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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의댄서] 진정 슬픈가, 그대? 어둠 속의 댄서
islido 2001-02-20 오전 10:05:15 1154   [0]
솔직히 라스 폰 트리에라는 거인의 이름을 앞세우는 영화 <어둠 속의 댄서>를 보고 난 후, 이틀이 지났건만 내 생각은 도통 감독을, 또 영화를 알 수 없다는 것에서 맴돌고 있다. 슬픈 건지, 그래서 감동적인지 아니면 자꾸만 그 슬픔을, 감동을 가로막는 뮤지컬 장면이 흥겨웠던지 오리무중일 뿐이다. 물론 좀더 사실적으로, 액면 그대로 말하자면 조금은 슬펐던 것이 사실일 듯하다.

<어둠 속의 댄서>의 주인공 셀마는 체코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이다. 그네의 삶은 여느 이민자의 삶이 그러하듯 힘겹다. 그네의 외피를 둘러싸고 있는 이민자라는 위치뿐만 아니라 점점 멀어가는 눈과, 그것이 아들에게까지 유전된다는 개인적 상황은 그네의 고통을 배가시킨다. 셀마가 그런 현실을 벗어나는 순간은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연습할 때뿐이다. 하지만 그네의 가장 절실한 소망은 그 자신이 어두운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들에게 그런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 바램은 그네가 처한 현실로 볼 때 결국 슬픈 모성애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그렇듯 '어둠'과 '댄서(보이지 않는 이에게 춤이란 어떤 의미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뻔하지 않은가... 적어도 그것이 음악이 아닌 춤이라면...)'라는 제목에서부터 암시되어 있듯 이 영화는 대조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셀마가 살고 있는 현실은 절망적이며, 그가 꿈꾸는 환상은 희망적이다. 현실 위에서 카메라는 들고찍기로 일관해 시종일관 불안감을 던져주며, 그와 반대로 환상인 뮤지컬 장면을 찍는 카메라는 더할 나위 없이 안정적이다. 그러나 2시간을 조금 넘긴, 나름대로는 긴 시간이지만, 현실 위에서는 짧기만한 제한된 시간 속에 갇힌 영화는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널뛰기하는 파장의 진폭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절망도 희망도 그 끝까지 다가가지 못하고 이도 저도 뚜렷하지 않은, 이상스런 느낌만을 자아낼 뿐이다. 다시 말해 셀마의 희생이 주는 감동은 가슴 깊이까지 도달하지 못한 채 어느 언저리쯤에서 멈춰 고이고, 그 고인 자리에서 조금 넘쳐 흘렀을 법한 눈물이 자국만 남길 뿐인 것이다.

어쩌면 영화가 끝난 후 일어서던 주변 사람들 눈가 주위의 눈물 자국이 도대체 감독이 무얼 얘기하고 싶었던 것인지 알 수 없던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그 자국의 몫이 다분히 셀마를 연기한 비요크라는 배우의 신들린 듯한 연기임을 알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그리하여 나는 묻고 싶은 것이다. 이 영화를 본 이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볼 이들에게... 진정 슬픈가, 그대?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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