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끝에서 멀고 먼 바다까지 영혼의 동반자를 찾고 또 찾아 헤매네.
소녀는 노래 부르고, 소년은 곁을 지켜주었지.
그대의 마음은 나의 마음
그대의 마음은 나의 마음
동산에 올라 북녘을 바라보니 어느새 눈물이 흘러 옷섶이 다 젖는구나
그 사람이 그리워 쉬지도 못하는 마음
고난 속에서도 꿋꿋한 사랑이 진정한 사랑.
고난 속에서도 꿋꿋한 사랑이 진정한 사랑.
이 세상 어느 누가 청춘의 봄날을 사랑하지 않으리오.
소년과 소녀는 바늘과 실이었지.
오, 나의 아름다운 사람.
우리는 영원히 함께하는 바늘과 실이라네.
우리는 영원히 함께하는 바늘과 실이라네.
-왕치아즈(맥부인)이 이장군에게 노래해준 가사.
아름다운 왕치아즈 노래도 잘하잖아 라고 감탄과 질투도 느낀 대목이었지만
노래 가사 자체도 상당히 와닿으면서도 상징하는 바가 많았다고 느꼈다.
그저 '야한 영화라더라' 카는 말만 듣고 봤는데 생각한 것보다는 야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억에는 오래 남을 장면 중에 하나라고 생각.)
할리우드 영화의 기승전결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영화만 보다 이 영화를 보자니 솔직히 상당히 지루한 편이었다.
그나마 베드신이 나오니까 그 부분부터는 재밌어지더라.<-;;
영화를 다 보고 났을 땐 한번 더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장군을 연기한 양조위는 과묵하지만 무표정한 표정에 특유의 자신만의 매력을
삽입했다. 신사인줄만 알았던 그가 침대위에선 야수처럼 돌변하는 모습을 보고
왜 그는 그렇게 강간하듯 그녀를 대했을까 궁금했다.
뭐랄까. 단순히 그의 취향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부분이 있었다.
원래 남들앞에서 예의가 심하게 깍듯하고, 말 한마디 한마디 할 때도 완벽한 경어체만을 구사하는 사람일수록, 숨겨진면은 놀라우리만치 잔인하고 야성적인 사람일 경우가 많다. 이 장군도 그런 인간 중 한명일까 처음엔 그렇게 짐작했다.
그러나 아니다. 영화 후반부 이장군의 부하가 가장 먼저 가택수사를 벌였던 곳이 바로 이장군의 집이었다는 내용을 접한 순간, 그에게 미인계를 쓰며 접근한 스파이가 상당했다는 중반부 이야기가 동시에 스쳐지나가면서 드디어 정리가 되었다.
섹스하는 그 순간에도 여자를 묶어놓아야만 안심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수밖에 그는 아무도 믿을 수가 없었다.
어두운 곳을 싫어하고, 그가 그토록 의심이 많은 이유는 그의 직업을 생각하면
알게 된다.
이 영화는 야한 베드신때문에 화제가 되었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왕 치아즈
라는 가련한 여인때문에 슬퍼진다.
"내가 만나는 자들은 국가운명같은 거창한 얘기만 떠들죠. 하지만 난 그런 자들
눈에서 수 없이 봐왔어요. "
"뭐를요?
"두려움"
"그런데 당신은 다른 것 같아요. 두려움이 없지. 안그래요?"
"당신은요?"
"게다가 영리해. 마작에는 잼병이지만."
"맞아요. 전 잃기만 하죠. 그래도 당신은 이겼어요"
생각해보자. 그녀는 대체 왜 이 스파이 노릇을 하게 된걸까?
그녀는 동지들이 표방하는 것처럼 애국심이 넘쳐나서 이 짓거리를 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그의 동지들또한 그들이 내세우는 것처럼 진정한 애국자라고 하기엔
스스로가 인정하듯 모두 애송이고 아마추어들이다.
진정한 애국자라면 채석장에서 죽게 될 때 공포에 떨며 울까?
그녀는 눈꼽만큼의 공포감을 느낀다거나 단 한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똑똑한 그녀는 자신의 운명이 이렇게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가 만약 이장군을 살리지 않고 임무를 완수했어도 그녀의 운명은 비참하게 끝날 확률이 높다. 아버지에게 보내달라는 편지가 우영감의 손에 무참히 불태워진 것이 그녀의 앞날을 예고한다.
"날 안을 때마다 그는 마치 뱀처럼 내 안으로 파고들어요. 내 심장까지..
난 노예처럼 그를 받아들이고, 충실히 내 역할을 다해 그의 마음을 얻어내죠....
그는 내 반응이 가짜가 아니란 걸 알아요....이러다가 이러다 사로잡히는 건 내가 되고 말거에요. 점점 두려워져요. 마침내 그가 내 심장에 들어오는 순간 내내 구경만 하고 있던 당신들이 뛰어 들어와서 그의 머리를 쏴버릴까봐요."
먹을게 없어 배급을 밥으며 살아야 할 정도로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영화관 가는 걸 멈추지 않았던 그녀를 기억하시는지?
그녀는 예술과 연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맥부인을 계속해서 연기한 건 바로 그 때문이다.
같은 세계를 살아도 꿈을 지향하는 그녀는 다른 세계에 사는 거나 다를바 없었고, 이장군도 마찬가지로 일신의 괴뢰정부나 일본군에게도 거리를 두며 사는 그 또한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나 다를바 없었다.
그 점은 서로 통하였고, 그 점을 중국 내에 위치한 일본풍 술집에서 확인을 했다는 점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는 중국인이나 배척받는 중국인이고, 일본을 돕는 일을 하나 그는 중국인이다.
그녀는 스파이 노릇을 하고 있다.
고로 둘은 무척 위험하다.
이미 제목에서 그 위험성은 내포되어 있었다. 색과 계가 만났을 때 결과는 모 아니면 도일 수밖에 없다.아~ 애국한다는 건 생각보다 심하게 어렵고 힘들며, 사랑또한 마찬가지인가 보다.
P.S.
에..이 남자는 보너스!
양조위 다음으로 멋지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ㅎㅎㅎㅎ
이름이 뭐랬더라? 아는 사람 손! ㅋㅋ
(보라색으로 쓴 노래가사랑 대사 쓸려고 영화 2번 봤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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