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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만으로 끌고 가기엔 버겁다... 레저베이션 로드
ldk209 2009-01-29 오후 11:04:24 1413   [1]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끌고 가기엔 버겁다... ★★★

 

아들과 딸, 아내와 행복한 삶을 꾸려가던 에단(호아킨 피닉스)은 피크닉을 다녀오던 중 레저베이션 로드에서 뺑소니 사고로 아들을 잃고는 절망감에 무너져 내린다. 아내 그레이스(제니퍼 코넬리)는 딸을 위해 마음을 추스르고 평범한 생활로 복귀하지만, 에단은 직접 아들을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해 나선다. 한편 에단처럼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뺑소니 사고의 가해자인 변호사 드와이트(마크 러팔로)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에단 가족의 주위를 맴돈다.

 

영화 <레저베이션 로드>는 일반적으로 이런 영화가 그러하듯 전사를 길게 끌고 가지 않는다. 즉, 가해자, 피해자 집안의 일상적인 행복을 과도하게 포장해 뒤이은 비극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초반 잠깐의 일상을 소개한 뒤 뺑소니 사고가 일어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런데 사고가 일어난 뒤 이어지는 스토리는 전형적인 경로를 따라 간다. 아들을 잃은 괴로움에 울부짖는 가족들 - 특히 자신의 말 때문에 반딧불을 놓아주러 내렸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믿는 그레이스가 오열하는 장면은 제니퍼 코넬리의 연기가 가장 반짝이는 순간이다 - 의 모습, 시간이 지날수록 사태에 대처하는 차이로 인해 갈등하는 부부, 사건 해결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경찰을 불신해 스스로 사건 수사에 나서는 아버지. 그러면서 카메라는 잔인할 정도로 피해자와 가해자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표정을 세심하게 살핀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의 연기력이 가장 중요한 지지대로 작용할 것은 너무도 뻔하다.

 

이런 차원에서 호아킨 피닉스, 마크 러팔로, 제니퍼 코넬리 - 연기라면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을 세 명의 뛰어난 배우의 연기력이야 말로 명불허전임을 입증한다. 그러나 이들의 연기력만으로 지탱하기엔 이야기는 너무 느슨하고, 맥없고, 고통스럽게 끌고 가던 이야기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허무하게 막을 내린다. 게다가 몇 번에 걸친 우연은 눈감아 주기엔 너무 큰 구멍이다.

 

※ 영화 초반, 에단의 강의 시간에 한 학생은 ‘미국인들은 제3세계 사람들에 비해 고통에 대해 민감하지 않다’는 식의 얘기를 꺼내어 다른 학생과 논쟁을 벌인다. 굳이 이 장면을 넣은 이유는 그 학생의 말이 거대 담론 차원에서는 맞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이(미국인들이) 누리는 행복한 일상은 어느 순간 깨어질지 모르는(내 잘못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실수 때문에) 얇은 유리그릇 같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레저베이션 로드>도 ‘9·11 테러’ 이후 미국인의 증폭된 불안을 반영하는 영화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총 1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7-01 09:54
powerkwd
잘 읽고 갑니다 ^^   
2009-05-28 22:22
ldk209
배우들의 연기말고는 별로....   
2009-01-31 12:55
ffoy
흠;; 소재때문에 끌렸는데,,, 평들이 안 좋네요; ^^a   
2009-01-30 14:34
RobertG
음.. 그렇군요..   
2009-01-30 10:0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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