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걸 다 영화로 만든다.... ★☆
참 우습다. 어릴 때 갓 결혼한 신부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는 나도 커서 멋진 결혼식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을 수는 있다. 그리고 가장 아름답다는 ‘6월의 신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이해한다. 그런데 꼭 그 장소에서 멋진 결혼식을 하는 게 평생 꿈이라니. 이거 무슨 플라자 호텔 광고도 아니고.
어릴 때부터 20년의 우정을 간직한 소위 베프(베스트 프렌드)가 갈라지는 건 한 순간일 수 있다. 돈 때문일 수도 있고, 이성 때문일 수도 있다. 아주 소소한 것으로도 원수가 될 수 있는 게 인간사라고는 하지만 20년 우정이 갈라지는 이유가 겹치는 결혼식이라는 설정은 급작스러운 것도 아니고, 어이없는 것도 아니고, 그저 좀 갸우뚱거리게 만들 뿐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친하다면 합동결혼식을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겠지만, 영화는 평소엔 서로를 위해 양보하던 두 명의 베프가 결혼식은 혼자 해야 하고, 그날만큼은 혼자 조명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예상 가능한 난국(?)을 정면 돌파해낸다.
그리고선 두 베프가 상대의 결혼식을 방해하기 위한 치졸한 - 정말 치졸한 작전을 몇 차례에 걸쳐 보여준다. 둘 사이에 존재하는 가족들, 친구들 또는 예비남편들을 포함해 그 누구도 둘을 만류하거나 해법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들은 ‘아무리 그래봤자 너희 둘은 결국 다시 베프가 될 것’이라는 영화의 뻔한 결론을 미리 알고 있는 듯하다.
영화가 주로 둘의 치졸한 대립에 맞춰지다보니 리브(케이트 허드슨)가 언제나 자신만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왔다며 스스로를 반성하거나 엠마(앤 해서웨이)가 결혼 준비 과정에서의 말다툼을 이유로 결국 결혼을 포기하는 모습은 공감을 얻기 힘든, 단지 영화를 끝내기 위한 설정에 불과한 것으로 느껴진다. 왜냐면 전반적으로 리브의 이기주의적인 모습이라든가 엠마 커플의 충돌이 그렇게 과도하게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암튼, 영화를 보다보니 별 걸 다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도 들고, 2009년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였던 앤 해서웨이의 작품 선택은 정말 극에서 극을 오가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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