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러면서 주책없이 눈믈이 흐르는건 왜일까?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한 영화. 거친 폭력이 난무하고 듣기 거북할 정도의 거친 욕설이 가득한 영화. 그럼에도 보면서 가슴속에서 무언가 끌어 오르고, 뭉클하면서 한편으론 왜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지 모르는 영화인 '똥파리'는 참으로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영화속에는 온갖 종류의 폭력이 보입니다. 부부간에 폭력을 시작으로 매맞는 엄마를 보면서 자란 자식들은 서로간에도 폭력을 행사하고 그런 폭력에 익숙해진 자식들은 밖에서 폭력을 퍼뜨립니다. 심지어 패륜적인 폭력까지도 서슴없이 자행하는 폭력의 수레바퀴.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는 악순환 속에 도무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희망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
그런 폭력속에서 성장한 상훈 (양익준)은 어릴적 아버지의 폭력에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자 자책감과 아버지에 대한 증오로 자신이 폭력의 화신이 된 듯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합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사랑을 주고 싶은 존재가 있습니다.
비록 배다른 누나이지만 그는 조카를 위해 그 만의 방식으로 뒷바라지를 합니다. 그리고 상훈에게 삶에 또 다른 밝은 면을 보게 해 준 연희(김꽃비).
비슷한 환경속의 공감대로 가까와진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그들에게 닥칠 사고는 전혀 모르고 살아갑니다.
영화 '똥파리'는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만들 뿐이란것을 보여주지만 그 속에서 사랑을 회복하고 폭력으로 얼룰진 가족일지라도 결국은 사랑으로 화합하는 강렬한 메세지를 전합니다. 그리고 용서를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도 주지요. 그도 사랑 가득한 가정에서 살았다면 더 없이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았겠다는 생각을 하니 그들의 삶이 더욱 안타깝게만 생각되더군요.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사회에 어두운 면을 보여 준 영화인 '똥파리'는 저예산 영화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였습니다. 언제 시작될 지 모르는 폭력에 한순간도 안심할 수 없는 계속된 긴장감, 결말이 궁금해지는 좋은 시나리오, 어쩌면 예상한 결말일 수 있지만 그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가는 연출력,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합쳐져 기존의 거대자본으로 만들어진 상업 영화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 영화로 탄생했습니다.
편집이나 음향등에서의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긴 하지만 배우들의 눈빛에서 기존 배우들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열정을 느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 영화에 밝은 미래를 보았습니다.
전세자금등으로 어렵게 비용을 대며 만들었다는 주연겸 감독 양익준님의 말에서 이 영화가 왜 이토록 감동적인지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한마디였습니다. 그런 마음이 통했기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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