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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의 아름다운 비상에 박수를 보내며... 빌리 엘리어트
heekheek 2002-06-03 오전 12:42:33 2758   [3]
내가 열살때까지 우리집도 빌리네처럼 많이 어려웠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인해 온 가족이 다 흩어져 살아야 할 만큼 가난했던 것 같다. 난 외가에서 외할머니 손에 맡겨졌다. 사실 집안사정이 어렵다고 해도 어린 내가 느끼는 건 그저 엄마아빠랑 같이 살 수 없다는 그 사실 하나만 기억난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빌리를 보며 엄마와 오래 떨어져 지냈던 다섯살의 성희가 생각났다. 하루종일 마당에서 엄마얼굴을 그리고 놀았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눈뜨는 것과 동시에 할머니께 물었다. "할머니, 우리엄마 언제 와? 하룻밤 더 자면 나 보러 오는거야?" 그치만, 엄마는 그렇게 기다려도 오래도록 오지 못했고, 더이상 할머니한테 엄마 언제 오냐고 물어보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후 나는 결국 엄마가 보고싶은 어린 마음에 얼마동안 말을 잃었다. 그런 과정을 거친 나는 점점 어른같은 아이로 자랐다. 빌리처럼 조금은 아픈 성장기였다...

가난은 어린아이를 보다 빠르게 성장시킨다. 혼자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마셔야 하고, 할머니 식사도 챙겨야 하고, 자신의 꿈도 역시 혼자 결정해야 한다. 결코 어린아이가 보여야 할 투정이나 버릇 따윈 있을 수 없게 만드는 묘약이 바로 가난인지도 모른다. 가난은 그렇게 냉정하게 현실을 가르친다.

"너하고 나는 망했지만, 빌리마저 우리처럼 그렇게 살게 할 순 없어"
태어나서 한번도 런던에 가보지 못했다는 빌리의 아버지. 그는 런던에 가보지 않은 이유가 단지 런던에는 탄광이 없어서란다. 남자는 남자답게 권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땔감이 없어서 죽은 부인의 피아노를 땔감으로 쓸 만큼 현실적인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도 아버지였다. 물론 여느 단란한 가정의 아버지들처럼 자상하진 않았지만, 그 역시 아들을 누구보다 사랑했고, 사랑하는 아들의 꿈에 날개가 되어주고 싶었다.

빌리는 날았다. 새처럼 그렇게 높이 날았다. 아픔을 이기고 빛을 발하는 진주처럼 빌리는 아버지의 눈물과 자신의 노력으로 비로소 날 수 있었다.
최루성 멜로영화도 아닌데, 영화보는 내내 자꾸만 눈물이 나서 혼났다. 엄마편지를 외우는 빌리를 봐도 코끝이 찡하고, 아들의 춤에 감동한 아버지의 눈빛을 봐도 어느새 눈물이 나고, 버스를 타고 떠나는 빌리를 배웅하는 아버지와 형의 그 표정을 봤을 때는 그냥 울어 버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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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e65
그냥 울어 버릴 수 밖에 없었다.   
2010-08-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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