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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유] 0과 1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e-세대만의 사랑 방정식 후아유
lchaerim 2002-05-23 오후 1:18:25 742   [1]
이 영화를 본 것은 꽤 됐지만, 막상 영화에 대해 글을 쓰려니 컴퓨터 키보드에 손이 가질 않았다.
무엇에 대하여 써야하나, 누구나가 생각하겠지만 신세대 사랑법에 초첨을 맞추어야 하는지.. 아니면 좀 더 새로운 접근 방식을 택해야 할지.. 필자 자신이 연애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무엇이 그녀와 그를 이끌리게 했는지 도통 감도 안 오고, 때로는 영화를 보며, ‘저런 닭살스런 행동을 해야 하나..’ 라며 몸서리(?)를 치기도 했다.

5년전인가, (세월 참 빠르군.. ㅡ.ㅡ;) 우리에게 이례적으로 다가온 영화가 있었다. 대충, 이 정도 얘기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렇다.. 바로 <접속>이다. 사랑을 담은 멜로 영화였지만, 주인공들은 끝에 가서야 한번 만날 정도로 우리가 상상했던 연애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게 되어 해피엔딩을 이끌어 내는 연애 방정식을 과감히 탈피하여 오로지 컴퓨터 키보드와 모니터로 서로간의 존재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그 사랑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 후, 2002년에 다가온 영화 <후아유>는 제목 그대로.. 자기를 숨기고 익명의 또 다른 나를 만들어 내가 알고 있는 것 보다 더 무궁무진한 만남을 이끌어 주는 인터넷 채팅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접속> 이후, 5년의 세월속에서 변한 것은 텍스로만 이루어졌던 모니터 속 사건들이 이제는 동영상에, 아바타 등등.. 멀티미디어라는 칭호가 서럽지 않을 만큼 우리에게 다가왔다. 비단, 이러한 기술적인 부분만 바뀐 것은 아니지만.. 5년전 <접속> 때보다 좀더 신세대적인 사랑 공략법도 우리에게 보여 주려 한다.

채팅게임 ‘후아유’의 기획자 ‘형태(조승우 분)’는 2년 넘게 준비해 온 게임의 오픈을 앞두고 테스트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노심초사하던 중 게시판에서 후아유를 비방하는 ID '별이‘의 글을 읽고 분개한다. 형태는 그녀가 같은 건물의 수족관 다이버라는 것을 알고 베타테스터 인터뷰를 빙자하여 찾아갔다가 엉뚱하고 당돌한 그녀에게 반한다. 인어쇼를 히트시키기 위해 연습에 열중인 수족관 다이버 ’인주(이나영)‘. 한때는 국가대표 수영선수였지만 부상을 당한 후 63수족관 다이버로 일하는 그녀는 후아유 인터뷰를 위해 찾아왔다는 형태에게 옛 남자친구의 눈빛을 느낀다.

형태는 자신의 아바타 '멜로'로 자기를 숨기고 인주의 게임 파트너가 되어 그녀에게 접근하는데, 온라인과 현실 양쪽에서 그녀를 알아가는 아슬아슬한 게임을 즐기면서 점점 그녀에게 빠진다. 그러나 인주는 자기를 너무나 잘 알아주는 파트너 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반면 현실속의 형태를 게임으로 떼돈 벌려는 이기적인 속물 취급한다.

그러던 중 전혀 알지 못했던 인주의 아픔을 발견하면서 사랑을 느끼는 형태, 멜로가 형태라는 것을 모르고 게임속의 멜로에게 빠져있는 인주의 환상을 깨려 하지만, 그럴수록 인주는 마음을 닫아버린다. 게임 속에서는 둘도 없는 커플이지만 현실에서는 싸우고 엇갈리기만 하는 두 사람. 형태는 자신의 아바타에게 질투를 느끼며 결국 자신이 멜로임을 고백하려 하지만 멜로를 만나고 싶어 하는 그녀 앞에서 자기의 아바타보다도 무력한데...

그렇게 현실과 게임의 벽에서 방황하는 커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참 안타까운 생각만 든다. 그 보이지 않는 벽이 왜 그렇게도 높고 두꺼워 보이는지 본인들은 모른다. 그 만큼 우리들은 직선적이고 거칠 것 없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감수성이 예민한 세대인 것이다.

이는 영화속 ‘인주(별이)’ 나 ‘형태(멜로)’만의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또 다른 커플이 있을 것이다. 혹자들은 ‘용기 없어 고백 못하는 것이 아니냐’ 라는 비아냥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문제이고 영화가 보여 주려 하는 것은 그러한 아픔들을 이겨내고 진정으로 서로를 감싸 줄 수 있는 이 커플의 사랑 방정식이다.

필자가 보면서 살 떨린 장면도 바로 이 것이었다. (ㅡ.ㅡ;;;) 필자의 선배들도 조언하는 거 보면, 사랑은 유치한거라 한다. 그건 당사자들은 잘 모른다고 한다. 바로 옆에서 보는 사람들만이 느낀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그 말이 맞는 거 같다. 필자 자신도 선배들 결혼하기 전까지 연애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 <후아유>에서 나온 것은 발끝만도 못 미칠 정도로 닭살스러웠으니까... 그 나마 영화는 좋은 점이 보기 싫으면 안 봐도 되지만, 현실에서는 그러한 쪼잔한 이유 때문에 필자의 선배들을 안 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한번 쯤 써 먹어도 좋을 거 같은 이야기들로 풍성한 영화 <후아유>...
지금, 사랑을 키워나가는 사람들이나 사랑을 준비하려는 사람들.. 필자처럼 맘만 굴뚝같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연애학 개론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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