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할 수 밖에 없지만, 혹시나 하게 만드는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한 영화임을, 시작 초기부터 알리고 시작하는 류의 영화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짜피 같은 결말로 귀결될 수 밖에없는 숙명을 지니고
태어난 영화이기에, 어떠한 희망이나 바람도 가질 수 없다는게 그 이유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만큼 스포일러의 소지가 있는 이야기는 별로 없을 것 같아
편하게 감상을 말해보자면, 위에 써있는 굵은 글씨로 감상평을 압축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세한 역사를 알지 못해 어디까지고 픽션이고, 어디부터가 실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두 다 죽고, 암살은 실패하고 끝날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기에, 절망을 향해가는 영화를 보면서 별다른 긴장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내가 지금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보고
있다는 생각은 자연스레 사라지고, 긴장의 연속인 작전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히틀러 암살 음모를 하나하나 진행해 나가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마음속에는 점점 '내가 역사를 잘못 알고 있었나?' '히틀러는 사실
죽었고 대리였다는 건가?" 등의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미션임파서블에서의 탐크루즈의 뭐든지 해낼것만 같은 이미지가 남아서 인지
단순히 히틀러를 죽인다는 작전의 성공을 바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영화는 뻔한 결과지만 가슴 한켠에 작은 감동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탐크루즈야 말 할 필요도 없이 멋진 연기를 보여줬고, 나머지 배우들도 모두
흠 잡을곳 없는 연기를 보여쉈다. 특히 극중 탐크루즈의 보좌관은 마지막에
눈가에 눈물을 고이게 만들었기에 더욱 강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듯 하다.
뻔한 결과에 망설여 진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 뻔함 속에서도
김장과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감독의 능력만으로도 한번 쯤은 볼 만한 영화라
평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