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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작은 가능성 하나만을 열어놨을 뿐.. 꿈꾸는 카메라 : 사창가에서 태어나
ldk209 2009-02-03 오후 7:18:59 757   [2]
그저 작은 가능성 하나만을 열어놨을 뿐.. ★★★★

 

확실히 선댄스 영화제의 백미는 관객상인 것 같다. 2004년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꿈꾸는 카메라 : 사창가에서 태어나>를 처음 개봉했을 때 보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최근 씨네코드 선재에서 <선댄스 선댄스 Sundance It Movie>라는 특별전을 마련, 재개봉함으로서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이 영화 외에 <헤드윅> <브릭> <원스> <미 앤 유 앤 에브리원> <언더 더 쎄임 문> <로큰롤 인생>이 상영 중이다)

 

아무튼 영화를 보는 내내 왠지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들기 힘들 정도였다. 캘커타 홍등가의 적나라한 풍경들. 10세에 시집가는 아이들, 14세에 몸을 파는 아이들. 사창가에서 가장 비참한 사람들은 몸을 파는 여성들이 아니라 사창가만이 유일한 세계인 아이들이다. 가난, 고통, 역경은 사람을 성장하게 만든다. 가난한 아이들은 성숙하다. 아이들이 담담히 “아마도 엄마처럼 창녀가 되겠죠”라고 말을 할 때, “사창가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라고 할 때,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다.

 

진실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 다큐멘터리는 한 명, 한 명, 아이들의 이름과 배경을 얘기해 준 뒤 이들이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처음 이 곳 여성들의 삶을 담기 위해 홍등가를 찾은 감독은 곧 아이들의 존재를 발견하곤 카메라를 아이들에게 맞추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두 감독은 사진 교실을 열어 아이들의 손에 카메라를 쥐어 준다. 코치, 아비짓, 샹티, 수치트라, 마닉, 고르, 푸자 등 아이들은 자신들이 담고 싶은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건 이들의 사진에 담긴 풍경에서 전해오는 느낌이다. 이것만이 사창가의 암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 기인해서일까, 아니면 사창가의 현실이 이런 것일까? 특히 아비짓의 사진은 문외한인 내가 봐도 높은 수준의 것들이다. 바닷가에 놀러가 일부러 바가지의 물을 쏟으며 사진을 찍는 장면은 스스로 원하는 피사체를 만들어내는 동물적 감각을 보여준다.

 

영화는 아이들의 꿈을 위해 교육기관을 알선하고 재능이 있는 아비짓의 해외 탐방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모습을 통해 진한 감동을 전달하지만, 근본적인 부분은 건드리지 못한다. 그걸 한계로 지적할 수는 있어도 어쩌면 그건 이 영화를 본 관객의 차후 몫으로 남겨둔 건 아닐까 싶다. 사진교실 아이들은 대부분 원하는 기숙학교에 입학함으로서 사창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너무 따뜻하고 희망적인 결말인 듯 싶었던 영화는 그러나 이들 중의 대부분이 결국엔 사창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음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현실은 작은 가능성 하나만으로 돌파하기엔 너무 두껍고 무거운 것인가 보다.

 

※ 정독도서관 바로 앞에 있는 씨네코드 선재를 처음 이용했다. 대형 멀티플렉스 같은 번잡함이 없는 독립영화관의 분위기는 마음에 들지만, 애당초 영화가 아니라 연극 관람을 목적으로 설계된 듯한 내부는 못내 아쉽다. 연극 공연이 목적이다 보니 스크린 앞 무대가 너무 넓어 가장 앞자리가 가장 좋은 자리인 것 같다. 게다가 스크린 크기도 작아 중앙(다른 극장이었으면 가장 좋았을 자리)에서 보는 데도 상당히 작고 멀게 느껴졌다. 암튼 아쉽다.

 


(총 0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30 16:50
powerkwd
잘 읽고 갑니다 ^^   
2009-05-28 17:03
ldk209
조금은 암담하기도 합니다....   
2009-02-11 11:50
shelby8318
보고싶네요,.   
2009-02-04 23:37
jhee65
감동적일 거 같아요   
2009-02-04 14:0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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