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영화는 그렇게 많이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아니 별 생각이 없었다라는
전체적인 내용은 13구역을 재개발하여 큰 이익을 챙겨보려는 대통령 측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열혈 대위와 13구역에서 힘좀 쓰시는 주민의 팽팽한 액션접전 되시겠다.
하지만 말이 팽팽한 접전이지, 영화가 영화이니만큼 13구역을 지키려는 주인공팀이
비교도 안될 만큼의 실력으로 국가의 경찰과 보안팀을 철저히 짓밟아 버린다.
사실 나는 또다른 초능력자 영화를 보는 줄 알았다. 한번쯤은 밀려주며 불안한 상황을
연출해 줄 만도 한데, 이들은 항항 승승장구하며 막힘이 없다.
이 영화는 와이어, 스턴트 맨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은 '순수 액션'이라고 한다.
장점으로 작용할지, 단점으로 작용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꽤 좋게 봤다.
'액션영화'라는 타이틀을 크게 기용할 만큼의 대단하고 스케일이 큰 장면들이 나오지는 않지만,
시원시원하고 오밀조밀한 액션신들이 많아 오히려 나는 그게 즐거웠다.
하지만 내가 보는 관점은 이 영화가 저예산이였나, 저예산이 아니였냐에 있다.
인트로 부분이라던가 중반부분까지는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주인공이 여장을 하여 범인들을
체포하는 내용이라던가, 경찰들을 따돌리는 액션까지. 오밀조밀한 작은 액션들부터
그 속에 숨어있는 웃음코드까지. 액션에서는 "오~"를 연발했고, 개그에서는 "하하"를 연발했다.
상영중의 관객들 반응이나 내가 상영관을 나오며 느낀 감정은 꽤 '만족'이었다. 하지만
나는 상영관을 나오며 대화를 주고 받는 연인의 말을 얼핏들을 수 있었다.
"액션 영화가 아니라, 코믹영화같애." 난 그 말에 무릎을 쳤다. "옳타쿠나!!"
아무리 순수액션영화라고 해도. '액션'이라는 코드로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너무 역부족이었다.
이 부족한 액션을 '코믹'이라는 카드로 조금은 감싸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액션은 액션이다.
웃음코드는 인정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액션영화'라는 것에서는 기대 이하였다.
영화가 후반부로 치닿을 때쯤에는 모두들 느꼈을 것이다. 저예산 영화인거야 대충 만든 영화인거야?
기승전결의 제일 중요한 부분인 '전'.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팀이 단합하여 우리나라로 하자면 '청와대'인
작전부로 잠입하여 액션을 펼치는 부분이 '전' 부분인 것같은데, 너무 약했다.
앞에서 차로 건물을 달리는 씬이며, 옥상을 뛰어다니는 흥미진진한 액션들을 너무 쏟아낸 듯 했다.
그나마 그 여자보스의 머리에 달린 칼로 하는 액션이 그나마 관객들을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액션이었다.
뭐, 이정도는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고 치지만 마지막 '결'부분은 정말 아니다.
결국에는 13구역을 폭파하게 되는 장면이 '결' 부분인데 이 장면에서 모든 관객이 비소를 띄웠다.
지금까지 장면에서도 저예산의 냄새를 지울 수 없었는데, 이 폭파장면. 그래픽이라도 조금 쓰시지
그냥 건물안에서 말로만 지껄이는 폭파였다. "소리가 큰 것 보니, 내 건물인가 보군"
나는 이 전편인 13구역도 보지 않았을 뿐더러, 이 영화에 대한 기본 상식이 전무한 편이다.
이 영화가 만약 저예산이라고 한다면, 이만큼의 연출력과 액션.에 도달했다는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반대로 이 영화가 저예산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 많은 돈 가지고
뭐했냐고 묻고 싶다. 근데 내가 장담하는데 이건 진짜 저예산 냄새가 많이나!
부디 저예산 영화였어서 나의 기대 이상으로 부흥했던 영화가 되었기를 바란다.
아무튼, 프랑스를 멋지고 발달된 곳이라고 막연히 여기던 나에게 13구역이라는 프랑스의
이면을 제시하며, 다시금 생각하게 했던 부분에서 깊게 감사를 표한다.