자국>을 리메이크한 <추적>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발자국>에서 마일로 틴들을 연기했던 마이클 케인이 그 상대역인 앤드류를 연기한다는 점일 것이다.

 

유명한 추리소설가인 앤드류 와이크 집에 어느 날 무명배우인 마일로 틴들(주 드로)이 찾아온다. 마일로는 앤드류의 아내와 불륜인 사실을 고백하며 앤드류에게 아내와의 이혼을 요청한다. 그러자 엉뚱하게 앤드류는 마일로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석을 훔칠 것을 제안한다. 앤드류는 도둑맞은 보석에 대한 보험금을 타내고, 마일로는 훔친 보석으로 아내와의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달콤한 제안. 그러나 보석을 훔치러 들어온 마일로에게 앤드류는 총을 발사한다. 그로부터 3일 후, 한 형사가 앤드류의 집을 방문해 마일로의 실종을 캐묻는다. 앤드류는 그저 게임이었을 뿐이라며 살인을 부정하지만 형사는 집요하게 추궁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시종일관 한정된 공간에서 두 배우의 연기로 지탱이 되는 영화 <추적>은 서늘하면서도 뜨거운 두 배우의 연기와 밀도 높은 시나리오로 인해 잠시도 긴장을 멈출 수 없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물론, 당연하게도 두 배우만이 출연하기 때문에 앤드류의 집에 찾아온 형사가 사실은 마일로가 분장했다는 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대게의 영화들이 그런 사실을 감춤으로서 긴장을 유지시키는 반면, <추적>은 마일로가 형사라는 사실을 알고 본다고 해도 영화적 재미를 크게 해칠 정도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마이클 케인과 주 드로, 둘의 관계에서 긴장감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첫 게임의 승자는 앤드류였고, 두 번째, 세 번째 게임의 승자는 마일로였다. 그러자 앤드류는 새로운 제안을 내 놓는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관객은 과연 앤드류의 제안이 게임인지, 진실인지를 놓고 갈등하기 시작한다. 물론 마일로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영화는 일종의 퀴어 영화로의 색채를 보여주지만, 동성애에 병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부담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모든 상황이 끝난 후 앤드류의 눈에 흐르는 한 줄기 눈물은 그의 제안이 진실이었음을 내비친다. 그러나 모든 건 이미 파국으로 종결되었다.

 

<추적>에서 최고의 감상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마이클 케인의 연기다. 35년 전에 마일로 틴들을 연기했던 마이클 케인은 이제 앤드류가 되어 어떨 때는 악마를, 어떨 때는 겁많은 노인을, 어떨 때는 사랑에 빠진 동성애자로 능수능란하게 변화해간다. 상대역인 주 드로의 연기가 좀 더 비열하고, 좀 더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마이클 케인의 연기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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