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장은 항상 어수선하다. 영화 상영이 시작됐는데도 줄기차게 들어오는 사람들과
중요한 순간에도 쑥덕대는 사람들. 또, 중간중간 아무 꺼리낌없이 핸드폰을 여는 사람들.
거기에다가 객석과 객석의 간격은 너무 좁았고, 다리를 꼬을 수 조차 없었다.
이런저런 최악의 상황에서 집중하기 시작한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외국에서도 개봉을 안 했다는 인터넷 마케팅부 직원의 말을 들으며, 나는 '스릴러'라는
기대감을 갖고 조금씩 이 영화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이 영화를 일단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파헤치려 하는 자와 묻어버리려는 자와의 시간싸움이다.
여기서 파헤치려 하는 자는 열혈 기자들이고 묻어버리려는 자들은 부패한 정치인들이다.
시대적인 관점에서 기자와 정치인들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오묘한 관계가 되버렸다.
더군다나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적 문제들을 맞물려 봤을 때, 이 영화 꽤 매력적이다.
이 영화에서 다루는 정치인들은 비단 소수고 일부의 얘기를 다뤘고, 외국 이야기지만
정치인들의 음모를 파해치고 결국엔 구속까지 시키는 기자들에게 대리만족을 느꼈던 것 같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어떤 하원의원 보좌관의 죽음과 동네 양아치의 죽음으로 부터 시작된다.
이 두 살인사건은 무언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 보이나, 다른 신문들에서는 하원의원과
보좌관의 섹스스캔들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우리의 열혈 기자인 러셀 크로우.
후배 여기자와 이 두 사건의 연계성과 배후에 있는 커다란 음모를 캐내려 위험을 무릅쓴다.
이 영화에서 다뤄지는 기자들의 모습이란 흡사 '형사'의 모습과 동일시 되었다.
경찰보다 더 빨리 진상을 알아내려 발버둥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외국 기자들은 저래?'
라는 짙은 의문을 갖을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기자들이란
낚시글이나 써대면서 발로 기사를 쓰는 사람들이니까.
사실 이 영화 다시 한 번 봐야할 것 같다. 내용을 모두 완벽하게 이해하지를 못했다. (웁)
영화 중반부를 조금 지나서 자칫 루즈해 질 수 있는 '취재' 부분을 스피디하게 전개함으로써
루-즈함은 지울 수 있었지만, 중요한 부분들도 스피디해서 나처럼 이해가 느린 사람들은 이해가
안되는 최악의 상황에 도래했다. 더군다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조연들이 열현하는데
이름을 잘 (더군다나 외국 이름은 더더욱) 못외우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비추다.
누가누군지를 알아야 이해가 되는데, 나는 자꾸 옆에 친구에게 "그게 누구야?"라고 질문했다.
후반에 어느정도의 반전도 있었고, 적절한 긴장감도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제일 아쉬웠던 건
스릴러에서 빠트릴 수 없는 '음향'이었다. 쏙 들어오는 OST도 없었을 뿐더러,
중간중간 숨죽여 보는 긴장감있는 장면들도 '음악'이 조금씩 아쉬움을 가져다 주었다.
또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 '러브라인'이다.
왠지 끝 부분에는 러브라인으로 이뤄질 것 같던 기자 두분. 역시 기자분들이라
프로페셔널하게 기사를 전송하며 영화를 마무리 해 주셨다.
이 영화 재밌지도, 나쁘지도 않다. 그냥 멍하니 그들의 취재에 빠져들고 있으면 2시간은
후딱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중간중간 개그코드들도 여럿 존재해 미소도 띄울 수 있다.
근데, 특별히 이 영화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이유는 시사회여서 였을까?
이 영화를 만든 영화사는 러브액츄얼리, 브릿존슨의 일기 등의 로맨틱코미디로 유명한 곳이다.
괜히 주력 장르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미안한데, 다음엔 로맨틱코미디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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