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iance Review
투비아(다니엘 크레이그)를 보면 나의 습자지같은 영화상식으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오스카쉰들러다. Defiance와 Schindler's List 는 근본적으로 유대인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켜냈던 두 실존인물을 그렸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진 영화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유대인들의 생존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디파이언스만을 놓고 보면 자신의 부모를 죽인 독일장교에 복수를 행한뒤 그길로 숲으로 도망쳐 우여곡절끝에 또 다른 유대인들을 책임져야하는 투비아는 아무래도 쉰들러보다는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유대인들의 이루말할 수 없는 고통이 좀 더 피부로 느껴지기는 하는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지는 못한다. 반면 쉰들러리스트의 오스카 쉰들러는 투비아보다는 그 생존감이 덜한 처지인데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는 점이다.다니엘 크레이그의 Defiance 디파이언스는 그래서 실화를 바탕으로한 '영.화.'임에도 감동적이지 않다는 점이 조금 안타깝지만....
대신에 Defiance 앞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데는 성공하고 있다. 영화적인 관점으로 영웅이라던지 뭐던지간에 투비아는 좋든싫든 동질감으로 그들을 감쌌던것이고, 비단 그가 리더쉽이 뛰어나다거나 엄청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닌, 그 순간 그 시간에 그가 그런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에드워드즈윅감독은 별다른 영화적장치없이 가감없이 그당시 있었던 일을 그려내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은 눈시울적실만한 감동스토리까지는 아니지만, 당시 유대인들의, 그들의 고통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게 디파이언스의 유일한 장점이랄까.
영화는 기본적으로 나치정권에 반기를 몇몇 영웅스런 유대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나, 영화의 포커스의 상당수는 영웅이야기가 아닌 그들에 직면한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도 카메라를 갖다대고 있음을 느낀 다면 이 영화가 비단 전형적인 영웅이야기-스럽지 않다는것도 주목할 만 하다.
겉으로는 유대인들의 영웅이지만, 그도 역시 두려움도 있고, 아프기도 하고, 별뾰족한 수도 없을때가있는 평범한 인간-지도자 역을 다니엘크레이그는 꽤나 잘 연기해냈고, 그 반대편에 서있는 거울같은 동생역의 리브슈나이더역시 빼어난 연기를 보여주면서 영화는 빛이난다. 대단한 영웅이야기가 아닌 그저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그들의 이야기를 디파이언스는 잘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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