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세계의 3대 영화제라고 하면 베를린, 베니스, 칸 영화제다..
그 영화제에서 상을 탄다는 건 정말 명감독이란 의미일게다..
하지만, 여기서 드는 의문,,
과연 3대 영화제에서 상을 탄 영화만이 좋은 영화일까?
모든 영화들이 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물론, 여기서 상업적 목적인 우선인 블록버스터 영화는 열외다;;)
하지만 굳이 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나,
그런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보다도 더 뛰어난 영화임을,,
입증하고자 하는 영화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 영화가 그런 존재론을 입증하기 위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감독, 각본 및 주연까지 1인 3역을 담당한 양익준 감독은,
꽤나 치기어린 듯하면서도 날카로운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주제를 표출해내는 방식과 폭력성은,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박찬욱 감독을 보는 듯하고,,
조금은 조잡하지만 생동감이 살아있는 스타일리쉬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팀에 있다가 이제는 명장이 된,,
류승완 감독의 그것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이가 이러한 나의 의견을 동의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이 영화를 본 관객들도 아마 동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해외에서 상을 받았기에, 기본 작품성을 보장할 수 있기에..
초반부는 나름 영화가 지루할 수 있겠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 관객들을 깨우기 위해서일까?
이 영화는 시작부터 욕이고, 폭력이다..
그래서 초반부는 많이 불편했다..
주인공을 비롯한 모든 등장인물들의 대사에서,,
어두와 어미가 모두 육두문자였으니 말이다..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서부터 시작되는,
어떻게 생각하면 화려한(?) 육두문자의 향연은,,
처음에는 득보다는 실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했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욕설과 폭언,
그리고 폭행을 일삼는 주인공의 캐릭터는 분명,,
상업 영화를 표방하는 영화들에서는 낯선 쌩(生)인이었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영화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욕설과 폭력만이 난무했다면 졸작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좋은 점수를 주고 싶었던 것은,
주인공이 왜 이러한(모든이들이 피하는 똥파리와 같은;),,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는지를 충실히 설명해준다는 점이었다..
(물론, 그 이유는 상투적인 가정 폭력이었지만 말이다;;)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가지게 된 이 트라우마는,,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그리고 주인공의 일생을 통과해버린다..
그리고 그 트라우마가 관객들에게 전이되는 순간부터 이 영화는,
욕설, 폭행이 난무하는 C급 졸작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주인공의 진심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주인공처럼 한 마리의 똥파리가 되어가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 싶어했었던 건,
아마도 영화에서 표면적으로 보여지고 있는..
폭력의 이미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여기저기에 퍼져있을 그 부조리성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영화의 영어 제목인 'breathless'는,
현실의 폭력앞에 숨이 막혀 버린,,
영화 속 모든 등장인물들을 함축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했다..
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타인에 폭행을 가한다..
그것이 심지어 자신의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은,
자신이 가했던 그 폭행에 대한 상처를,,
자신과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는 다른 이를 통해 치유받는다..
꽤나 아이러니컬하다..
자신이 받았던 폭행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인을 괴롭힌다는 그 상황이 초래된다는 점이 말이다..
그리고 결국 자신에게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겨주던,
그 가정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조인공의 모습에서,,
우리는 얼마나 연약한지와 더불어,
가족의 의미가 얼마나 절대적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봐야 할 시퀀스는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엔딩 시퀀스는 주인공의 폭력성이 이전에 가지고 있던,
그 폭력성이 또 다른 이에게 고스란히 전이되었음이 보여진다..
주인공과 그의 폭력성을 이어받은 등장인물이 순식간에,
한 인물의 눈을 통해 오버랩되는 장면을 보면서,,
위와 같은 가슴 찡함을 느끼지 않은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 영화는 아마 나름 와이드 릴리즈 될 듯 하다..
그리구 본명 관객 시사회의 반응도 좋을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초반부의 불편함을 딛고 일어설 힘을 가졌다..
다만 중요한 건 그 힘의 파급력이다..
독립 영화라는 한계를 딛고 완전 흥행에 성공한 '워낭소리'처럼,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을지가..
아마 그 힘이 되어줄텐데..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온 지금에도 그 점만은,
솔직히 어떤 판단도 내릴 수가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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