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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느낌...... 어둠 속의 댄서
culdog 2001-02-21 오후 3:19:33 1122   [2]
어둠 속의 댄서.......이 영화에 대한 강렬한 느낌과 개인적 견해를 말하자면, 먼저 매우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의 다른 영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생소한 형식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사실 전에 본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는 킹덤이 전부이고 그나마 스타일이 이 영화와는 많이 달랐다).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인공 셀마의 실제 삶은 철저하게 handheld 기법으로 거칠게 촬영했다. 관객이 현기증이 나 구토할 정도로.....이는 마치 평범한 가정에서 캠코더로 기록된 영상과 다를 바가 없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현실감과 기록적 특성을 강조한 느낌이다. 마치 거칠게 찍은 documentary를 보는 듯했다. 이러한 촬영은 비극적 현실을 잔인할 정도로 냉정히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드러나 있는 듯 하다.
셀마의 유일한 즐거움은 뮤지컬이며 그녀의 삶은 고단한 삶이지만 그 순간 순간을 뮤지컬의 한 장면과 같은 상상 속에 빠짐으로서 이겨내는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이다. 물론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은 다른, 상상력이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인 듯 하다. 이러한 주인공 셀마가 자유로운 나래를 펴는 상상의 세계는 사실주의적 현실 표현과 달리 철저하게 표현주의이며 세련된 뮤지컬의 형식으로 표현되었으며 카메라 앵글이나 편집, 색감에 이르기까지 현실 표현과 대조되는 파격적 변화이다. 당연한 표현 방법과 변화인지도 모르겠다. 현실세계를 있는 그대로 현실감있게 documentary기법을 통해 열린 형식으로 촬영하고 삶의 뮤지컬을 상상하는 주인공의 시점에 맞추어 의도적이고 닫힌 형식의 뮤지컬 영화로 변화하는 것이.....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기존의 틀에 박힌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겐 다소 낯선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현실과 상상의 상호 변화에 따라 장르와 표현 방식이 바뀜에 따른 묘한 대조가 절망적 삶과 고통 속에서도 항상 희망을 꿈꾸는 셀마의 비극적 모습과 현실의 냉정함을 느끼게 해 준다.
두 번째로는 충격과 잔인함이다. 앞에서 언급한 낯선 표현 양식 또한 충격이었고 그러한 표현 의도로 인한 증폭의 결과라고 볼 수 있는 주인공의 지독히 절망적인 삶에 대한 충격과 그에 대한 차가운 냉정함, 생생한 현실 묘사에 잔인함이다. 특히, 공장에서의 프레스 작업의 위험성을 암시하는 아슬아슬한 편집 장면, 철길을 따라 집으로 가는 장면, 도난당한 아들의 수술비를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질러야하는 장면, 그리고 극히 사실적인 사형 집행 장면은 관객을 안쓰러움과 동정, 그리고 충격으로 내몰아내는 잔인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새삼 상기된 것은 지극히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 현실이나 사형집행의 비인도성이다. 실제 사형집행의 순간을 그대로 재현한 장면은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관객일지라도 그 비인도성과 찬성의 당위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비참하고 가슴아픈 장면이었다. 또한 시력을 잃어가는 셀마의 아슬아슬한 프레스 작업을 보면서 순간 아찔했고 예전 고등학교 학창시절에 우연히 경험했던 충격적이며 아픈 개인적 기억이 떠올랐다. 사고친 아들 녀석 때문에 선생님께 찾아뵈었던 같은 반 학우의 어머니의 모습은 공장에서 산업재해로 손가락이 일부 절단된 흉한 손을 애써 감추려던 모습이었다. 아픈 현실은 그리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영화는 아픈 현실을 때로는 생생하게 때로는 암시적으로 그려냈다.
세 번째는 다소 작위적인 느낌이다. 마치 슬픔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 같은 것 말이다. 그런 느낌이 가장 많이 드는 이유는 아마도 너무나 통속적인 스토리에 기인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 영화와 같은 줄거리는 이미 관객으로 하여금 예상 가능하게 하여 맥을 빠지게 하는 느낌이다. 마치 뻔한 스토리지만 관객을 울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차 있듯이 인정사정 없이 관객의 눈물을 자극하는 놀라운 기술을 선보인다. 다른 관점에서 볼 때 이건 창의적이며 기존과 다른 표현 방식에 생소함의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자연스러운 감정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수시로 작가가 간섭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그런 뻔한 줄거리라는 단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별화 된, 뛰어난 형식미로 영화 전체를 잘 포장시킨 것은 인정하고 싶다. 특히, 마지막 사형집행 시 부르는 셀마 인생의 마지막 노래는, 상상으로만 꿈꾸어 왔던 뮤지컬이 아닌, 죽음 앞에서 아들 앞으로 남기는 마지막 유언의 노래이자 그녀만의 슬픈 뮤지컬을 세상에 비로써 보여주는 처절한 장면이다. 마지막 노래를 끝마치지 못하고 갑자기 집행되는 순간의 그 허탈감과 잔인함이란.....
마지막으로 작가가 말하려는 바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생겼다. 아마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결코 이민자에게는 만만치 않은 아메리카 드림의 허상, 세계 제일을 자부하는 미국 속에서도 열악한 노동자의 삶, 사랑과 우정, 그리고 자신의 생을 희생하면서 아들의 행복을 바라는 조건없는 어머니의 사랑.......이러한 모든 것들이 선한 인생일지라도 비극적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차가운 현실의 강렬함 앞에서는 부각되지 못하는 듯 산만한 느낌이었다.
[어둠 속의 댄서]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의 통속적 소재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 독특한 스타일과 관객의 감정을 슬픔으로 내몰아내는 솜씨가 탁월한, 개성이 강한 수작이다. 이는 작가의 능력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 편치 못했던 마음과 다소 불쾌했던 감정은 내가 해피엔딩에 길들어진 탓일까? 아니면 알 수 없는 아쉬움 탓이었을까?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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