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그의 시간은 거꾸로 돌아갔지만
그런 그 또한 인간의 운명은 바꿀 수는 없었기에 더욱 아름다웠던 그들에 사랑 이야기
아카데미가 주목하고 미국 비평가도 IMDB 평점 8.3 , 미국 Yahoo 비평가 B+ 라는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이번 영화는 영화배우의 출연진까지 화려하여 우리나라 관객들도
무척 기다린 작품입니다.
원제목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을 개봉제목으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바꾸어 영화에 가장 중요한 핵심 내용이지만 숨기기 보다는 전면에 내세워
신선한 소재와 기발함을 강조하여 관객들에게 개봉 전 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브래트 피트'라는 세계적인 배우가 주연하고 '케이트 블란쳇'과 줄리아 오몬드,
틸다 스완튼도 함께 출연한 화려한 배역으로도 주목받은 작품이기도 하구요.
3시간 까까운 상영시간이지만 지루한 부분없이 알렉상드로 데스폴라도의 아름다운 음악과 데이빗 핀처의 영상 미학이 절묘히 어우러져 물흐르듯 전개되어 끝까지 관객에 흥미를 주며
임종을 앞 둔 시점 상대방이 남긴 일기를 들으면서 회고하는 방식이 주는 영화전개도
영화 소재와 잘 맞아 떨어진 느낌입니다.
처음 벤자민은 흉칙한 80세 모습으로 태어나 아버지로부터 버림받고 노인들이 말년을 조용히
보내고 있는 곳에서 삶을 시작합니다. 그곳에서 데이지를 처음 만나게 되죠.
겉모습은 노인이지만 어린 마음을 가진 벤자민과 또래를 알아보는 순수한 데이지는 친구처럼
어울립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벤자민은 점점 젊어지는 삶을 살고 어린 데이지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서로간에 싹트는 사랑은 이루어질 듯 헤어지다 다시 만나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다 가슴에 쌓아둔 그들간에 사랑은 서로간에 나이가 비슷해 지는 시점에 화려한 불꽃처럼 피어 올라가다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언뜻 보면 시간을 주제로 '인간에게 있어 한정된 시간의 소중함'을 깨워 주려는 영화인 것 같지만 영화에서는 그보다 거꾸로 가는 삶을 산 벤자민이나 평범한 시간을 보낸 데이지나 인간의 궁극적인 운명은 결국 같으며, 그런 삶을 사는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사랑하는 순간이라는 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거꾸로 인생을 사는 벤자민의 모습은 현대 과학의 힘으로 실제와 거의 흡사한 모습으로 보여져
사실감을 더해 주고, 실제 발레 무용수의 실력을 보여 주는 케이트의 춤 솜씨는 또 하나의 볼거리이며 젊은 벤자민 시절의 모습으로 선글라스를 끼고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은 제임스 딘을 연상시키기도 해 영화가 보여 주는 시점에서의 향수를 느끼게 해 줍니다.
큰 사건이나 긴장감 없이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시간 흐름을 사는 과정에서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가슴아프게 비쳐지지만 뭔가 큰 기대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밋밋하게 비쳐질 수도 있는 점과 작품성외에는 배우들의 전작에 비해 차별화된 연기를 볼 수 없는 것 또한 약간의 아쉬움이랄까요....
하지만 인간이 노인으로 태어나 나이를 먹어 갓난 아이로의 삶을 산다는 역순적 시간이, 보기에 무리없이 전개되는 줄거리는 이 둘에 가슴아프고 열정적 사랑의 이야기와 함께 너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인데 아마도 스릴러를 주로 만들었던 데이빗 핀처이지만 감독의 역량이 중요할 뿐 장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때문이 아닐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브래트 피트와 함께한 전작 '세븐'과 '파이트 클럽'이 더 좋기는 합니다)
벤자민의 삶을 시작한 곳은 누군가가 삶을 조용히 마무리하기 위한 곳이었고
그가 삶을 마치는 곳은 누군가가 삶을 시작하는 곳이라는 설정... 참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기대한 만큼의 보상을 받은 좋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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