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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카에 대한 소녀들의 로망... 트와일라잇
ldk209 2008-12-23 오후 8:13:49 1474   [2]
킹카에 대한 소녀들의 로망...★★★

 

햇살 가득한 애리조나주에서 엄마와 같이 살던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 - 왠지 이름부터가 판타지한 느낌이다)는 아빠와 살기 위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워싱턴의 한 소도시로 이주한다. 왕따였던 벨라는 먼저 접근해 오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럭저럭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백짓장처럼 하얀 얼굴에 붉은 입술을 가진 학교의 킹카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데, 알고 보니 그와 그의 가족들은 오랫동안 인간의 피를 거부하며 일종의 채식주의자로 살아 온 뱀파이어였다. 벨라를 보자마자 강렬한 흡혈 욕구를 느낀 에드워드는 욕망을 억누르며 사랑을 키워나가지만, 마구잡이로 사람을 해치는 뱀파이어 무리들이 나타나 벨라를 흡혈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벨라는 사랑을 위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빠진다.

 

미국에서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트와일라잇>은 한마디로 킹카에 대한 소녀의 로망이 가득 담겨 있는 일종의 로맨스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즉, 뱀파이어가 나온다는 이유로 뱀파이어 장르 영화를 상상하고 관람했다가는 실망만 한 가득 안고 나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극장에서 중간에 일단의 남성 관객들이 퇴장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아무래도 문화적 차이 때문인지 미국에서의 엄청난 열기가 쉽게 납득되지는 않는다. 물론 세대차이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주연 배우들의 캐스팅은 나름 절묘하다고 평가해줄만 하다. 벨라 역을 맡은 크리스틴 스튜어트. 이 중성적 매력의 배우를 처음 본 건 <패닉 룸>에서 조디 포스터의 딸로 나왔을 때였다. 그러다 작년인가 훌쩍 자랐지만, 여전히 보이시한 느낌을 간직한 그녀를 <메신져 - 죽은자들의 경고>를 통해 재회했더랬다. <트와일라잇>의 벨라가 뛰어난 미모의 여배우가 맡을 역할은 아니라는 점에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캐스팅은 적확하다고 평가해줄만 하지만, 그럼에도 나름 이쁘고(?) 날씬하고, 똑똑하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지혜로운 벨라가 왜 원래 살던 곳에서는 왕따였는지 도무지 이해 불가능이다.

 

에드워드 역의 로버트 패틴슨은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서 볼드모트에게 죽임을 당하는 역할로 선을 보였는데, 당시에도 일부 여학생들 사이에 ‘새롭게 등장한 잘생긴 남자 배우’라며 회자됐던 것으로 기억된다. 먼저 캐스팅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주장해 캐스팅됐다고 하는 일화가 전해지는 로버트 패틴슨은 확실히 연기력은 처지지만, 잘생긴 외모만으로도 자신의 역할을 100% 소화해내고 있다. 어차피 에드워드에게는 잘생긴 외모가 중요하지 특별한 연기력을 필요로 하는 역할은 아니니깐.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서, 이 영화가 소녀들의 로망을 담고 있다는 것은 철두철미하게 소녀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장르적 관점에서 <트와일라잇>은 뱀파이어의 전통이 전혀 보이지 않는 신개념의 뱀파이어 영화다. 인간에 대한 흡혈을 거부하고 동물 피로 사는 뱀파이어가 처음인 것은 아니지만(<뱀파이어와의 인터뷰>) 그런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괴로움이나 혼돈이 <트와일라잇>엔 없다. 게다가 장르적 팬들이 기대할 액션은 부족하다는 차원을 넘어서서 민망할 정도로 부실하다. 동료가 강력하다고 경고할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등장한 뱀파이어는 별 저항도 못해본 채 죽임을 당하고, 그 애인은 아예 싸우지도 않고 도망쳐 버린다. 심지어 이들이 사는 공간은 햇빛 가득 눈이 부실 정도로 넓은 창이 있는 고급 주택이다. 어두컴컴한 지하실의 관은 이들에 대한 모욕일 뿐이다. 뱀파이어라는 기존 이미지와 괴리된 밝음과 화사함으로 채색된 뱀파이어, 바로 소녀들의 마음을 뒤흔들 킹카 뱀파이어들이다.

 

이렇듯 장르적 빈 공간을 대신 채우고 있는 것은 로맨스의 달콤함이다. 모든 여학생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인 킹카가 한 눈 팔지 않고 자신만을 좋아하며, 목숨을 걸고 자신을 지키려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온갖 느끼하고 간지러운 사랑 단어들이 총 동원된다. 나를 가장 껌뻑 죽게(!) 만들었던 건 <트와일라잇> 속 뱀파이어들은 햇빛을 받아도 죽지 않으며, 이들이 햇빛을 피하는 이유는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목도하는 순간에서였다. 세상에나. 햇빛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뱀파이어라니.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조건만 구비해 놓은 셈이다.

 


(총 0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7-07 17:26
hc0412
제대로 된 분석을....   
2008-12-24 03:45
RobertG
역시 남자들에겐 그리 흥미를 끌만한 영화가 아니군요.

저도 사실 그래서 안봤습니다;   
2008-12-23 20:5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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