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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유] 고마워! 친구~ 이런 사고라면 대 환영이야!!! 후아유
happyend 2002-06-09 오후 9:26:09 1301   [6]
제가 PC통신을 본격적으로 접한 건 터미널모드에서 전용 프로그램
으로 넘어가던 과도기였습니다. 터미널모드의 밋밋한 화면과 달리
마우스로 클릭만 하던 색색깔의 메뉴들은 제가 통신에 빠져 들어가
는데 아주 결정적인 공헌을 했거든요. 낯선 이와 내가 원하는 시간
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화방은 그 속에서 발견한 또 다른 신천
지였죠. 뭐 한달이 채 되기 전에 실증내고 말았지만..--;;; 그때만
해도 온라인 생활이 제 삶에 그다지 큰 비중은 아니었는데 지금은
여러 면에서 매우 커졌습니다. 아마 인주도 [후아유]에 회원 가입
할 때만해도 저처럼 별 기대가 없었겠죠?

부스스한 머리, 핏발이 가득한 눈, 꾀죄죄한 옷은 갈아입은 게 언
제인지 생각도 안 납니다. 누군가에 대한 이런 묘사를 들으면 아마
다들 XX중독자를 떠올리겠죠. 그러나 이 사람은 [후아유]의 주인
공인 형태입니다. 고생하더라도 뭔가 이뤄보고 싶어서 잘 나가던
대기업 때려치우고 벤처산업에 뛰어든 그. 2년을 꼬박 부운 아바타
채팅 커플 게임인 《후아유》가 드디어 시험 가동에 들어가긴 했는
데... 여러모로 걱정거리가 많습니다. 회사가 집이 되어버린 답답한
일상에 〈별이〉라는 아이디는 약간의 짜증을 동반한 단순한 흥밋
거리 정도였습니다. 회사 홍보를 위한 인터뷰를 따기 위해 장본인
인 인주를 만나기 전까지는요. 다녀온 그는 〈별이〉를 자기가 담
당하겠다고 하고 뭐...〈별이〉가 탐탁치 않았던 후배는 기꺼이 양
보하죠. 이제부터 그는~ 〈별이〉의 파트너 〈멜로〉랍니다~!!

형태는 인주가 몹시 신경 쓰입니다. 처음엔 폭탄회원 관리차원에
서... 그 후엔 〈별이〉의 채팅 파트너라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그건 인주도 마찬가지였죠. 뺀질거리는 미소로
첫인상 꽝이었던 형태와 같은 건물에 근무하는 관계로 자꾸 마주치
다보니 점점 친숙해지는 느낌이었거든요. 인주는 파트너인 〈멜
로〉에 대한 호감이 게임 운영자에게까지 연결되는 건가 했겠죠.
그러나 그런 끌림은 상대에게 담겨있는... 자신이 잠깐 잊고 지냈
던 그 무엇을 만났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바로 〈꿈〉이죠. 인주
는 부서져버린 〈꿈〉때문에 과거에 묶여 현재에 멈춰선 채 미래를
그리지 못하고 있었고, 형태는 위태로운 〈꿈〉때문에 미래만 보느
라 현재에 전전긍긍하며 지난시간에 대한 관심을 끊고 있었으니까
요. 과거에 집착하는 인주와 미래에 집착하는 형태라는 극과 극의
만남은 서로를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후아유]는 그냥 신세대 멜로 영화 같지만 면면이 뜯어보면 꼭 그
렇지만도 않습니다. 삶 속에서 타인과의 의사소통 문제를 사랑과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써서 보여주고 있거든요. 통신세계 속의 나와
현실 속의 나를 어떻게 조화를 시켜야 하는 건지... 통신에서의 태
도와 현실에서의 태도가 다른 상대방을 보고 느꼈던 황당함... 이
젠 통신생활이 큰 비중을 차지한 20대의 모습을 꽤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고 생각하거든요. “넌 누구니?”라는 질문을 넘어 “난 누구
지?”라는 질문을 던지는 느낌이었죠. 하지만... ^^* 역시나 알콩달
콩 사랑이야기가 주류입니다. 어떨 때는 좀 연극적인 어투가 나와
서 아쉽긴 했지만 상당히 톡톡 튀는 대사를 이나영과 조승우가 잘
소화해 내고 있거든요. 자폐소녀일지라도 감싸주고 싶은 인주와 버
터왕자... 아니 운영자이긴 하지만 매력적인 형태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오늘 밤부터라도 당장 채팅을 하고 싶어지더군요.

전 아주 예전에 학교에서 했던 마니또 게임이 생각났습니다. 어떤
건지 기억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무작위로 이름을 뽑아서 그
당사자가 모르게 한 달 동안 보살펴주는 게임이었죠. 그 친구가 필
요한 건 없나... 무슨 힘든 일은 없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동안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나는 알지만 그쪽
은 날 모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형태가 인주를 보며 느꼈을
감정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오랜 친구보다도 날 전
혀 모르는 낯선 이에게 200% 솔직해지고 싶었던 날을 한번이라도
느껴보신 분이라면 [후아유]의 인주와 형태를 사랑하게 되실 거 같
네요. ^---^*

(총 0명 참여)
jhee65
되실 거 같네요   
2010-08-11 12:5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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