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캐리 하면 미국 코미디의 대명사와 같은 배우다.
덤 앤 더머, 벤츄라에이스, 마스크 등 고전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짐 캐리의 천부적 재능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것이다.
오랜만에 짐 캐리 주연의 <예스 맨>을 봤다.
네이버 평점에 완전 속았다.
2008 최고의 한국 영화라고 확신하는 <과속스캔들>의 평점을 능가하는 평점을 보고 <예스 맨>에 대해서 조금의 의심도 없었다.
미리 본 예고편에서 "청주 날씨는 어때요"라는 한국말 대사까지 살짝 봤기에 약간의 호기심도 발동해서인지 더더욱 그랬다. 가족들에게도 홍보했음은 물론이다.
이럴듯 잔뜩 웃을 각오를 하고 본 영화는 어이없게도 전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노맨에서 예스맨이 되기까지의 에피소드가 설득력이 없다. 반전도 미약하고 영화의 절정도 없다.
예스맨 세미나에 참석한 이후 예스맨이 되고 이전의 부정적 생활방식을 긍정적 방식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예측가능한 스토리의 전개가 너무도 밋밋하게, 짐 캐리다운 주인공 특유의 연기력이 발휘되지도 않은 채 지루하게 진행된다.
짐 캐리의 영화를 보면서 졸아보긴 처음이다.
이 영화에는 한국인이 여럿 등장한다. 짐 캐리가 공부하는 한국어 학원 강사와 상점의 점원, 시장 아저씨 등등... 전부들 싼맛에 쓴 티가 풀풀 풍기는게 한국인이 등장했다는 것에 반가움보다는 약간의 수치심이 드는 건 나뿐이었을까.
'그야말로 뻥 터질 정도의' 웃음이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면 과연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 그저 평범한 2류 드라마다.
모두들 벌거벗은 채로 세미나에 참가한 사람들의 어이없는 모습(모두들 옷을 기증했기 때문이라는 억지 설정이지만)과 함께 허무하게 엔딩 크레딧은 올라가고 추가 영상이 있다는 메시지가 있어서 좀 기다렸다가 추가 영상을 봤다. 두 남여배우의 전신 롤라 장면이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볼 만한 장면이었다.
이제 짐 캐리의 시대는 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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