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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정의는 끊임없이 패배하지만 긴 역사속에서 승리해 나간다. 체인질링
gtgta 2009-01-31 오후 6:08:33 1092   [0]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마태복음 6.13

 

최근 들어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말만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없다고 본다. 군포 여대생 살인사건 범인이 부녀자 연쇄실종 사건의 범인이었음이 밝혀졌으며, 철거 대상자들이 농성하다가 무리한 경찰진압에 의해 결국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또한, 실업난과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2월 입법추진을 위한 여야간의 농성으로 인해 다시 싸움이 벌어질태세이다. 지난 며칠 전에, 바로 어제였지만, 대통령이 직접 방송국에 나와서 토론을 펼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위의 말이 정말 절실하게 느껴진다.

 

영화 체인질링은 윗 구절을 계속하게 되내이게 하는 영화였다. 한 아이가 유괴를 당한다. 엄마는 아이를 찾으려고 하지만, 공권력은 이를 무시하다가 남남인 아이를 데려다놓고 대리만족하라고 강요한다. 이에 엄마는 분노하며 자신의 아들을 찾기 위한 투쟁을 벌이기로 결심한다... 이것이 영화 전반부의 줄거리이다. 공권력을 대변하는 경찰은 사회적 약자인 미혼모 크리스틴을 정신병자로 몰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기관총 부대로 폭력을 행사한다. 마음에들지 않는 여성은 정신병원에 가두며 미디어와의 타협을 유도하기에 급급한다.

 

크리스틴이 맡은 역할 전화 교환수 팀장은 그 상징성을 효과적으로 대변한다.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전화선의 연결문제등을 해결하는 크리스틴의 모습은, 신속하면서도 정직하고, 상담자의 역할을 맡는다. 또한 사회적인 지위나 역할등이 이미 완성된 여성의 모습을 그린다. 이에 반해 실종신고를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는 경찰들은 이런 성장에 관해 두려움을 느끼는 남성의 잘못된 마초주의를 그린다. 공권력에 대한 책임과 의무의식에 대한 반성은 없고, 단지 권리만을 누리려는 모습은 존스반장에게서 확실히 드러난다. 오히려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크리스틴을 몰아세우는 모습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너를 죽이러 오는 자가 있다. 밤에 너를 찾아 오리라-느헤미아 6.10

그들이 정답게 말을 걸어오더라도 믿지 말라-에레미야 12.6

 

괴물 고든이 아이를 죽이는 장면들은 그림자로 보여지거나 소리와 영상이 뒤죽박죽인 채로 보여진다. 이것은 클리세(흔한 장면)이면서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전작 <아버지의 깃발>에서와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 아버지의 깃발에서 번쩍이는 사이 일어났던 살육들, 순식간에 벌어지는 적과 아군의 교전들을 보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닌 상상을 관객에게 맡기면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연기에 대한 관객의 몰입 이외에도 연출에 대한 몰입 또한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공권력을 비웃는 듯한 고든의 대사 또한 의미심장하다. "이 재판은 공정하지 않아요. 공정한 것은 저 여자. 저 여자(크리스틴)는 나에게 욕을 안 했잖아요, 착한 사람은 저 여자 뿐이에요.""그동안 어떻게 잡히지 않았죠?-이렇게 잡혔잖아요."  내부의 성찰을 이끌기보다, 외부로 투사하는 과정중에 나타난 경찰청의 무소불위의 권력행태가 괴물이라면, 또다른 형태의 괴물 고든은 자신에게 욕을 하지 않는 크리스틴만을 바라본다. 하지만, 이것 역시 가면에 불과한다. 진정 아무렇지도 않는 사이코패스라면 더 잔혹해졌어야 한다. 자신이 회개했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면서도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모습에서는 투사의 대상을 찾지 못하고 모성을 갈망하는 느낌을 받았다. 사형수를 꼭 면담해야 하는 모습등은 식상하기도 했으나 이성적이면서도 다분히 원초적 모습을 드러내는 크리스틴의 캐릭터는 <밀양>의 전도연캐릭과 또다른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 보잘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하나도 업신여기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라-마테오서18.10

정열을 품은 여성은 청동보다 강하다-발자크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 크리스틴은 '정의'를 구현하고 '책임'을 실천하며 '용기'에 대한 보상을 얻는다. 단순한 불법체류로 처리하지 않는 경찰관의 '신념'과 '의무 의식'이 사건을 종결지을 수 있었고, 크리스틴의 용기에 대한 하나된 일치점을 찾은 시민들의 '참여'로 공정한 권리를 되찾게 된다. 또한 자신과 같은 처지의 클래이 부부의 아이가 돌아왔음에 눈물 흘리고 '아들이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얻는다. (엔딩크레딧 이후 충격적인 것이 있다는데, 아쉽게도 못보고 나왔다.;;;)

 

영화전체에 걸쳐서 크리스틴의 대사중에서 아들을 찾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찾는 것을 덮어두지 말라는 식의 대사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난다. 또한 자신에 대한 감정을 계속해서 말하고, 이를 관철시키려던 노력이 굉장히 몰입을 강하게 만들었으며, 단순히 자신의 아들이란 한 인간이 아닌, 전인륜적 감성과 양심을 가진 책임과 정의를 구현해 달라는 식으로 들려서 더욱 가슴아프게 들렸다. 과거 한 아이만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모습만이 아닌, 남의 아이가 돌아왔음에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대모(태모)의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또다른 류의 성장영화로 생각된것은 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노여워 때리시는 매를 맞아 온갖 고생을 다 겼은 사람 이 몸을 주게서 끌어내시어 칠흙같은 어둠을 헤메게 하시는구나-애가 5.13

 

영화를 보면서 작금의 상황과 너무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 무섭기도 하였고 기쁘기도 하였다. 아쉬운 감정도 들었는데, 이런 상황을 그리는 한국영화 어디 없을까... 하고 생각도 해본다. <유감스러운 도시>를 잠깐 봤는데, 제목이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진짜 유감스러운 도시를 그리는 한국 영화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통령이 나와서 tv토론을 하고, 연쇄 살인마가 나타나는 현실을 적절하게 꼬집는 영화를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총 0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30 17:16
powerkwd
잘 읽고 갑니다 ^^   
2009-05-28 22:0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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