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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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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3 오전 3:2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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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작품으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었던,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巨匠)이라 불리우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새로운 작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거장이 괜히 거장이 아니구나, 거장이라는 이름은 말 뿐만이 아니었구나,하며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었다.
우선 내용을 떠나 캐릭터의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생동감과 사실적이며 세심하게 신경 쓴 배경이미지에 엄청나게 감탄했다. 애니메이션에서 이정도로까지 사람의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다니! 움직임 속에서 캐릭터의 성격까지 배어나오게하는 세심함에 연신 감탄만 하고 있었다. 치히로의 주춤주춤하는 행동은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지더라.
그가 여지껏 창조해 낸 작품 속 캐릭터의 총집합이라고도 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정말이지 '캐릭터의 승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온갖 캐릭터가 각각의 매력을 지니고 있어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왔다. 어리버리하지만 보면 볼 수록 그 얼빵함과 순수함이 귀엽게 느껴지는 치히로, 목소리·움직임·카키색 눈빛 (기타 등등) 모든 것이 멋지고 예쁜, 어쩐지 그리움이 느껴지는 캐릭터 하쿠(꺅- ! ← 이미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졌음), 최고 귀여운 잔머리쟁이들 숯검댕(니들 때문에 뒤집어졌데이ㅠ_ㅠ), 순식간에 완벽한 까마귀로 변신해서 당황스럽게 웃겼던 마녀 유바바, 생긴 것과 다르게 지나치게 말을 잘하는 울보에 떼쟁이- 거대 아기 보우, 가장 흉폭하기도 하며 가장 소심하기도 한 얼굴 없는 요괴(그 가면은 스크림에 나오는 것 못지 않게 재밌다), 가마할아범은 팔이 많아 그런지 잔정도 많았다.(그 썬그라스 한 번 벗어주지)
「원령공주」를 보며 울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며 웃었다. 억지 감동이나 억지 웃음을 만들어내지 않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늘 재치넘치는 독특함 속에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을 자아낸다. 그의 작품에는, 꿈과 희망과 아름다움이 지나치게 넘쳐 흘러 단지 어린이 만화에 그치곤 하는, 그것이 때로는 작위적인 느낌마저 들게하는 미국 애니메이션- 그것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있다. 그 감동은 직접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며, 어느 순간 사르르 마음 속에 녹아들어와 은근한 미소와 울컥 치솟는 격정에 휩싸이게 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재치와 상상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고 즐거움과 감동과 사랑(하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아, 다시 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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