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독 밀리어네어>

아카데미 8관왕에 빛나는 이 영화를 꼭 보고싶었는데 시사회 당첨. 으하하. 이 영화는 시작할 때 이번에 상탄 내역을 쭉~나열해서 보여주는데 그 갯수가 어마어마하다.ㅋ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는 <28일 후> 밖에 제대로 보질 못해서 잘 알지는 못하는 감독이었는데 <28일 후>를 재밌게 봐서 나름 기대는 되었었다. 결국엔 아카데미를 휩쓸었으니 과연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다.

영화는 인도의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 라는 퀴즈쇼에서 우승 상금 2000만 루피가 걸려있는 최종라운드까지 진출한 어떤 소년의 인생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이 소년은 부모를 잃은 빈민가 출신의 보잘것 없는 직업을 가진 소년이다. (나중에 왜 고아가 되었는지 나오는데 난 충격적이었다;) 이런 주인공이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도 오르지 못하는 최종라운드에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그 이유를 영화에서는 핵심으로 삼고, 주인공이 어떻게 답을 알고 있었는가에 대한 이유를 관객들에게 한문제 한문제씩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서 영화는 전개된다.

영화는 퀴즈를 푸는 주인공 '자말', 그의 형 '살림' 이 한 형제와 자말의 여자친구 '라띠까'가 중심이 되는데, 이들은 짧지만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다. 그 인생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인도의 빈부의 격차라든지 종교갈등의 문제, 인도 빈민가에서 살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모습, 여러가지 사회의 부도덕한 문제점들을 볼 수 있다. 뭐 그것도 생각해 볼만한 문제였지만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일단 영화의 내용이 재밌고 흥미진진하다는 것이다. 보호자도 없이 고아가 되어 야생 밀림같은 험한 세상에 놓인 두마리의 어린 양같은 자말과 살림 형제가 세상의 쓴맛도 보고 험한 세상을 경험하고 적응하면서 세상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찡하기도 했고 코믹하기도 했고 암튼 그 과정이 참 재밌게 볼만했다. 또 같이 고생하고 기쁠 때 같이 웃고 서로를 위했던 한 형제였지만 그 둘이 점차 갈등하게 되고 서로 다른길을 가게되는 과정, 또 자말과 라띠까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운명적인 러브스토리. 모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었다.

감동적인 드라마 영화라고 해서 나는 자칫 지루하면 어쩌나 했더니 굉장히 긴박감도 있고 흥미롭고 의외로 아주 거친 영화였다. 제대로 보진 않았지만 <트레인스포팅>을 비롯한 <28일 후>같은 영화 등에서 보듯이  대니 보일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쉬함이 인도 영화와 결합해서 굉장히 역동적이고 파워풀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였다. 흔들리는 화면이며 빠른 속도와 전개, 쾅쾅 울리는 역동적인 사운드가 아주 잘 맞아 떨어져서 굉장히 흡입력 있는 영화였다. 그래서 더 재밌었던것 같다. 마지막 엔딩에서의 인도 영화 필수 장면인 뮤지컬 장면도 좀.. 분위기랑은 쌩뚱맞은면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재밌었다ㅋ

또 영화의 핵심 소재인 퀴즈. 영화를 보고 있을때면 결말은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게할 만큼 긴장감있게 퀴즈를 맞추어 나가는 장면들이 좋았다. 진짜로 한 퀴즈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듯한 착각도 들었고 퀴즈 문제들이 대부분 다 모르는 문제였지만 의외로 쉬운 문제도 있고 특히나 마지막 최종라운드의 퀴즈에서는 한번 영화볼때 풀어보면 재밌을 것 같다. 어릴때 책많이 읽었으면. 뭐 많이 안 읽었어도 알만한 이야기에 대한 것이었는데..나는 확신을 갖고 풀었는데 빗겨나갔다. 답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다. 보시면 앎. 헷갈림; ㅋㅋ 이 재미도 쏠쏠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가장 큰 교훈은 '인생에 그 모든 답이 있다' 라는 것 같다. 어느 누구나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이 불합리하고 처절하고 힘들게 느껴지더라도 나중에 훗날 인생에 있어서 큰 문제, 즉 <슬럼독 밀리어네어> 같은 경우는 퀴즈라는 문제를 통해서, 자신이 처했던 상황을 경험하고 이겨내고 극복했던 지혜와 경험이 주어진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라는 걸 느끼게해준 고마운 영화였다.바로 인생의 여러가지 삶의 경험이 아무것도 아닌 듯한 사소한 경험일지라도 하나하나 그 것들이 모이게 되면 굉장한 자산이되고 큰 힘이 될수 있다는걸 느꼈다.

의외로 거칠고 흥미진진했던 역동적인 감동의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영화관에서 꼭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