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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해서 지구인들이 교훈을 얻겠니??? 지구가 멈추는 날
ldk209 2009-02-10 오후 12:43:07 1277   [3]
이 정도로 해서 지구인들이 교훈을 얻겠니???.. ★☆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며, 오히려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는 메시지는 숱한 영화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이런 소재는 공포영화 소재로 적합해서, 1999년에 만들어진 전형적인 B급 호러 영화 <바이러스>의 외계 생명체는 인간을 바이러스(지구를 좀먹는)로 규정하고는 무차별적인 인간사냥에 나서며, TV 시리즈인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리즈> 중에서도 <스크루플라이> <죽음의 모피코트> 등이 환경 파괴와 관련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공포 영화만이 아니라 다큐멘터리인 <지구>나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강연을 담고 있는 <불편한 진실>도 결론적으론 “인간들이여! 제발 지구 파괴, 환경 파괴는 이제 그만!!!”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어느 날 미확인 물체(스피어)가 뉴욕 센트럴 파크에 나타나고, 이곳에서 걸어 나온 외계 생명체는 지구인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세계 정상들과의 회담을 요구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외계인 클라투(키아누 리브스)와 외부와의 접촉을 금지시키고 방문 목적 등에 관한 진술을 들으려 한다. 그러나 클라투는 유유히 그곳을 빠져나와 자신을 도운 우주 생물학자인 헬렌(제니퍼 코넬리)과 의붓아들 제이콥(제이든 스미스)과 함께 정부의 추격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클라투는 지구인들에게 희망을 발견한다.

 

<지구를 멈추는 날>은 1951년작 <지구 최후의 날>의 리메이크 영화로서 원작의 외계인은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개발 경쟁의 중지를 충고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핵무기 개발과 보유는 중단되기는커녕 더욱 더 확대되어 왔으며, 이제는 별다른 관심거리조차 되지 못한다. 그만큼 내성이 생긴 것일까. 이제 인류와 지구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건 환경 파괴다. 이미 그 징후들이 여기저기 나타난 지 오래다. 화수분이라도 된 것처럼 흥청망청 써버린 덕에 지구의 화석 연료는 거의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오존층은 파괴되었으며, 온난화는 일상용어가 되었다. 외계인은 더 이상 인내하지 못하고 다시 지구를 찾는다.

 

근데, 이 외계인은 그 엄청난 과학 발전과 비교해 너무 순진무구하다. 인류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조차 의문이다. 게다가 인류가 자행하고 있는 환경 파괴에 경종을 내리기 위해 찾아왔다면 최소한 대표적인 환경운동단체나 동물보호단체 정도는 면담하고 그곳에서 희망을 찾든가 해야 될 텐데, 기껏해야 장기 암약 외계 간첩 한 명의 구두 보고로 인류와 인류가 만든 구조물들을 없애기로 최종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클라투는 자신을 도와준 헬렌과 제이콥의 대화와 화해를 지켜보며, 지구인에게 희망이 있음을 알게 되고 공격을 중단한다.

 

고작 자신을 도와준 두 명의 인류를 보며 희망을 느낄 정도로 순진무구한 외계인이라니, 이런 정도의 외계인이라면 앞으로 얼마든지 침공한다 해도 충분히 격퇴할 수 있겠다. 무기는 필요 없다. 그저 한 두 명의 말빨 뛰어난 사기꾼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솔직히 <지구가 멈추는 날>의 스토리나 내러티브는 민망할 정도로 부실해 말할 가치가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그렇다면, 장르가 블록버스터인 만큼 대단한 볼거리라도 있는 것일까? 불행하게도 이 영화의 볼거리는 예고편에 다 나와 있다. 정말 그렇다.

 


(총 0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6-29 17:14
powerkwd
잘 읽고 갑니다 ^^   
2009-05-28 16:24
kilod
ldk209 님의 의견 존중 합니다. 그래서 개발의 양면성과 인간의 사랑.. 이것들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염두해두고 이 영화에서 그것들을 각각 대립의 구도로 삼지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 생략된부분이 많고 주제위주의 편집이 취중되어 표현력이나 전달력 뛰어나지 않은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것에 너무 이끌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립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무엇보다 해석이 중요하니까요. ldk209님과의 의견교류 보람있었던것 같습니다~
 
 
  
2009-02-10 16:28
ldk209
그리고 사족입니다만, 저는 기본적으로 녹색성장이란 용어 자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녹색성장은 사실 개발론자, 성장론자들이 개발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외피를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해 내세우는 포장지에 불과한 거 아닐까 싶네요. 개발의 확대, 성장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더 이상 지구에서의 삶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2009-02-10 15:51
shelby8318
글 잘 봤음.   
2009-02-10 15:48
kilod
감사합니다. ^^   
2009-02-10 15:45
ldk209
이 영화에 대해 매우 심오하게 바라보고계시네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 영화에 대해 의구심이 아니라 그저 의아할 뿐입니다. 솔직히 분석할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도 생각지 않고요. 차라리 <바이러스>가 더 낫다고 봅니다. 저에게 이 영화는 메시지도, 연기도, 볼거리도 수준 이하인 영화일뿐입니다.. 암튼, kilod 님의 생각엔(영화가 아니라) 기본적으론 동의합니다..   
2009-02-10 15:44
kilod
ldk209님 글 잘보았습니다~ 영화에 아주 관심이 많으신 분이신것 같군요. 저도 영화에 관심이많은데 님께서 이 영화에 몇가지 의구심을 가지고 계신것 같아 부연적인 설명을 드리고자 글을 남깁니다.   
2009-02-10 15:24
kilod
이 영화에서 탐구하고자 하는 것은 아마도 인간의 외적인 부분보다는 인간의 내면적인 부분에서 답을 얻고자 했던것 같습니다. 한 외계인(노인으로 등장)이 지구에 미리 파견되어 인간과 생활하며 인간을 느끼며 수 십년을 살아온 이유이기도 하겠죠. 그리고 환경운동단체 같은 사회운동단체를 만나러가지 않은 것은 이런단체가 환경지킴의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환경오염의 핵심은 공업화와 산업화의 주체인 기업들이고 이들의 환경오염문제를 정책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정부, 각 정부의 핵심인 대통령등이 면담의 대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009-02-10 15:23
kilod
헬렌과 제이콥에게서 희망을 얻은 것. 그것은 아직 우리 인간도 우리 스스로에 대해 다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둘은 서로 피가 전혀 섞이지도 않았지만 극단적인 위기상황인 인류의 멸망 앞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발견하고 느끼는 것을 보고 클라투는 인간의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메시지 인 것 같네요.^^   
2009-02-10 15:19
kilod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지구의 인간보다 발달한 외계 지적생명체가 우주의 균형적 입장에서 인간이 탐욕으로 인해 타인과 생태계를 배려하지 않고 지구의 균형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고 인류를 멸망하려 하다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랑을 알게되고 이에서 희망을 얻게되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인거 같습니다.   
2009-02-10 15:18
kilod
영화에서 인지한 사랑은 아마 물리와 법칙을 뛰어넘으며 모두를 연결해주고 세상을 아름답게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아름다움을 얘기한거 같습니다. 비단 헬렌과 제이콥, 이두명에게 그 사랑을 투시하여 보여주었지만 둘의 갈등자체(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의 심화)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상처와 갈등이라고도 할 수도 있겠죠. 다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였던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면성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려고 하였던 것 같습니다.   
2009-02-10 15:18
kilod
제 개인적으로는 요즘 경기침체와 오일가격 불안정등으로의 지치고 불안해져 가는 상황에서 녹색성장과 크린에너지등의 개발에 희망적인 우리의 앞날을 생각해보자고 하는 마음과 끊임없는 경쟁과 그로 의한 개발로 황폐해진 우리의 마음을 추스려 보고자 이 영화에서 암묵적으로 보여주는 비관적 세계 현실과 내용에서 교훈을 얻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dk209님의 댓글을 보고 수정한 글입니다.
  
2009-02-10 15:18
ldk209
대체 제 견해와 뭐가 다른 지 모르겠는데요, 영화에서 클라투는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이 아니라 세계 정상들과의 면담을 요구하죠. 그것도 저는 순진한 발상이라고 봅니다. 님 글에서처럼 사실상 미국 대통령과 면담해서 미국 대통령만 인정하면 큰 산을 넘는 셈이죠. 문제는 클라투가 기껏해야 오랫동안 지구에서 살고 있는 간첩 한 명의 견해에 따라 인류 멸망을 결정했다가, 고작 두 명의 휴머니티를 보고 결정을 반복한다는 사실입니다. 지구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다면 최소한 여러 각도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환경단체 운운은 그냥 예를 들어서 한 말인데, 분명히 환경을 훼손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대통령이나 기업보다는 생태학자나 환경론자에게서 그나마 지구의 희망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깐요.
저는 이 영화에 의구심이 있는게 아니라 의아할 뿐입니다. 고작 이 정도의 메시지와 이 정도의 볼거리를 위해 굳이 이런 영화를 제작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요.   
2009-02-10 14:25
1


지구가 멈추는 날(2008,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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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oxkorea.co.kr/DT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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